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학습자(경계선지능 학생)의 보편 교육을 위한 제언

박현숙 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크는아이’ 소장 | 기사입력 2022/10/07 [10:25]
참교육
느린학습자(경계선지능 학생)의 보편 교육을 위한 제언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도와주면 됩니까?”
박현숙 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크는아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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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0/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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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도와주면 됩니까?”

 

공교육을 포기하고 유학을 택한 한 경계선지능 학생의 부모는 외국학교 교사의 첫 질문에 눈물을 터트렸다고 한다.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도와주면 됩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교사도 물어봐 주지 않았는데 타국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 이해받는다는 느낌과 내 자식에게 뭐라도 도움 줄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에 북받쳤다고 한다.

 

과연 우리 중 누가 경계선지능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건네야 하는가? 또, 이 질문에 답을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진다.

 

2015년 전국참교육실천대회에서 나는 특별지원 교육대상의 한 축을 이루는 경계선지능 학생의 특성을 설명했다. 더불어 보편교육으로 편입, 교육과정의 개선, 교사교육 확충 등을 제안했었다.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중 어떤 것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느린학습자(경계선지능)  전체 학생 중 약 14% ... 현재 개별화교육 한계


 

첫째, 경계선지능의 출현율은 전체 학생 인구의 약 14%다. 2021년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학생 인구는 770만명이며 이중 14%인 107만명 정도가 경계선지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교육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을 돕는 조치들은 심리치료지원사업, 학습상담사파견 등 맞춤형이라는 이름으로 교실을 벗어난 개별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이 학생들의 개별 심리치료 지원사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경계선지능 학생의 규모가 커서 개별학습을 도울 전문인력 충원 및 양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경계선지능 학생의 경우 인지기능의 결함으로 평생 동안 학습과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 도움이 필요하다. 1~2년 가량의 일시적인 수혜 이후 개입이 중단되면 다시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예산부족과 전문인력의 부족은 지속적 도움을 주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경계선지능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개별적 지원의 일반화는 부적절하다.

 

둘째, 교실을 벗어난 개별화 지원은 경계선지능 학생에 대한 교사와 또래의 무관심을 유발한다. 교실 내의 경계선지능 학생을 개별화 지원에 의뢰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한 교사는 학급 내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의 어려움이나 변화에 일정 부분 무관심해진다. 지원받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또래도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상대해 주지 않는 등의 친절한 무관심을 보일 수 있다. 경계선지능 학생 지원의 목표는 학교, 교실 내에서의 적응이다. 교실에서 학습을 따라갈 수 있어야 하며, 또래와의 상호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발달시켜야 한다. 하지만 개별화된 지원에 의존하면 교실 내에서의 실질적 변화나 적응에 가장 민감한 교사나 또래의 무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셋째, 개별화 지원내용의 질적인 면과 지속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렵다. 교실 밖의 인적자원은 유동성이 크고, 양성교육을 실시한다 해도 지원인력의 능력차가 크고 교육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확보하는데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개별적 지원의 한계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경계선지능 학생의 보편교육 편입을 제안한다. 보편적 교육을 원칙으로 하되, 소외되면 개별적 지원을 통해 보편적 교육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미국의 느린학습자를 위한 교육적 지원 


 

경계선지능 학생의 보편적 교육지원과 관련한 해외연구사례를 살펴보자. 미국의 Hopkins가 제시한 교사메뉴얼은 수업과정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을 선별할 수 있는 관찰법, 교실 내에서 경계선 지능 학생을 고려한 교수계획 수립, 사용가능한 교수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오만의 중학교 영어교사 협회 연구에서는 경계선지능 학생과 관련된 교사의 어려움을 조사하고 경계선지능 학생의 학습을 지지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의 Shaw라는 교사출신의 학자는 경계선지능 학생들을 위한 위탁학교 연구에서 이들을 위한 학업모델을 제시했다. 이 위탁학교는 평균지능을 가진 또래들을 따라잡고 그들과의 간격을 좁혀서 경계선지능을 극복하고 원적 학교로의 복귀를 목표로 한다.

 

경계선지능 학생의 집중력을 고려하여 수업시간을 35분으로 단축하고 오전에 했던 주요과목의 수업을 오후에 반복하여 대상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보편교육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이 소외될 경우 위탁학교 양식의 개별적 지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을 알려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경계선 지능 학생의 보편교육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경계선 지능 학생의 보편교육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안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계선지능 학생의 통합교육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개발이 필요하다. 통합학급 내에서 경계선지능 학생과 일반 학생에게 동시에 효과적인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과 교사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적어도 둘 이상의 높고 낮은 수준의 학생을 한 수업에서 학습시킬 수 있는 구체적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교사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둘째, 경계선지능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교과서 개정이나 부교재가 개발되어야 한다. 교과서 내용 전체를 숙달하고 넘어가기에는 인지적 용량에 한계가 있어서 매단원에 경계선지능 학생이 도달 해야 할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표기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셋째, 경계선지능 학생이 제 학년에서 받는 교육평가방법의 개편이나 융통성있는 적용이 필요하다. 잘하는 학생을 평가하고 변별력 유지를 위한 난이도 높은 평가방식은 경계선지능 학생이 학습을 조기에 포기하게 만든다. 학습이 부진한 아이들이 제 학년에서 최소한의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수준으로 평가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융통성있는 평가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넷째. 경계선지능 학생의 의사소통능력 발달과 사회성 증진을 위한 교실 내 활동에 힘써야 한다.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또래 간 상호작용과 사회적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사회성 프로그램 또는 의사소통 관련 활동들을 일정 부분 포함해야 한다. 통합학급 내에서의 또래관계 적응은 경계선지능 학생의 사회성 증진은 물론 나머지 학생들의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 형성에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교과 연계형 사회성증진 프로그램이나 교재개발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섯째, 교사 집단 내에서 경계선지능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사가 직접 관련 연구와 정책실현에 적극 참여할 때 진정한 보편적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경계선지능 관련 교사 연수는 일회성 또는 단기간의 연수를 받는 역량강화 수준이다. 이를 지양하고 경계선지능 학생에 대한 상당량의 사례경험과 이론교육을 축적하여 전문가다운 경계선지능 학생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해외처럼 교사중심의 경계선지능 학생 매뉴얼, 교육과정, 교수 방법 등을 개발해야 한다.

 

교사가 학급내 경계선지능 학생을 부담으로 느끼지 않을만한 방안은 교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다. 학회나 연구용역을 통한 교육관련 연구의 맹점은 교실환경을 교사만큼 잘 파악하지 못한 연구주체의 연구결과로 정책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을 경험하고 고민하는 교사들로 연구동아리를 꾸리고 외부전문가를 영입해서 이들을 교육하고 교육받은 교사가 정책과 서비스를 만드는 방향의 예산집행과 지지책이 도입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계선지능 학생 통합학급 운영방안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매뉴얼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는 자료가 교사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경계선지능 학생의 교실 내 자리배치, 경계선지능이 의심될 때 부모가 거부감 없이 진단과 지원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할 워딩, 경계선지능 학생에 대한 차별적 처우 때문에 일반 학생이 문제 제기할 때의 대응법과 같이 크고 작은 의사결정 상황에서 교사가 수월하게 참고할 수 있어야 보편교육이 교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경계선지능 학생에게 무엇을 도와주면 좋을지를 질문해야 하는 존재는 바로 교사이고, 이제 우리는 경계선지능 학생의 보편교육 편입을 준비하고 이들을 도울 채비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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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상 2022/10/07 [18:44] 수정 | 삭제신고
  • 느린학습자 경계선지능을 지닌 학생까지 아우르는 학습상황이니 세월은 그동안에 많이 바뀌었네요
  • 아비투스 2022/10/07 [17:27] 수정 | 삭제신고
  • 경계선 지능 아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급에는 어느정도 느린 학습자가 있기 마련인데, 이런 아동에게도 충분히 수업을 따라오게 하기 위해선 교육과정 자체가 수준을 상당히 낮추고 양도 대폭 줄여야 합니다 교육을 국가경쟁력의 수준으로 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아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 한명 한명을 깊게 관찰하고 대화나눌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수가 대폭 줄어들어야 하며, 교사에게도 다양한 교실 내 변수를 고려해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게 가능하려면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 구조의 근본적 변혁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답은 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투쟁입니다
  • 시리 2022/10/07 [16:49] 수정 | 삭제신고
  • 경계선지능을 가진 학생의 경우 지적 능력의 향상을 이야기하기 전에 정서적 박탈감과 무기력증 그리고 학습 이외의 것에 대한 지나친 관심편향 이런 것들이 더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안에는 이런 학생들이 많이 묻혀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을 분리해서 학습을 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별도 평가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의 등급성적과 비교과 활동에서 보여지는 적극성 등으로는 해당 학생은 불리하며 그러한 상황이 누적되어 학생의 소외감 무기력함 일탈에의 관심이 강화되므로 이러한 현상 해소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글의 내용에 공감하지 않는 바는 아니나 현장에서 적응하고 고민하기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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