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이 전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심 한복판에서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연대의 힘을 고양하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9월 23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대로에서 3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923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이 집회는 지난 20일 미국 뉴욕 유엔(UN)본부에서 열린 기후목표정상회의에 맞춰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기후 시위 중 하나다.
기후재난의 속도와 강도는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기에 모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구 환경을 만들기 위한 연대의 힘, 그 힘을 고양하는 현장이 ‘923기후정의행진’이다.
생명보다 돈, 노동보다 자본, 환경보다 개발, 공존보다 경쟁, 인권보다 사유재산을 우선하는 체제가 이 위기의 뿌리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환경, 교통, 주거, 식량, 보건, 에너지 등 사회 각 부문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행진의 취지를 밝혔다.
지난 4년간, 기후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행동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9월 6천여 명이 침가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2022년 9월 3만여 명으로 커졌다. 2023년 4월엔 평일에도 불구하고 4천여 명이 세종정부청사를 에워쌌다. 참가자 수가 늘어난 것만이 아니라 행동의 방향도 진전되고 깊어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후위기의 불평등’을 지적하며 ‘체제 전환의 필요성’을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를 넘는 전환은 몇몇 사람, 몇몇 단체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이번 ‘923 기후정의 행진’은 “위기를 넘는 우리 모두의 힘”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교조 조합원들도 이날, 수백 명이 행진에 참가하였다. ‘학교 내 태양광 발전 의무설치’ 국민동의 청원 큐알을 담은 피켓을 들고 행진 참가자들에게 청원 참여를 독려하기도 하였다.
‘923 기후정의행진’에서 정부에 요구한 5대 요구안은 아래와 같다.
1. 기후재난으로 죽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
2. 핵발전과 화석연료로부터 공공 재생에너지로,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하라
3. 철도민영화를 중단하고 공공교통 확충하여, 모두의 이동권을 보장하라
4.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신공항건설과 국립공원 개발사업 중단하라.
5. 대기업과 부유층 등 오염자에게 책임을 묻고,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 사진 출처 : 전교조 소통방 및 김상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