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고츠키!②] 청소년기 발달의 동력과 걸림돌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26/04/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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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②] 청소년기 발달의 동력과 걸림돌
입시 경쟁, 사교육, 무분별한 AI교육은 발달의 동력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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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경쟁, 사교육, 무분별한 AI교육은 발달의 동력 될 수 없어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비고츠키!’에서는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전현직 교사들이 발달론에 근거해 우리 교육의 현안을 분석하고 학교 현장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합니다. 

 

제법 퍼진 ‘발달’이라는 말

‘발달’이라는 말을 학교 현장에서 이제 제법 많이 사용합니다. 다양한 모습의 ‘금쪽이’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입니다. 발달 위기의 확산이 만들어낸 현상이긴 하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발달의 관점’을 이야기해 온 덕분도 아닐까 자평해 봅니다.^^

 

비록 발달 위기가 만들어낸 현상이지만 ‘발달’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는 자체는 반길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사들이 먼저 발달 개념을 의식적으로 확장하고 전이시켰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발달의 관점을 의식적으로, 의지적으로 전이시켜야 할 핵심 영역은 ‘교과’입니다. 왜냐하면 교과 교수학습이 청소년 발달의 핵심적인 기제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 발달의 동력 두 가지

그나마 ‘시험’을 보니까, ‘입시 경쟁’이 있으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고, 청소년들도 통제가 가능하다고 여기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입시가 사라지면 청소년들은 훌륭한 삶, 고차적 역량을 지닌 주체적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멈출까요?

 

비고츠키는 청소년기 발달의 가장 기본적인 동력으로 ‘고등한 삶에 대한 필요 및 의지’와 ‘문화적 흥미’를 제시했습니다. 청소년기 발생 이유를 ‘이른 성적 성숙에 비해 사회문화적 성숙은 긴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비고츠키는 설명합니다. 즉 청소년기에는 성적으로는 성인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독립적 삶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고차적인 교류를 하고 사회적 활동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 가치관 등 수많은 발달과제가 청소년의 앞에 놓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발달이 청소년기의 핵심적인 발달 영역입니다. 의존적인 존재로부터 독립적인 주체로서 고등한 삶에 대한 필요와 의지가 청소년에게서 발생합니다. 이에 대해 비고츠키는 아래와 같이 표현했습니다.

 

“삶의 고등한 형태로 적응하기 위한 필요만이 한때 인간을 이 복잡하고 험난한 경로로 밀어냈으며, 이제 청소년을 밀어낸다.”(비고츠키, 『성애와 갈등』, 살림터, 2019, 237쪽)

 

▲ 교육시민단체들이 대학서열 철폐- 입시경쟁교육 해소-대학균형 발전 선포대회를 열었다     ©강성란 기자

 

또한 성적 성숙을 기점으로 청소년은 기존의 흥미에 시들해합니다. 만화 채널을 더 이상 보지 않고, 듣는 음악이 바뀌고, 낭만적 사랑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겉모습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욕구도 변화하는 것입니다. 아동기까지는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 등에 대한 본능적 욕구가 행동을 지배했다면 청소년기에는 자기 삶에 대한 의지 등 문화적 성격을 지닌 새로운 내적 동인이 행동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며 예술, 정치, 역사 등 사회문화적 분야에 관심이 싹트기 시작하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싶어합니다. 중1이어도 성장이 빠른 아이들을 보면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다양한 관심과 흥미를 표현합니다.

 

한국 청소년 발달의 걸림돌 두 가지

“시간이 너무 없어요.”

아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입니다. 책을 읽고 싶어도,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친구들과 어딘가로 놀러 가고 싶어도, 인생을 고민하고 싶어도, 수업 시간에 배운 개념을 깊이 생각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서둘러 학원으로 가고 돌아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학원 숙제를 합니다. 그나마 여유 시간이 생기면 보상받듯 스마트기기와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과의 교류 대신 디지털 세계에 머물기를 갈망합니다. 눈앞의 선생님과 어른, 학교에서 배운 가치와 지식이 아니라 가상공간의 가짜뉴스와 소비지향적 가치들을 통해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AI 활용 교육을 당연한 듯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로 계열성이 해체된 교육 과정은 개념적 사고 형성의 근본인 체계적 지식교육이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의 사교육은 ‘선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과도한 숙제와 반복 학습으로 사실상 학습을 혐오하게 만듭니다. 지금 배우는 것을 이해하고 소화하기도 벅찬 아이들이 무리한 학습 일정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몰아넣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입시의 유불리를 따져 학교를 떠나고 또 다른 학생들은 학습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발달의 걸림돌에 번민하는 오늘의 선생님들께

입시는 발달의 동력이 될 수 없습니다. 입시 경쟁이 사라지는 상황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비고츠키가 밝힌 청소년기 발달의 동력에 주목합시다. 또한 청소년 고유의 발달 동력만으로는 주체적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올바른 교수학습이 결합 될 때 청소년들은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교수학습이 청소년의 문화적 흥미를 자극하고 개념적 사고를 형성하여 멀지 않은 훗날 사회를 새롭게 만들 주체로서 성장할 수 있게 되리라는 비고츠키 가르침을 같이 한 번 살펴보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물론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같이 나아갑시다. 입시에서 발달로. 전교조가 그 길에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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