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등급입니까?

강신만 | 기사입력 2001/10/10 [09:00]
당신은 몇 등급입니까?
성과급, 교사 40% 계약제 ·연봉제 포석으로 인식 . 교육부 ‘성과급 수당화’는 무마용
강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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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1/10/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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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교사 40% 계약제 ·연봉제 포석으로 인식 . 교육부 ‘성과급 수당화’는 무마용
추석 전에 전국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되면서 차등성과급을 반납하겠다고 서명 결의한 교사가 전체 교원의 25%를 넘는 7만 9천여명(10월 4일 현재)을 넘어 10만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사들의 반납운동 열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교육부는 ‘교직의 특성상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공정한 도구가 개발되기까지 다르게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수당형태의 지급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교조는 “현장 교원들이 제기해왔던 교직의 특수성을 인정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학교 현장의 예정된 혼란을 방치한 채 뒤늦게 발표한 것에 “교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련 기사 2면)

교육부는 중앙인사위원회,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제도 개선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으나 올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서 ‘하위 30% 배제, 차등지급’ 원칙을 고수해온 중앙인사위원회, 기획예산처와의 의견조율도 만만찮은 과제로 남아 있다. 또 이미 성과급을 지급 받은 여타 공무원들과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어 성과상여금 제도 개선안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선 교사들도 교육부가 발표한 성과상여금 수당 전환에 불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편집실에서 지난달 27∼28일 성과급 반납 예정교사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당 전환은 현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제스처에 불과하다’(73%)며 4명 중 3명의 교사가 교육부의 발표에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교사 79%가 성과급이 계약제와 연봉제의 포석(39.7%), 비교육적 경쟁과 불신 야기(25.3%) 등을 이유로 반납운동 취지에 적극 찬성하고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과급 이모저모

매일 교통지도한 노교사 C등급 31만원



“저는 통장에 입금된 금액을 확인해 보니 31만원....입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한 노교사의 침묵이 학교를 참담함으로 몰아 넣었다.
대전의 신암여중에서는 매일 아침 눈비를 가리지 않고 교문 밖 교통정리를 한 노교사가 C등급을 받아 위험부담을 안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에 헌신하는 교사의 의욕을 짓밟았다.

양심껏 교직 생활, 남는 건 3등급 낙인
성과급을 지급받은 학교 현장은 ‘참담함’과 ‘모멸감’으로 뒤범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을 확인한 지난달 28일 김교사는 “교단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양심껏 교직 생활을 해왔더니 3등급 교사라는 낙인만 찍혔네요”라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성과급 받자마자 반납 2천 2백만원
지난달 28, 29일에 걸쳐 전국적으로 성과급이 지급된 가운데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성과급 반납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이 지급된 첫날인 지난달 29일, 전남 순천공고는 서명자 71명 가운데 50명이 그 자리에서 바로 분회통장에 2천200만원을 반납했다. 27일 성과급을 지급받은 경기 부천정보산업고도 5백47만원을 반납했다. 서울 영일고등학교 교사 50명은 성과급 수령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남효 기자 namu64@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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