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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수능 감독관 천태만상
 
정리 · 박근희 기자   기사입력  2019/11/26 [14:52]

 수학능력시험(수능) 전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에 조합원들로부터 수능 감독관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부산지부는 수능 다음 날, 부산 지역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제목은 '2019 수능 감독 불편사항 설문'. 이내 메일함이 가득 채워졌다. 장시간 꼼짝 않고 서 있어야 하는 고통, 심리적 압박감, 동동댈 수밖에 없는 휴식시간, 차가운 도시락, "이렇게 허공에 글자라도 쓸 수 있게 해줘서 불만 사항이 1%라도 감소한 것 같다"는 넋두리까지. 많은 의견 가운데 일부를 실어본다. 덧붙여, 부산지부는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현안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능 감독과 심리적 고통의 상관관계
 감독관 차출 대상을 정하는 데부터 갈등의 소지가 있다. 내가 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가야 하니 마음이 약해 아무 말 없이 가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안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하지 않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동료에 대한 분노가 생기기도 한다. 갖지 말아야 할 감정이고 가질 필요가 없었던 감정이다. 차출이 아니라 지원을 받고 지원 인원이 적으면 고등학교 교사들 외에 감독 대상을 확대해서 해결하길 바란다./수능 이후 화풀이성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수능 감독 후 민원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힘들게 감독을 했음에도 교사는 가해자가 되는 억울한 상황이 많다. 행정적으로 조심스럽게 민원 문제를 해결해주었으면 한다.

 
 교육은 학교에서, 수능은 대학에서
 수능시험을 과연 고등학교에서 장소와 감독을 책임지는 형태로 치러야 하는가? 장소를 제공하고 감독하며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 자체에 대한 불만이 많다.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니 책임도 져야 하지 않을까. 고사장을 준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지, '잘해야 본전'인 일에, 감독 선생님들의 불만, 학생들의 민원 모든 노고를 감당할 이유가 있을까./수능 준비로 이틀간 학업 결손이 발생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대학에서 수능을 치르도록 바꿔야 한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2, 3, 4교시 연달아 감독하느라 10시쯤 화장실을 다녀온 후 4교시가 끝나고 돌아온 4시 40분까지 단 한 번도 화장실을 못 갔다. 실제 감독관이 입실하는 시간보다 10분도 더 일찍 감독관들이 다음 시험 관련 물품을 챙기고 주의사항을 듣는 시간이 이어져 의자에 앉기는커녕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는 현실이었다. 점심시간에도 식사하고 양치하고 있는데 다음 시간 감독관을 찾는 방송으로 또 화장실을 못 가고 달려야 했다. 기본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아주 조금의 휴식시간이라도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걸터앉을 수도 없나요?
 키높이의자를 구매하는 데 예산의 어려움이 따른다면, 학생용 책상 하나를 칠판 아래 붙여 놓고 거기에 잠시 걸터앉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단, 앞서 얘기했듯이 두 감독관 모두가 그러면 학생들이 보기에 좋지 않으니 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100분 이상 긴장된 상태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다 보니 생기는 신체에 불편함은 감독의 질을 떨어뜨린다. 의자의 높이가 적절하다면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감독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을 텐데 교육부의 대처에 아쉬운 마음일 뿐이다.
 
 소소하나 확실한 변화
 교실 정원은 28명 이하인데 수험생은 28명이라 수험생 간 간격이 좁고 책상을 조달하는 일도 만만찮다. 감독관이 운신할 공간도 없다. 인원수를 줄여 감독관이 학생들 바로 옆에 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교탁이 시험봉투 등 시험 관련 물품을 놓기에 너무 협소하다. 보조 책상이 필요하다. /사소하나 홀·짝수 문제지의 봉투 겉면에 각각 '반환 시는 학생들 응시한 문제지를 넣으시오', '여분 문제지 및 폐 답안지용' 등 감독관이 기록할 내용을 미리 인쇄하면 좋겠다./수험생 알림 내용을 교내 방송으로 전달하라./음식 냄새에 따른 민원으로 올해부터 도시락을 제공했는데 식어 딱딱해서 못 먹겠다./차라리 어묵 국물에 어묵 5개만 넣어 달라./점심 도시락은 너무 야박했다. 종일 서서 일하는데 따뜻한 밥 한 그릇 못 먹는다는 현실에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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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6 [14:52]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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