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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 장 |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서울원탁토론회
2시간 만에 구체적 실천방안 나왔다
 
김상정   기사입력  2019/11/26 [11:39]

서울 미아사거리를 지나면 숭곡중학교가 나온다. 23일 토요일 아침 숭곡중학교 도서관에 모인 70여 명의 교사들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투표를 했다. '강의 시간에 무슨 스마트폰을 바라봐'라고 뭣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혀를 찰 법도 한데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서울 원탁토론회'에서는 스마트폰 덕택에 두 시간만에 일사천리로 교사들의 마음이 모아졌다. 참가자들은 토론을 마치고 이어진 투표를 통해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에 취해야 할 조치와 교사 스스로의 실천 약속을 정했다. 
 
 낯선 토론 방식, 참 쉬웠다
 서울지역 교사들도 전교조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토론회 안내에 낯설어 했다. 2시간 동안 새로운 방식을 배우고 실행하며 결과까지 채택하여 참가자 선언문을 완성하는 것이 이날 참가자들의 '미션'이었다. 휴대폰으로 실시간 투표하면서 결과를 "바로 확인해봅시다"라는 안내자의 말에 6개의 모둠을 짜고 둘러앉은 교사들은 스마트폰을 들었다.

▲ 서울지부가 진행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토론회 참석자들     © 손균자 기자

 

 "교육이 살아 있는 학교를 상상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교사들은 일제히 떠오르는 단어를 입력했고 토론회 진행 화면에는 실시간으로 입력한 단어들이 형형색색의 글자로 화면에 담겼다. 이들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자치'와 '웃음'이었다. 학교'자치'가 자리잡고 학교구성원들의 웃음꽃이 활짝피는 학교를 떠올리는 원탁토론회 참가자들. 이내 이들의 웃음소리가 학교도서관을 가득 메웠다. 토론회 참가자들의 개인 휴대폰에 있는 '빠띠타운홀'은 참가자 모두에게 2시간 동안 블랙홀이 되었다.
 
 토론은 활발, 마음 모으기는 금새
 토론회 주제는 크게 두 가지. 1차 토론 주제는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제안할 것은?', 2차는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이었다. 각 토론 시작 전에 10만 교원 설문조사 중간 결과 발표가 있었다.

 

전경원 참교육연구소장은 22일까지 중간 집계된 2만여의 교사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전국과 서울을 비교 설명했다. 교사들은 과도한 행정업무와 학생의 폭언 및 폭행을 교육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교사들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교육청을 통한 해결은 0.4%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화면에 뜨자 참가자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선언문에 담긴 요구사항과 실천사항
 투표를 통해 5개 요구사항과 5개 실천사항이 참가자 선언문에 담겼다. 교육당국에 요구하는 5개 요구사항으로 △위기학생을 위한 교육활동지원시스템 보강(행정, 상담, 교권 등) △학부모 책임 법제화와 교육의무화 △관리자 승진제도 개혁 △입시경쟁 위주를 벗어나 학생 삶 중심으로 전환 △교권에 대한 정의와 법적 보장 등이 채택되었다. 서울지역 교사들이 스스로 학교현장에서 실천하기로 한 약속은 △동료성 구축을 위해 참여하고 소통하기(교원학습공동체) △학교 안팎에서 적극 연대(동료 교원단체 등) △민주주의 교육문화와 학생자치 실현 △교실 안팎에서 자신의 생각을 적극 표현 △교사 마음을 움직여 소통할 수 있는 자리 마련 등이다.

 

 나만의 고민이 아닌 것을 확인하다
 11월 23일은 마침 전교조 서울지부 참실한마당이 열리는 날. 서울지부는 기존 지부참실마당 1부에서 열렸던 강연 대신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원탁토론회를 배치했다. 2시간 동안 가시적인 토론결과를 내올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교사들은 모둠 토론회에서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교조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는 한 특수교사는, 교사보다 더 덩치도 크고 힘이 센 학생들이 교사를 때리고 기물을 파손하여 교사가 이를 제지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특수학교의 현실을 전했다.

 

인문계고에서 고3 담임을 오래하고 있다는 이금천 교사는 2학기 들어 전혀 수업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도움이 필요해서 도와주고픈 학생은 도움이 필요 없다하고, 영화를 보러가자는 등 뭐 좀 같이하자 해도 학생들은 시큰둥하다. 예전엔 안 하던 고민을 하고 있는 걸 보며 '그만둘 때가 됐나?'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이 교사는 처음의 낯설었던 토론회가 쉽고 재밌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고민이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고 현재 현장 교사들의 생각이었다는 확인할 수 있어 위안이 되기도 했다. 구체적 실행방안까지 함께 내왔으니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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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6 [11:39]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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