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시선] ‘MZ'라는 말로 ‘DMZ' 만들지 말아요

양연태 교사 | 기사입력 2024/07/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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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시선] ‘MZ'라는 말로 ‘DMZ' 만들지 말아요
신규교사들을 'MZ'로 선긋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
양연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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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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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교사들을 'MZ'로 선긋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

▲ 양연태 교사     

 

나는 가끔 방과후에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고민 상담사가 된다. 주로 경력 선생님들이 고민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다. “선생님, 요즘 젊은 선생님들 왜 이래요?”, “선생님은 참 요즘 교사답지 않아서 좋아요”와 같은 말들이 가끔 열리는 내 상담소의 단골 멘트이다.

 

그분들의 말만 들으면 표면적으론 ‘요즘 신규 교사들은 우리 때보다 개념이 없다’가 요지 같다. 하지만, 행간을 읽으면 신규 교사들 그리고 젊은 사람들과 동행하고 싶은 마음이 한편에 진하게 묻어난다.

 

이처럼 경력 교사분들 중에는 신규 교사들을 알고 싶고, 그들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존재한다. 물론 신규 교사들을 ‘개념이 없다’라고 느껴 소통을 거부하는 경력 교사들도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Z 교사’라는 말에 상심하여 경력 교사들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신규 교사들도 있다.

 

나도 교직 경력 1년 6개월 정도를 보내며 많은 업무로 인해 다른 선생님분들과 불가피한 의견 갈등에 놓인 때가 있었다. 이 시기쯤 나를 직접 저격하진 않았지만 “요즘 신규 교사들은 정말 개인주의적이야”라거나 “내가 양 선생 MZ세대라는 것을 깜빡했네”라는 말들을 들었다. 기성세대들이 신규 교사에게 ‘MZ’라는 단어로 선을 그어버리면 경험이 부족한 신규 교사들이 그 선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분들에게 ‘MZ 교사’가 되어버린 나는 이 관계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너무나 어려웠다. ‘아리아드네의 실’이라도 갖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교직사회에 시작점에 있는 시기이고 이 과정에서 타인과의 가벼운 의견다툼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서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MZ’라는 일방적인 선 긋기는 원만한 관계회복을 이뤄내기에 어려움을 주었다.

 

한두 번의 실수로 신규 교사들을 “MZ니까”라며 선을 긋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 그럴 수 있지, 이제 들어와서 교직 사회화가 한창이잖아’라고 생각했음 한다. ‘MZ라는 선 긋기’로 ‘DMZ 만들기’는 신규 교사들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을 때 만들어도 늦지 않다. 경력 교사는 신규 교사의 선생님이기에.

 

환대하며 맞이한다면 소통의 장이 열릴 것이다. 나는 우리 교사들의 소통의 지성을 믿는다. 신규 교사들이 한 걸음 내디디면, 밀어내는 기성세대는 드물 것이다. 그렇기에 신규 교사들은 용기를 가지고 기성세대에게 한 걸음을, 기성세대는 호의를 가지고 신규 교사에게 환대를 베풀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오프라 윈프리의 유명한 구절 하나로 우리 선생님들을 끈끈하게 잇고 싶은 마음을 표하고자 한다. 

 

‘훌륭한 소통은 연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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