▲ 인천 유치원교사의 10명 중 6명은 유아용 책걸상에서 근무하고 있다. © 전교조 인천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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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공립유치원 교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치원교사 30%가 1대의 책상과 컴퓨터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60% 가까이는 유아용 책걸상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인천지부 유치원지회는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2주간 공립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인천지역 공립유치원 교사 700명 중 156명(23%)이 참여했다.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0%가 ‘1대의 책상과 컴퓨터를 시간대를 나누어 공동으로 사용한다’고 답했다. 교사 34%만이 ‘개인 소지품이나 외투를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고 답했다.
유아용 책걸상을 사용하고 있는 유치원 교사는 10명 중 6명으로 나타나 절반 이상의 유치원 교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업무를 하고 있었다.
특히, ‘화장실에 성인용 변기가 충분히 설치되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23%에 그쳤다. ‘성인용 세면대’도 응답자의 43%만이 설치되었다고 답했다.
조사를 주관한 이혜정 전교조 인천지부 유치원지회장은 “인천 공립유치원 교사들은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해결할 시설조차 부족한 인권침해의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유아들이 사용하는 책걸상에서 장시간 업무를 하는 등 매우 열악한 근무 여건”이라면서 “인천시교육청은 유치원교사의 교육을 위한 열정을 북돋아주기는커녕, 기본적인 인권 및 교권 침해의 환경에 교사들을 방치하고 있다”며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교육청을 비판했다.
한편 단설유치원의 경우, 주차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 면수를 교직원수에 비례하여 확보하지 않아 2중, 3중 주차가 비일비재하며, 단설유치원 교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다른 교사 · 방과후강사 · 실무원 등 각 직군의 퇴근 시간마다 차를 빼러 나가는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교육청에 ▲공립유치원 교사의 업무 책상과 PC 사용 실태조사 및 제공 ▲휴식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유휴공간 조사 ▲상담공간 개선방안 마련 ▲성인용 의자, 변기, 세면대 등 근무환경 실태조사 ▲공립유치원의 인권침해 현장 개선 ▲단설유치원의 주차시설 개선 등을 요구했다.
나윤미 전교조 유치원위원장은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공립유치원은 대동소이한 열악한 근무여건이다. 막대한 예산 소요와 수많은 난제가 얽힌 유보통합 논의 이전에 당장 열악한 공립유치원 교사의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전국 유치원교사 근무여건 실태를 조사하고 교육당국에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