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고츠키! ④] 중학교 1학년 첫 수업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26/06/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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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④] 중학교 1학년 첫 수업
인간이 발명한 '청소년기'를 지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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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발명한 '청소년기'를 지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비고츠키!’에서는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전현직 교사들이 발달론에 근거해 우리 교육의 현안을 분석하고 학교 현장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합니다. 

 

# 중학교 1학년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중학교 1학년 과학을 계속 가르치고 있습니다. 연속으로 가르치다 보니 중학교 1학년이라는 연령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중학교 1학년 과학 첫 수업을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첫째는 비고츠키 청소년 아동학에 입각하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현재 자신의 발달적 상황과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자신의 발달 과업에 대해 스스로 생각(의식적 파악)해 보게끔 하는 내용입니다. ‘중학생 되기’라고 이름을 붙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둘째는 비고츠키 개념 발달 이론에 따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학습을 하는 이유와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이 학습에 좀 더 흥미(문화적 흥미)를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체계적으로 공부하자’는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 첫 수업 

이렇게 시작합니다. 일단은 저를 간단히 소개하고 본격적인 과학 수업을 하기 전에 중학교에 갓 입학하여 조금은 어색한, 교복을 입고 긴장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중학교에 입학해 보니 초등학교와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1) 교복을 입는다. 2) 과목마다 선생님이 다르다. 3)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없다. 4) 알림장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달라진 이유를 물어보고 나서, 학생들에게 장난스럽게 선언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어린이가 아닙니다! 이제 어린이날에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그렇다고 어른도 아닙니다. 그럼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청소년입니다.”

 

# 청소년기

사람은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가장 고등한 생물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태어난 직후의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합니다. 건강한 송아지는 태어난 지 60분 정도가 지나면 스스로 일어나서 걸어다니는 반면, 인간은 태어난 지 1년 정도가 지나야 걸음마를 시작합니다. 나아가 인간 문명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독립적인 개체로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성인이 되기까지는 더 오랜 세월이 걸립니다.

 

그래서 인간은 아동기는 물론이고 다른 동물에는 없는 청소년기를 겪게 됩니다. 비고츠키는 이를 ‘성숙의 세 봉우리’의 불일치라 부르며, 인간은 청소년기를 발명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신체적, 성적, 사회적 성숙의 봉우리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청소년은 신체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하고 성적으로 성숙이 완료되어 생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는 자식을 낳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못한 존재입니다. 현대 사회를 보면 청소년기가 청년기까지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청년들의 결혼, 출산 연령이 점점 더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가능하면 중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합니다.

 

# 중학생 되기 

최종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보호자에게 완전히 위탁하는 어린이에서 독립적인 성인으로 발달해야 합니다. 그 중간에 청소년기가 위치합니다. 청소년은 어린이처럼 아직 독립적인 법적 주체가 될 수 없는 미성년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성인으로 발달해야 하는 과업을 가진 과도기적 존재입니다. 몸과 마음이 크게 자라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중학생이 된 여러분들은 보호자에 대한 의존을 점점 줄이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성인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보호자 역할을 하는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상주하지 않습니다. 학급 반 친구들끼리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각종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사회적 주체로서 살아가는 연습을 하기 위함입니다. 학급의 일을 친구들과 함께 결정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또한 보호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알림장도 더 이상 의무적으로 쓰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전달하는 사항을 보호자에게 전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방법을 여러분이 스스로 결정하여 스스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독립적 존재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첫 수업이어서인지는 모르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의 의도를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는 개인별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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