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가 교원감축을 입법예고한데 이어 교육부가 오미크론 대응 일환으로 기간제교사 1만명 투입하고 무자격 교사 강사채용 지침을 발표하자 교원단체들은 땜질식 교원수급이라며 정책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행정안전부 입법예고 및 교육부 오미크론 대응 정책 규탄 예비교사-현장교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지난 16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는 ‘행정안전부 입법예고 및 교육부 오미크론 대응 정책 규탄 예비교사-현장교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지연 기자
|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이 제안하고 전교조, 교사노조, 교총 등 교원단체와 사범대학생회가 참여하여 공동개최했다.
지난 2월 4일 행정안전부는 유·초·중·고교 교사 1,168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다. 행안부는 ‘학령인구 감축에 따른 조치’라며 기재부 및 교육부 등과 합의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오미크론 대응의 일환으로 기간제 교사 1만 명 투입과 강사채용요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행정부는 교사 정원을 줄이고 교육부는 교사가 부족하다며 비정규교원을 늘이겠다는 것.
이에 대해 교대련 임시의장을 맡고 있는 이예진 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안정적인 공교육에 대한 고민은 온데간데 없고 최소한의 재정으로 정부가 원하는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자 어떻게든 채우면 된다는 식의 정책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회복을 말하면서 그 첫걸음에 해당하는 20명 상한제에 관해서는 미적지근하다. 재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20명 상한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기간제만 대량 양산으로 쉽게 채용하고 쉽게 해고하겠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을 교육에까지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예비교사와 현장교사들은 “정규 교원 감축은 공교육 포기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 오지연 기자
|
황유리 전교조 청년부위원장도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법제화 입법운동’ 경과를 보고하면서 “학령 인구의 감소로 학급당 학생 수가 저절로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는 숫자 놀음이다. 도시의 학급당 28명과 농촌의 학급당 6명을 평균으로 내면 교사 1인당 학생수 17명이 된다. 이렇게 보면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나 학급은 2학급이므로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선 교사정원을 줄여서는 안된다.”며 통계의 오류를 지적했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특히, 교대·사범대 청년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책임을 떠넘긴다는 점도 지적됐다.
‘청년 행동’의 박곰 대선청년후보는 “학령 인구 감소가 청년들의 책임입니까? 목적대학인 교육대학 임용이 적체되고 임용 고시가 과열된 것이 예비 교사들의 책임입니까? 정부와 기성세대가 나라를 잘못 운영한 책임이고 안정적인 교원 수급정책을 수립하라는 예비 교사들의 목소리를 수년간 무시해온 교육부의 책임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진정 오미크론에 대응하고 싶다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제한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미뤄뒀던 교육여건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정규교원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행안부는 입법예고를 당장 철회하고 정규교원 확충하라. 교육부는 강사채용 요건완화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오지연 기자
|
이어 “교육부는 단순히 빈 곳을 채운다는 생각이 아니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공교육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민해야 한다.”면서 “행안부는 입법예고를 당장 철회하고 정규교원 확충하라. 교육부는 강사채용 요건완화 결정 철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