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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정시 확대 강행하나
정시 확대 동력 잃게 한 학종 실태조사… 교육 주체 거센 반발
 
박근희   기사입력  2019/11/26 [14:46]

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었다. 지난 9월 1일, 대통령은 '대입제도 재검토'를 주문하더니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정시 비중 상향'을 공식화했다. 교육부는 곧바로 13개 대학의 명단을 공개하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에 나섰다. 학종의 불공정성을 확인해 정시를 확대하는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학생선발에 학종의 비율이 높은 13개 대학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정시 확대'에 맞춰진 정부의 행보에 브레이크로 작용했다. 과학고·영재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이뤄진 고교서열화는 확인됐으나 학종의 불공정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못한 결과라는 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수저 전형'으로 알려진 학종이 수능보다 지역·소득수준의 편차를 줄이는 전형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결과도 나타났다.

 

 '경제여건별 합격 현황'을 보면, 조사한 13개 대학은 전체 대학보다 부모들의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교육부는 그 근거로 13개 대학의 국가장학금 수혜율을 분석해 내놨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소득수준 8구간 이하의 국가장학금 수혜율은 전국 대학 평균이 48.2%였다. 하지만 13개 대학의 4년 평균은 30.1%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수능으로 등록한 신입생 가운데 국가장학금의 수혜자는 25%였으나 학종은 35.1%를 차지했다. 3개 대학에 한정해 소득수준 3구간 이하 국가장학금 수혜율을 따져봐도 학종 12.5%, 수능 7.7%로 학종에서 저소득층 학생의 비중이 컸다.


 지역별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 4년간 서울지역 고교 출신 학생 중 13개 대학에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의 평균은 27.4%, 수능은 이보다 10%를 높은 37.8%에 달했다. 소재지별로 보면 서울은 학종 비중이 27.4%, 읍·면은 15%로 약 1.8배 차이가 났다. 반면, 수능은 서울 37.8%, 읍·면은 8.6%로 4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즉, 학종이나 수능 모두 서울지역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지만, 그 비중은 수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내놓은 자료도 이 같은 결과를 뒷받침한다. 지난 3년간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을 시·군·구별로 분석한 결과, 229개 시·군·구 중 수시학종이 우세한 곳이 68.1%에 달했다. 수능으로 단 한 명의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은 71곳에 이르렀다.


 결과에 대해 여 의원은 "수능정시를 확대하면 서울·경기 지역의 학원 밀집지역은 유리하고, 지방은 더욱 불리해져 지역간 불균형이 심해지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여 소득 계층 간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2주간 이뤄진 실태조사 결과를 두고 교육부는 추가조사와 특정감사 등을 다시 진행 중이나 '정시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전국 고등학교 교사 1794명은 '교육 불평등 해소와 입시 만능 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고등학교 교사 선언'을 했다. 이들은 교육격차 해소와 불평등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이라며 △국공립대학네트워크 공동 학위제를 통한 대학서열 타파와 경쟁만능 입시제도 폐지 △수능 자격고사화 △외고·자사고 등 고교서열화 해소 △정상적인 고교교육과정 운영 등을 촉구했다.


 교사선언에 앞선 지난달 4일에는 전국 12개 시·도 교육감들이 정시 확대 반대 성명을 내놨다. 공동성명을 발표한 교육감들은 "정시 선발 비율을 늘리겠다는 말은 교육의 국가 책임을 저버리겠다는 선언"이라고 못 박았다.
 같은 날,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학계, 정치·언론·문화·의료계 등에 종사하는 시민과 오피니언 1492명도 '대입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을 촉구하며 시국선언에 나섰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협의회는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두 협의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정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입제도 개편에 공감하는 고교 교사는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발표한 2020 대입제도 개편안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대입 개선을 말하는 것에 10명 중 7명의 교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러한 여론 속에서 교육부는 11월 28일에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최소 40% 이상 정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는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발표 일주일도 남지 않은 현재(11월 25일), 교육부가 작년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과정에서 도출한 비율 30%라는 결정을 뒤집고 정시 비중율의 앞자리를 바꾼다면, 정시 확대를 반대해 온 교육 주체들의 거센 반발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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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6 [14:46]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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