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④] 침묵하는 교실, 역사 왜곡 바로잡을 교권이 필요하다

유준선 편집실장 | 기사입력 2026/08/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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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④] 침묵하는 교실, 역사 왜곡 바로잡을 교권이 필요하다
넷째 마당, 민주주의와 민주화 운동 교육은 타협 없는 헌법사항이다!
유준선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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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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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마당, 민주주의와 민주화 운동 교육은 타협 없는 헌법사항이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혐오와 배제, 차별의 풍조가 만연하고, 각종 극우적 정치 문화가 학생들 사이에 퍼져 가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제약으로 교육자로서, 어른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대체 왜 교사들은 이렇게 ‘중립’이라는 미명 아래 입을 닫고 있어야 할까? 정치 기본권 없는 교사들의 삶의 궤적을 좇아가기 위해 한국 현대사 박사 1호인 서중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를 만났다. 서 교수는 최근의 12.3 비상계엄, 6.3 지방선거, 배재고 사태 등의 일련의 사회 현상을 보면서 이런 시대에 뭐라도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①] 민주 시민 교육, 현대사에서 길을 찾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②] 쿠데타에 짓밟힌 교원노조와 학교를 삼킨 혐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③] 연속인가 단절인가, 3공과 유신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④] 침묵하는 교실, 역사 왜곡 바로잡을 교권이 필요하다

 

▲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지난해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유준선 기자

 

유준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87년 체제에서도 여전히 교사·공무원은 정치 기본권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법과 제도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 및 정당가입, 표현, 선거운동의 자유 등을 포함하는 정치적 자유권을 아울러서 정치기본권이라 한다.

 

서중석: 참 어려운 얘기이기 때문에 내가 과연 얼마만큼 현실감 있는 대책이라고 할까,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전부터 생각한 게 있어서 의견을 내놓으려고 해요.


현재 상황에서 교사 공무원의 정당 가입 등 정치 기본권은 실현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시리즈 영화 <참교육>이 방영되면서부터 교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교권 문제가 크게 부각이 되고 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계기가 아니겠어요? 영화 <참교육> 때문만이라고 볼 수가 없지만 이게 영향을 주기는 했다고 봐요. 언론에서 교권 침해에 대해 충격적 보도가 많이 나왔죠. 교권 침해에 대한 교사 상담이 5년 사이에 3배로 늘었다든가, 교원 87%가 교권 침해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한 것 등 교권 침해에 대한 많은 사례 보도는 우리 사회가 교권 침해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어요. 이게 아주 중요하다고 보고 이 부분을 최대한 교권 보호 쪽과 연결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교육계도 움직이고 있잖아요. 새로 취임한 여러 교육감들이 교권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잖아요. 경기도 교육청은 교권 침해에 맞설 전담팀으로 교육감 직속으로 교권 보호단을 출범시켰고요. 서울시 교육청도 뭔가 조치가 나올 거라고 기대합니다. 교육부도 적극적이야 한다, 이런 여론이 많아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학생들의 역사 왜곡이 아주 심하거나 편견이나 오류에 기반한 혐오가 심해지고 있는데도 교사들이 시정해 주려고 하지 않고 침묵한다고 하는 주장이에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상황 같아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더라고요. 박정희나 이승만, 노무현 등에 대한 사실과 크게 다른 또는 사실과 정반대의 얘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지적하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교사의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몰려 고통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김지희 전교조 부위원장 지난 7월 7일 교사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강성란 기자

 

김지희 전교조 부위원장도 최근 한 발표에서 교사의 73.9%가 최근 1년 동안 혐오·역사 왜곡 표현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히고, 이를 지도하기 어려운 이유로 69.9%가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까 우려된다는 점을 들었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권 수호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교사들의 기본권인 교권을 형해화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 위배 조항은 폐지되거나 아동학대법과 함께 전면 개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만일에 정치적 중립이 할 수 없이 포함되어야 할 경우에는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바인 헌법 전문에 쓰여 있는 민주주의와, 민주주의를 일궈내게 한 민주화 운동의 종속 범주나 하위 범주로 설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현재와 같이 민주주의 교육, 민주화 운동 교육을 위협하거나 형해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예컨대 유신 체제 비판은 민주주의 교육이므로 학생이나 학부모가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최근에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혐오와 차별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을 교육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것도 같은 취지로 이해돼요.

 

민주주의와 민주화운동은 헌법사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어요. 그리고 헌법사항은 어떤 다른 것에 종속될 수가 없지요. 제헌헌법에는 전문에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독립국가를 세운다고 명시했고, 현행헌법은 전문에 민주이념, 민주개혁에 입각해 있다고 명시했으므로,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행위, 12.3내란 행위 비판은 정치적 중립 위반이 될 수 없단 말예요. 민주화운동 역시 헌법사항이잖아요. 현행헌법 전문에 4.19민주이념을 명시했고, 5.18광주민주화운동(광주항쟁)은 개헌할 때 헌법 전문에 넣기로 여야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잖아요.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부마항쟁이나 6월항쟁(6.10민주화운동)이 있는 거거든요.

 

▲ 서중석 교수의 저서 <6월 항쟁>.  © 교보문고

 

우리는 사실과 진실을 외면하는 혐오와 증오, 역사 왜곡으로 가득한 현실, 또 12.3 내란에 이어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의 내란 지지 현상을 목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과거에 일베가 주장하는 것들과 비슷한 주장이 점점 많아졌고, 20대 남성들 상당수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독일과 비슷한 정치 교육이나 시민 교육이 절실해졌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게 제기되었죠.

 

시민교육 또는 정치 교육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 위반 문제를 푸는 데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다만 시민 교육 또는 정치 교육은 우리 현대사와 연결시켜서 가르치는 것이 성과도 크고 피교육자의 관심을 끄는 데에도 유용하다고 봅니다. 한국은 4월 혁명, 부마항쟁, 광주항쟁, 6월 항쟁과 크고 작은 여러 민주화 운동, 촛불 시위, 빛의 혁명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세계 어느 나라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장구한 세월에 걸친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민주화 운동이 민주주의 시민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야 경험에 바탕을 둔 생생한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이 될 수 있고, 현재 일베적 사고를 하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역사 인식이나 혐오·차별 의식을 바로잡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항은 우리 헌법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 서중석 교수가 본인의 저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를 들고 있다.  © 유준선 편집실장

 

민주화 운동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 과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것은 이승만 정권, 유신 정권, 전두환 신군부 정권의 말기적 증상으로 일어났지만 그 정권의 전체적인 성격 속에서 말기적 증상으로 발전해서 일어난 것이에요. 그래서 민주화 운동은 단순히 말기적 증상만 살펴보는 게 아니라 그 정권 전체가 어떤 정권이었느냐 예컨대 이승만 정권, 유신 정권, 전두환 신군부 정권이 어떤 정권이었느냐 이것도 알 수 있고 살펴보게 된다는 얘기죠.

 

또 민주화 운동은 새로운 큰 전환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우리한테 많은 참고가 됩니다. 예컨대 4월 혁명의 경우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가 새롭게 자리를 잡게 됐고 경제 정책만 하더라도 장면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경제제일주의’를 내세우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안했죠. 그리고 국토 개발 정책을 대대적으로 내세웠고 환율도 대폭으로 수정해서 경제 발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경제면에서의 변화는 박정희 정부가 또 계승하게 되는 거죠.

 

10.26 이후에도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오게 됩니다. 아무리 서울의 봄이 전두환 신군부 정권에 의해서 붕괴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요. 전두환 정권에서 경제 안정화 시책이라든가 개방 정책 같은 것들을 실시하게 되죠. 그러니까 내 말은, 중요한 민주화 운동은 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를 동시에 수반하게 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큰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는 거예요. 이런 것들은 자세히 교육되어야 해요.

 

그리고 헌법 교육의 중요성도 경시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 존중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것이 시민 교육 정치 교육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우리가 12.3 내란에서 헌법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걸 충분히 인지한 바가 있는데 헌법은 유신 체제, 전두환 신군부 체제와 연계해서 살펴봐야 할 것들이 많이 있어요. 이승만의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 박정희의 1972년 10.17쿠데타와 그 이후의 위헌적 절차에 의한 유신헌법의 선포, 긴급조치 남용, 전두환 신군부의 5공헌법 등은 헌법수호정신을 가르침과 동시에 민주주의교육이 되는 거예요. 혐오와 차별 문제 교육도 우리 현대사회에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그 원인과 해결책을 포함해서 살펴봐야 할 거예요.

 

▲ 전교조는 지난 7.11 교사, 공무원 노동자대회에서도 교사 정치기본권 쟁취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높이 들었다.     ©노동과 세계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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