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감사드린다, 동료 선생님들께

이상우·서울 대조초 | 기사입력 2005/03/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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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감사드린다, 동료 선생님들께
이상우·서울 대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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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3/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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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줄 수 있느냐 아니면 그냥 알아서 흘러가는 물을 잠시 가두어 두었다가 열어주는 허무한 존재가 되느냐 하는 것은 1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교사의 준비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또한 이는 어느 한 교사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절대로 아니다.

좋은 교육은 한 학년을 구성하고 있는 교사 전원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는 일이며, 이 노력이 전체 교육자들에게 형성되면서 다음 학년에까지 영향을 주어 단계별로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달성될 수 있는 일이다. 정보화 시대라고 해서 각종 서적이나 인터넷에는 다양하게 아이들을 이끄는 방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자그마한 것일지라도 아이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진정한 가르침의 기회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내가 담임하고 있는 학년 아동의 특성과 성향에 따라 1년 동안 지향해야 할 원칙들을 수정해야 하는 그런 현실 속에서 교사라는 사람들은 더욱 더 그런 것에 민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이렇게 해 봐라 !”라고 어느 학년 담임을 하더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곳에서 학급운영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 공유해 오면서 내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도 했지만, 올해 특히 이런 생각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연유는 저학년 담임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내가 올해 1학년 담임을 하게 되면서 저학년 학급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고민 끝에 입학식이 있던 날, 식을 마치고 나서 같은 학년 선생님들께 ‘1학년 교육과정과 운영에 대한 연구’를 함께 하자고 했고, 1학년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흔쾌히 받아들여 주셨다.

요즈음처럼 한 학년의 교육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그 가치를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학년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본래 제대로 구성되려면 해당 학년 교사들이 장시간 동안 얼굴과 머리를 맞대고 좋은 교육과정의 구성을 위하여 방학이라는 시간들을 열심히 투자하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년을 구성하는 교사 모두가 함께 의논하고 연구하면서 때로는 아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위험한 요소들에 대하여서는 과감하게 버리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와 장을 마련하며 고른 신체의 성장과 정신적 성장을 위할 수 있는 교육내용들을 함께 구성하여 한 학년 전체가, 나아가서는 전 학년 모두가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에 합의하고, 이에 더하여 담임교사가 정확한 자기의 철학을 세워 아이들과 만나가는 것이 학년 교육과정 및 학급 운영의 방향이 아닐까?

아직 1학년 아이들과 만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른 그 어떤 해보다도 학교에 출근하는 재미가 난다. 무엇보다도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 “어떤 것을 가지고 아이들과 의미 있게 만나갈 것인가?”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것이 즐겁고, 하루하루 아이들과 만나가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1학년 아동들에 대한 경험치가 매일 매일 나의 노트에 쌓여가고 있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감사드린다, 동료 선생님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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