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국교사결의대회 열어

▲ 9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가한 교사들이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청와대 앞에서 △법외노조 즉각 취소 △해직 교사 원직 복직 △노동법 개악 저지 △핵심 교섭과제 쟁취를 촉구하는 전국교사결의대회(결의대회)를 열었다.

겨울을 알리는 입동이 하루 지난 9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기상 예보와 달리 청와대 앞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로 가을 날씨를 연상케 했다. 참가자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자 최창식 전교조 조직홍보실장은 핵심 구호를 선창하며 시작을 예고했고 참가자들은 파도타기와 함성으로 본대회를 준비했다.

본대회는 노동자대회 참가를 위해 서울로 모인 차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으로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1시에 시작됐다. 무대에 오른 정성홍 전교조 사무처장은 법외노조 통보 이후 6년이 지났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 노동 적폐 청산 관련 위원회와 국제사회의 권고 등을 언급하며 ‘이를 무시하고 정치적 셈법에만 매달려 교사의 기본권 침해를 방치’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면서 본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 대회사를 통해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와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대회사에 나선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의 역사가 곧 한국 교육의 역사”라며 전교조 결성 30년 동안 줄기차게 참교육을 위해 투쟁해 온 조합원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전교조 새로운 30년,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데 결정적인 장애물인 법외노조 문제”를 외면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권정오 위원장은 “오늘은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정확히 절반이 되는 날이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기간이 박근혜 정권보다 문재인 정권에서 훨씬 더 길다. 이제 전교조 법외노조의 더 큰 책임은 문재인 정권에 있으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주범은 박근혜 정권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됐다.”라고 날 선 비판에 나섰다. 나아가 권정오 위원장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나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노동법 개악안을 의결한 ‘반노동적 행보’를 멈추고 비준의 진정성을 법외노조 직권 취소와 해직 교사 원직 복직으로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권정오 위원장은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에 집중함과 동시에 노동조합으로서 “학교를 변화시키는 노력과 그 노력의 최전선에 있는 조합원을 위한 노조 본연의 길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교원노조로서 특권교육 철폐와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투쟁에 매진할 것을 약속했다.

투쟁 발언에 나선 문명숙 전교조 울산지부장도 “원직 복직 투쟁은 우리 전교조가 함께 풀어야 할 투쟁이며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전체 노동운동 진영의 손발을 묶으려는 노동법 개악에 맞물린 투쟁이다.”라며 원직 복직과 노동법 개악 저지에 함께 할 것을 강조했다.

홍동희 전교조 부산지부장은 “전교조는 반교육의 장벽을 뚫고 참교육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움직임을 멈춘 적이 없었다.”라며 “법외노조를 돌파하고, 해고자 원직복직을 쟁취하고,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핵심교섭과제를 쟁취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부터 먼저 단결하고 마음을 모으자.”라고 전했다. 

▲ 전교조 해직 교사들은 '함께 싸워 법외노조 취소, 노동3권 쟁취합시다!’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영주 해직 교사가 대표로 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전교조 해고자 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원복투)는 ‘함께 싸워 법외노조 취소, 노동3권 쟁취합시다. 조합원 선생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은 이영주 해직 교사는 “우리는 6년 동안 전교조를 지켰다. 단 한 줄의 규약도 개정하지 않았고 단 한 명의 해고자도 버리지 않았다.”라며 “그 6년을 거치며 단 한 번도 직접 동지들께 말하지 못한 얘기다. 정말 고맙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법외노조를 취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미래의 노동자가 될 우리 학생들에게 모든 노동자가 노조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선물로 들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는 세상 만들자.”라는 말로 해직교사들의 투쟁 결의를 밝혔다. 

▲ 대회 참가자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등의 구호가 담긴 공을 청와대로 날려 보냈다.         © 최승훈 <오늘의 교육> 기자

전교조는 결의문 낭독으로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교사대회 참가자들은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전교조 법외노조 즉각 취소 △노동기본권 보장을 촉구했다.  정부·교육부에는 △해직교사 원직 복직 △불평등·특권교육 해소 △교육적폐 청산 △핵심교섭과제 해결을, 정부와 국회에 △노동법 개악 시도 중단 △조건 없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뒤에는 광화문역까지 행진한 후 ‘11·9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해 ‘노동개악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를 촉구했다.

▲ 교사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앞 도로에서 열린 전태일열사정신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 전교조 제공

한편, 올해 전교조가 내건 핵심교섭 과제는 △차등성과급·교원평가 폐지 △학교행정업무 교육지원청 이관 △교원 인사·승진제도 개혁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학생 학습량(주당 수업시수) 감축 △해직교사 원상회복 △담임·부장·교원 연구수당 인상 △교원 유급 자율연수제 실시 △공무원 보수위원회 참여 보장 △학생부 초중등 분리·간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