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마비 시키는 신규 시스템 강행 철회해야"

김상정 | 기사입력 2019/12/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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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마비 시키는 신규 시스템 강행 철회해야"
영양교사들이 세종시 교육부 앞에 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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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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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교사들이 세종시 교육부 앞에 모인 이유

교육부가 ‘NEIS 신규급식시스템적용을 강행하면서 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당장 새로운 시스템으로 학교급식을 만들어야 하는 영양교사들은 내년 3월 학교급식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영양교육특별위원회(영양특위)13 세종시 갈매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 열고 학교 급식 마비시키는 신규급식 시스템 강행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전교조는 14일 오후 4시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영양교사 죽이는 신규급식 강행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전교조


이 날 전교조 영양특위는 교육부에 3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내용을 살펴보면 신규 급식 프로그램 적용 전면 재검토와 축적된 급식자료 활용방안 마련 △원활한 2020년 학교급식 준비를 위해 기존 급식 프로그램 재가동 신규 급식시스템을 철저히 보완해 20224세대 NEIS에 적용할 것 등이다.  

 

올해 2월 교육부는 20196월 적용을 목표로 ‘NEIS 신규급식시스템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밝힌 시스템 개편 이유 중 하나는 전국의 학교급식 식재료 규격을 표준화하고 우수한 식재료 사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산입력 작업을 진행한 영양교사들은 “교육부는 적용초기 제기되었던 문제 해결은 물론 시스템의 편의성도 개선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신규시스템 사용을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반발했다.

 

전교조 영양 특위에 따르면 지난 3 NEIS 신규급식시스템 철회를 요구하며 전교조영양특위와 한국식생활교육연대가 3846명의 서명지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이교육부는 NEIS 신규 급식시스템 적용시기를 내년 3월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1119일 교육부가 갑자기 기존 NEIS 급식 시스템을 중단시키고 ‘NEIS 신규 급식시스템적용을 강행한 것이다.

 

영양 교사들이 신규시스템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공통코드 표준화 실패로 같은 식재료를 다른 코드와 혼용할 확률이 높아졌다. 당초 '채번식 코드'로 개발 목표를 세웠지만 비전문가인 집필진들로 인해 '나열식 코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식품명, 단위와 규격, 식품속성, 식품 설명으로 구성된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신규급식시스템은 식품 하나 당 28개의 식품 속성 정보 코드를 입력해야한다. 전교조 영양특위는 학교현장에서는 물리적인 시간 부족 등으로 모두 입력하지 않고 관리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신규급식시스템의 공통 식품코드로는 정확한 영양량 산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신규급식시스템의 공통코드는 정확한 영양량 산출을 위해서 공통식품코드 9471개를 하나씩 확인하여 연결해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즉 9471개의 식품코드와 수천 개의 요리코드를 일선학교에서 단 한 명의 급식 관리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입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급식위생과 식품안전 관리, 영양교육 등의 중요 업무를 해야 하는 담당자가 데이터 입력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 대해 전교조 영양특위는 교육부가 학교 급식을 안전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 전교조 영양교사특별위원회 소속 영양교사들이 12월 한파 속에서 교육부 앞에서 교육부의 밀어붙이기식 폭력 행정을 규탄하고 있다.     © 전교조


마지막으로 NEIS 신규급식 시스템에는 기존에 교육부가 관여했던 700여 개의 표준화된 공통요리가 단 한 개도 등록되지 않았다. 전교조 영양특위는 이 같은 신규 급식시스템을 백지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무리한 신규 시스템 적용으로 기본 탑재 자료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신규교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대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는 학교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폭력적인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영양특위는 지난 4월부터 교육부에 수차례 방문하여 학교현장과 충분히 소통하여 방향성을 수립하고 기능을 보완하여 오는 2022년으로 예정된 4세대 NEIS개편과 함께 신규 급식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정명옥 전교조 영양특위 위원장은 규탄 발언을 통해 학교 급식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축적된 자료가 통째로 백지화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는 불통 교육부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신규급식 시스템은 충분히 개선한 후 적용해야 한다. 영양교사들은 기계의 노예. 시스템의 노예가 될 수는 없다. 내년 3월 급식 마비를 막으려면 당장 기존 급식시스템을 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현장의 요구와 무관하게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자행하고 있는 교육부를 규탄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만들어내고 있는 신규 급식시스템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질높은 급식과 영양교육을 제공받을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라면서 그야말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인 시스템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14일 교육부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현장의 요구와 무관하게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는 교육부를 규탄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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