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말그-교사가 학부모에게①] 학부모 처음이시죠?

윤수경· 서울발산초 수석교사 | 기사입력 2022/03/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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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말그-교사가 학부모에게①] 학부모 처음이시죠?
학부모를 위해 교사가 띄우는 편지글 걱정말아요 그대 첫번째 이야기
윤수경· 서울발산초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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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3/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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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를 위해 교사가 띄우는 편지글 걱정말아요 그대 첫번째 이야기

편집자주 : 전국교사신문 '교육희망’에서 학부모를 위한 연재글을 준비했습니다. 오랜기간 학부모 상담을 해온 발산초 수석교사 윤수경 선생님이 학부모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생기는 걱정과 질문을 엄선하여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연재합니다

 

1화 : 처음 하는 학부모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요?

2화 : 학부모 상담주간, 선생님과 상담을 잘 하려면?

3화 : 우리 아이 성향과 기질을 파악하려면?

4화 : 맨날 휴대폰만...아이 속을 모르겠어요.

5화 : 진로 교육 빠를수록 좋다는데 언제부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6화 : 학교폭력 무섭다던데 우리 아이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는걸까요? 

 

처음 부모가 된 그 시절 떠오르시나요?


 

▲     ©운영자

 

기억해 봅니다.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겠다고 부모에게 첫인사를 했을 때, 아직 겉으로는 아무 티도 나지 않지만, 흥분되고 신비롭지요. 아이가 세상을 향해, 첫울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겠다고 했을 때,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감사하고 행복했지요.

 

그리고 스스로 두 발로 서더니, 걸음을 떼고, 엄마라고 아빠라고 불러주고, 재잘재잘 말하고 행동하는 것 모두가 감동의 순간이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서 이제는 ‘학교’라고 하는 곳에 다니게 되었고, 자기 몸보다 더 큰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지요. 덕분에 부모는 ‘학부모’라는 또다른 역할을 부여 받았구요.

 

그런데 부모의 역할이 언제나 감동적이었고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을 거예요. 왜 우는지, 왜 짜증을 내고, 왜 땡깡을 부리는지 난감하기도 했고, 부모의 말에 어깃장을 놓을 때는 은근 화가 나기도 합니다.

 

부모에 ‘학부모’라고 한 글자가 더 붙게 되면, 뭔가 많은 역할을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 학부모로서 잘해보겠다는 새로운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오전의 평화로운 시간에 대한 로망도 현실이 됩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말입니다.

 

우리 부모님들, 처음 학부모가 된 지금 이시간 어떻게 맞이하고 계신가요?

 

  

초1,2 안성맞춤 교육과정과 아이들 들여다보기


 

우리 아이들이 1학년 입학을 한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새로운 변화의 시점을 맞았다’는 의미입니다. ‘전환기’를 맞은 것이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이전의 생활 습관과 새로운 생활 패턴을 받아들여야 하는 혼란과 불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불안과 혼란을 설렘과 기대로 바꿀 수 있다면, 변화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부모님들의 막강한 힘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학 전에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 말 잘들어야 한다. 선생님이 얼마나 무서운데.’라는 말을 들었던 아이는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변화를 맞을 거예요.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우리 00이! 정말 대견하네. 엄마(아빠)도 학교를 다녔지만, 재미있었던 추억이 많단다. 우리 00이도 선생님과 친구들과 학교에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거라 기대한단다.’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변화를 맞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변화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초1,2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입니다. ‘온전하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재미있게 놀이하며 배우며, 친절하게 한 명 한 명 배려하며’의 모토로, 아이들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학교’라는 첫걸음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맞기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초등학교 1,2학년에서는 통합적 감각활동과 협력적 놀이학습으로 정서적・신체적 안정 및 인지적・관계적 성장이 되도록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지요.

 

 ▲ 윤수경 선생님 제공

 

 

현명한 학부모가 되다 


 

연령에 따라 부모의 역할이 어떤 모습에 더 집중하면 좋은지 정리한 자료가 있어서 소개드립니다.

 

보육자, 양육자, 훈육자, 격려자, 상담자, 동반자 등의 역할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쩌면 부모에게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자료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시기마다 무엇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에 집중하자는 것인데요. 1세까지는 신뢰감을, 3세까지는 자율감을, 7세까지는 솔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집중해자는 거지요. 그래서 1세까지는 무조건적인 신뢰감을 보내주었을 때, 아이는 세상을 신뢰하는 바탕을 갖게 될 것이며, ‘내가, 내가!’라고 말하기 시작할 때는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선택과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은 근면감을 키울 수 있도록 격려자의 역할에 집중하시면 좋을 때이네요. 고학년이 되면 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상담자의 역할로 지원하면 좋다고 하구요.

 

저학년의 경우, 아이들마다 발달의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훈육자의 역할도 병행하시면서 솔선감을 키워야 할 수도 있구요.

  

▲ 윤수경 선생님 제공

 

아이들은 가르치는 것을 잘 배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가르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생기시지요? 이 말은 가르치는 것보다 보여지는 것을 더 잘 배운다는 의미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잘 지켜서 건너야 해.” 라고 가르쳤지만,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을 했을 경우, 아이는 혼란스럽습니다. “여기서 건너면 안되잖아.......” 배운대로 말합니다. “한 번이니까 괜찮아. 지금 급해.” 라는 말을 만약 아이가 들었다면, 다음에 아이가 선택할 행동은? 그렇습니다. ‘급한 상황에서는 한 번쯤 괜찮다’를 선택하게 된다는 거지요. 그 한 번이 소중한 내 아이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거구요.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부모는 어떻게 할까요?

“아! 그렇지! 엄마(아빠)가 급해서 잠깐 실수했네! 알려줘서 고마워. 세상에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지. 특히 우리 00이의 생명은 엄마(아빠)에게 더 귀하단다. 조금 늦는다고 연락하고, 우리 00이랑 횡단보도 찾아서 건너가자.”

 

아이는, 부모의 이런 모습에서,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그것이 내가 가장 신뢰하고 있는 부모에게 수용되는 경험을 하며, 내가 뭔가 큰 일을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큰 변화위에 서있는 학부모님과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부모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수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아이와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겠다는 마음. 그것이 현명한 부모의 지름길 아닐까요? 새로운 변화 앞에 선 학부모와 아이들이 그렇게 서로 믿어주고 격려하며 힘든 3월 잘 맞이하고 보내시기를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2화 [학부모 상담주간, 선생님과 상담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란 편지로 상담이 다가오는 3월 말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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