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시④] 장애 학생도 공동체 일원임을 배우는 생활지도 필요

김현석 특수교사 | 기사입력 2023/10/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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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시④] 장애 학생도 공동체 일원임을 배우는 생활지도 필요
‘배려’라는 말로 미화하며 ‘배제’라는 장애인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통합학급 적정학생 수 배치와 지원 인력 절실히 필요
김현석 특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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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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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라는 말로 미화하며 ‘배제’라는 장애인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통합학급 적정학생 수 배치와 지원 인력 절실히 필요

 

[편집자주] 교육부는 학생생활지도 고시를 발표하고 관련 해설서를 학교에 배포했다. 아동학대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시만 믿고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해 생활지도를 해도 괜찮은지 현장의 고민은 깊다. 교육희망은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문제와 한계, 현행 법의 테두리에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오랫동안 생활교육을 연구실천 해 온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의 제언글을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 1화 : 학생분리 조치의 ‘교육적 효과’를 위한 제안 

☞ 2화 : 초중고용 생활지도 고시? 초등학교는 다르다. 

☞ 3화 : 정서적 위기학생 지원대책 없는 고시는 ‘땜질식 처방’일뿐 

☞ 4화 : 장애학생도 공동체 일원임을 배우는 생활지도 필요 

☞ 5화 : 분리교실의 성패는 생활교육 소프트웨어에 있다. 

☞ 6화 : 수업방해 학생, ‘약속 교실’로 보내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해설서가 나오면서 학교 현장의 고민이 깊다. 학교생활규정이 잘 구성되어 있는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학교생활규정이 생활지도의 기준으로 제 역할을 해오지 못한 초등학교나 특수학교의 경우, 새로운 내용과 지도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생생활지도는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의 위험과 줄타기를 하고 있다.

 

교사의 생활지도를 뒷받침해 줄 고시 해설서 역시 학대 인정·불인정의 판례 해석으로 구체적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교사의 전문성 존중과 교육권(지도권) 인정은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지도 대상이 어리고 장애가 있을수록 교사는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면서도 철저한 자기 검열에 위축될 것이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생활지도를 위한 기본 원칙


아동의 발달이 학년 군마다 확연히 차이 나는 초등학교나 개개인이 다른 장애 특성을 보이는 특수학교에서는, 생활지도의 내용과 방법을 설정하는 데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고시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의 생활지도를 기타로 분류하고,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라’는 핵심 메시지만 전달한 채, 모든 것을 개별 학교로 전가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일반 학교에서 ‘장애 특성 고려’를 ‘배려’라는 말로 미화하면서 ‘배제’라는 장애인 차별의 현실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다. 장애 학생을 생활지도하는 것보다 ‘장애’를 이유로 예외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특수교육대상 학생 역시 학교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학교의 생활규정에서 정하는 학생의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에 나와 있는 대로 학생은 ‘교직원 또는 다른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것을 원칙으로, 공동체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보여주고 학교는 장애 학생이 학교의 질서와 공중도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생활지도의 방식이 장애학생에게 어렵다면, 개별화교육지원팀에서 개별 장애 학생에게 적합한 수준으로 생활지도 방식을 과제 분석해서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바로 제시해야 한다.

 

이러는 과정에서 장애 학생은 자신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배우고 다른 학생들 역시 모두에게 예외 없는 일관된 생활지도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예외를 만들기 보다는 ‘모두를 위한’ 원칙으로 운영하는 것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생활지도를 위한 지원 방안


일상의 자립을 목표로 하는 특수교육에서 일상생활 기술 교육과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장애학생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고 이는 특수교사의 역할임이 분명하다. 다행인 것은 ‘2022 개정교육과정-특수교육’에 실생활 중심의 ‘일상생활활동’을 특수교육 교육과정으로 신설하여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수학교의 교육과정이나 일반학교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개별화교육계획에 교과 외에 일상생활기술(의사소통, 기본생활습관, 생활적응, 신체활동, 여가활동)을 포함하여 교육과정 내에서 지도할 근거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수 또는 1:1의 교육 상황에서 보이지 않던 문제행동(도전행동)이 통합교육 상황에서는 빈번하게 나타나 통합학급 수업을 중단시키고 학생과 교사에게 위해를 끼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은 예측되기도 하고 돌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문제 상황을 예방하고 빠르게 중재하기 위해서는, 교육활동 지원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담임교사의 언어적 지원(안내, 지시)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필수적이고 비장애 학생과의 통합 기회를 넓혀줄 수는 있다.

 

장애학생의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통합학급 담임교사가 학생 지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 중 ‘학급 당 학생 수 감축’은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학교 여건 고려, 학교장의 노력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전제를 붙인다면 확실한 지원 약속이 될 수 없다. 일반학교 통합학급의 학생 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밝히고 있는 특수학급 설치 기준을 근거로 해, 통합학급 학생 수 감축 비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지도를 어렵게 하는 것은,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된 학생이 있음에도 학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특수교육대상자가 특수학급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지 않고 전일제 통합학급에 있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2023 특수교육통계(2023.4.1. 기준)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 109,703명 중 80,467명이 일반학교에 배치되어 있다. 특수교육대상자 중 3/4 정도의 인원, 약 73%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배치되어 있고 그 중 특수학급에 배치되어 부분 통합을 하고 있는 학생이 61,993명(약 56%), 전일제 통합학급에 배치되어 완전 통합을 하고 있는 학생이 18,474명(약 17%)이다.

 

각 지역교육청에 있는 특수교육운영위원회(이하 특운위)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 선정 의뢰가 들어오면, 장애유형과 배치유형(특수학교, 일반학교 특수학급, 일반학급)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해당 학교에 알리게 된다. 거주지 근거리 배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통학구역 내의 학교에 특수학급이 없는 경우, 일반학급에 배치되어 완전 통합을 하게 된다. 만약 특수학급 지원을 원한다면 희망교 학교장의 승낙을 받아 배치될 수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의 배치는 특운위의 결정 이전에 보호자의 의견이 크게 작용하며 심의 결과에 불만이 있는 경우에는 심사청구도 가능하다. 학교가 장애학생을 지도하고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특수교육법 제17조 4항에 따라 보호자와 학생 본인이 희망하면 학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학교나 학부모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특운위의 심의결과나 권고는 장애 학생을 위한 최선의 교육적 결정이라는 것이다.

 


특수교육대상자의 행동중재 지원과 통합교육의 실현 가능성


특수교사(특수학급)가 있는 학교라면, 특수교육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한 생활지도 계획을 세우고 개별화교육계획(IEP) 안에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행동중재 계획을 포함하는 것은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17%의 학생들이 자의, 또는 타의로 완전 통합의 환경에 있고 이들의 생활지도를 위한 통합학급 담임교사나 담당교사 지원 방안은 턱없이 부족하다. 해설서에는 학생의 행동문제에 관해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행동중재 지원단의 도움을 받거나 교내외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지원하라고 한다. 그나마 도움 청할 곳이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간헐적인 지원으로 장애학생의 변화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학교생활이란 등교부터 하교까지를 말하는 것이고 생활지도가 필요한 순간들은 그 일상의 사이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특수교육대상자의 행동중재 계획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장기적 교육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학교 현장에서는 당장의 돌발적 문제행동을 예방하거나 제지해 줄, 장애학생 교육활동 지원인력이 시급하다. 또한 일상적인 통합학급 운영과 장애학생 지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전문성을 나눌 특수교사가 필요하다. 통합학급 담임교사의 헌신만으로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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