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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찢어라, 네이스 쇠항아리를!
 
교육희망   기사입력  2003/10/08 [09:00]


김정훈
(전교조 전북지부 중등위원장)


두 귀를 의심했다. “아주, 양ㆍ가 아저씨야, 양ㆍ가 아저씨!!!”
지난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어느 자민련 의원이 퍼부은 이 속사포 발언에 나는 까마득 질렸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그놈의 성적과 생활기록부! 웃었다. 사람의 발목을 나꿔채려고 벼르고 나서는 작자에게 우리네 생활기록부가 기막히게 멋드러진(?) 수단으로 쓰이다니! 우리가 적어넣는 말 한 마디가 독침이 되다니! “난(우리는) 니가 지난 학창시절에 벌인 일을 죄다 알고 있다?” 개인의 정보인권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다같이 살자고 사는 세상이다. 그러나 올해 노무현정부는 사람 살리기 아닌 ‘사람잡는 일’에 신이 났다. ‘비정규직·영세민 희생 없는’ 주5일제 탄원도, 철도노동자들의 한 맺힌 외침도, 벼랑에 내몰린 화물연대의 호소도 실컷 ‘약’만 올리고 한 방에 날려버렸다. ‘북핵과 전투병 파병 연계’의 저 자비로운(?) 논리에도 뒷덜미 치는 한 방이 숨어있다. 현 정권에 한 줌 미련 품은 사람은 ‘네이스 투쟁’ 과정을 보라. 전국민의 인권을 국가인프라 구축 따위의 ‘정치적 시장적 기능주의’로 묵살해온 과정을 똑똑히 보라.

“네이스 그거, 시한폭탄 아냐?”
“상반기에는 무지몽매한 탄압에 맞서 잘 싸워 왔다마는, 2학기 초반의 네이스 투쟁 상황이 너무 가라앉아 있다.”고 근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어느 인문계고교 조합원 동지는 이 근심을 일거에 날려버린다. 그렇다. 시한폭탄이다! 저들이 ‘네이스 강행’의 뇌관을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릴... 저들은 윤덕홍으로 안되니까 고건을, 부안에 쳐들어간 1001기동대의 살벌한 방패술따위 밖에 모르는 고건을 앞장세웠지만 여전히 별무소득이다. 지금의 박빙 겨루기는 우리가 싸워낸 덕분이지, 결코 ‘노정권에 대한 미련’이 선사한 선물이 아니다.

지진과 해일은 어느 순간에 온다. 깊은 땅 속과 바다를 울리며 벼락처럼 온다. 우리의 2학기 네이스 폐기 투쟁도 선생님들의 가슴 속 양심을 울리며, 국민들의 오관에 가득한 인권의 바다를 움직이며 나아가는 지진 해일이다. 정보인권의 촛불과 입력거부선언이 눈 시린 연보라 구절초꽃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인증폐기자는 여전히 굳건하고 재인증 거부 대오도 당당하다. 험한 산에 지칠만한 고3, 중3 조합원 동지들도 네이스 폐기 대오를 슬기롭게 버텨내고 있다. 이것이 무너지지 않을 우리들의 힘이다.

보라, 부안 군민들의 치열한 삼보 일배와 교사들의 단식농성을! 이는 생명을 살리는 싸움이 아닌가. 우리의 싸움을 멈출 수 없는 이유도 이것이다. 네이스 복마전에는 개인의 정보인권 침해, 교원 노동통제에다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그 ‘사람 잡는 칼날’들이 수북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백만인 서명에서 네이스 ‘업무거부’까지 우리는 부둥켜 안아야 한다. 해일이 되어, 해일이 되어 나아가야 한다.

개인신상정보를 빼돌리고도 여전히 뻔뻔스런 교육관료들아! 네이스는 우리의 하늘을 짓누르는 쇠항아리일 뿐이다.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를 덮은 쇠항아리를!” 신동엽 시인의 외침은 10. 19교사대회의 함성으로, 네이스를 퇴짜놓는 고집센 몸짓으로 살아나야 한다. 가실을 빼앗긴 농군이 손에 쥘 것은 죽창뿐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에 태어나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투쟁의 무기’를 놓지 말자. 누구라도 하늘을 보아야 한다, 이 맑고 푸른 하늘을!

네이스 ‘네 이’놈! 스스로 부끄럼을 알거든 당장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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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08 [09:00]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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