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 확대만 하고 '유치원'이 책임지라는 교육청
▲ 서울지부 유치원지회 조합원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유치원 배치기준(학급당 유아수 지표)'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지난 18일부터 하고 있다. © 전교조 서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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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유치원의 과밀학급 대책을 촉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유치원지회는 18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하며, 무분별한 공립 확대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유치원에 떠넘긴 교육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지난 9월 22일 서울시교육청은 유아배치지표(학급당 유아수) 개선을 위해 2년에 걸쳐 학급당 유아수를 2명씩 감축하는 새로운 적용 지표를 내놓았다. 내용을 보면 만5세의 경우 2023학년도 22명이하, 2024학년도 20명이하다. 하지만 전체 충원율 90% 이상인 유치원은 새로운 지표 적용을 유예하였다.
충원율 90% 미만의 유치원인 경우 새로운 지표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2024년이면 그 기준에 맞춰진다. 결국 90%이상 과밀 유치원에 새 지표(2023년 22명)가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밀 유치원은 기존대로 유아 24명(만 5세 기준)을 고수하여 유명무실한 지표가 된 것이다.
또한, 연령별 통합학급 운영, 급당 4명 미만 학급 폐쇄 계획 등 공립유치원 적정학급 관리방안을 포함하면서 유치원의 반발이 크다.
유치원지회는 유치원 수요나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우후죽순 공립유치원을 확대해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은 조희연 교육감의 2기 공약이었다. 유치원이 필요한 곳이 아닌, 학생 수 감소로 빈 교실이 있는 학교와 원아수 감소로 폐원하는 사립유치원을 매입하여 증설하면서 공립유치원의 충원율이 떨어졌다. 공립유치원 수는 증가했지만, 과밀 유치원의 분산 효과는 미비하고 미충원 유치원이 늘어나는 결과에 이르렀다.
노현경 유치원지회장은 “교육청은 과밀 유치원의 학부모 민원을 걱정하면서도 교실이 비좁아 복도에서 급식을 하는 유치원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 또한 미충원 유치원을 통합하거나 4명 미만 유치원은 폐쇄하겠다고 공지하면 유치원에 누가 오겠냐?”라면서 “이번 개선 계획은 과밀 대책도 없고, 미충원 유치원을 살릴 생각도 없는 기만적인 탁상행정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 전교조 서울지부 유치원지회는 교육청 학교지원과를 항의 방문하여 ▲충원율 90%이상 유치원도 유아수를 감축한 새로운 지표를 동일하게 적용할 것 ▲연령통합 운영 및 4명 미만 학급 폐쇄 계획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어 11일 교육청의 유아배치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에 교육청은 유치원 모집요강의 필수기재 사항이었던 ‘연령통합 운영 및 유아 4명 미만 학급은 폐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를 유치원 자율로 하는 수정 공문을 시행했다.
유치원 교사들은 코로나 이후 마스크를 쓰고 교육활동을 하면서 학급당 유아수가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임을 경험하고 있다. 만5세 교실의 경우 유아 24명과 몇 명의 지원인력, 가림판을 세운 책상으로 가득찬다. 정상적인 놀이중심교육과정 운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서울지부와 유치원지회는 교육청의 실효성 있는 과밀 유치원 대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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