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를 새롭게 새롭게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짬 내서 수업하는 현실… 그만둘까?"
과중한 업무·민원·무기력 학생 보며 교사도 힘들다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11/26 [12:03]

 교사 두 명 중 한 명이 '과중한 행정 업무'로 인해 교육 활동을 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실시한 10만 교원 조사사업 중간집계(응답 교사 2만 2356명 설문지 분석) 결과다.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 
 교육활동을 하는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중복답변 허용)에 응답 교사의 51.1%는 '과중한 행정 업무'를 꼽았다. '민원'이라는 답변도 응답자 네 명 중 한 명 꼴인 24.5%로 나와 교육 외적인 업무에 힘을 빼야하는 교사들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반면 '학생의 학습 무기력'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라는 답변도 각각 36.1%와 38.0%로 나와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수업에 대한 교사의 고민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수업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교사는 3.7%로 낮은 수준을 보여 당장 수업조차 진행이 어려운 제반 조건들이 더 큰 문제임을 엿볼 수 있었다.


 과중한 행정업무에 대한 어려움 호소는 모든 급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학교 급별 차이도 나타났다. 유아를 돌봐야 하는 유치원 교사들은 과중한 행정 업무(82.6%)와 과밀학급(55.0%)의 어려움을 토로한 비율이 높은 반면 초등 교사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44.3%)과 학부모 민원(39.2%)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경우 학생의 학습 무기력(43.1%)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42.8%) 문제를 지적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학생 지도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학 진학과 사회 진출을 앞둔 고교 교사들의 고민은 학생의 학습 무기력(55.6%)과 입시로 인한 교육과정 왜곡(37.9%)으로 나타났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 고교 교사의 경우 6.9%만이 '거의 없다'고 답해 이 같은 고민의 원인을 방증했다.


 최근 2년 간 교육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경험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응답 교사 10명 중 9명은 과도한 행정업무와 국가의 잘못된 교육 정책(67.3%)과 관리자 및 교육청의 교육활동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제한(28.0%)을 꼽아 교육당국이 교사를 관리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활동의 주체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사 어려움 방치하는 교육당국
 이밖에도 학교 안에서 교사들은 학생(41.6%)과 학부모(41.1%)의 폭언, 폭행 민원으로 인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 가운데 교육당국(0.6%)이나 학교 관리자(9.8%), 교직단체(3.5%)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은 13.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스스로 해결(46.0%)하거나 동료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21.8%)하는 방식으로 '알아서' 해결책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되는 것이 힘들어 포기'하는 이들도 12.8%에 달했다. 교육당국이 이들에게 적극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교육 당국이 이 같은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방치하는 동안 교사 10명 중 3~4명은 휴직 또는 병가를 사용(8.4%)하거나 사용을 고민(26.4%)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개혁은 현장 교사 주도로
 교사가 교육에 집중하기 위해 우선 해결되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 '학교자치와 민주주의 실현'이라고 답한 이는 9.6%에 불과했다. '기초학력 대책 및 위기 학생 지원'을 택한 응답자 역시 12.7%였다.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들 항목을 택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 지역의 한 유치원 교사는 "과중한 행정 업무와 행정실의 업무 떠밀기 등 업무 증가로 아이들과 수업할 시간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답답함에 의원면직을 고민하였다."고 했다. "8월 신규발령을 받자마자 정보부장을 맡으면서 학기말 우울증 치료를 받을 만큼 힘들었으나 다음해 3월 업무 분장에서 NEIS를 담당하게 되는 등 업무 폭증으로 결국 병가를 쓰게 되었다."는 강원 지역 초등교사, "교사의 지도에 따르지 않는 학생과 지도를 위해 상담을 요청하자 협조하지 않은 학부모로 인해 교육이 어려웠다."는 어려움을 토로한 경남의 중학교 교사, 3학년 2학기부터 교실 붕괴 수준으로 수업 진행이 어렵다는 서울의 고교 교사,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학부모의 민원성 전화에 휴대폰 벨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떨린다는 부산의 교사,…… 교사들은 당장 눈앞에 쌓인 행정 업무 처리, 수업과 멀어지는 대다수 학생을 보며 답을 찾기 위해 애쓰며 지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전교조는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들을 내고 있는 교육부 주도 교육 개혁이 아닌 현장 교사 주도의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 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11/26 [12:03]  최종편집: ⓒ 교육희망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