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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 등 규제로 인한 교육 활동 침해 '주객전도'
학교교육에 영향을 끼치는 법령 및 입법 실태 토론회
 
박근희 기자   기사입력  2019/10/02 [07:45]

자율적인 학교운영을 존중하며 1998년에 제정한 교육기본법.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오늘, 학교현장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수많은 법령이 오히려 학교현장을 옭아매는 건 아닐까. 이를 살펴보는 토론회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학교교육에 영향을 끼치는 법령 및 입법의 실태'를 나라별로 비교한 토론회에서 범교과학습을 중심으로 내용을 살펴본다.
 
 한국  '질식 수준'의 각종 법령
 한국의 실태를 발제한 신동하 경기 청솔중 교사는 "법령 등에 의한 규제가 학교의 일상 교육 활동을 침해하고 나아가 질식 수준에 이르는 주객전도 현상을 유발한다."라며 그 가운데 범교과학습을 문제로 끌어냈다. 사회적 요구가 있을 때마다 진흥법 등으로 강제하는 범교과 학습이 법령에 그치지 않고 각종 지침으로 '물리적으로 더 담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과다한 범교과 교육과정의 편성과 교육 시간을 의무화한 점이 문제로 짚어졌다. 신 교사는 "1년간 학생이 수강하는 총 시수가 1153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전체 수업시간의 1/5에 육박하는 시간을 특별교육에 할애하는 꼴"이라며 더욱이 "학교 교과 교육과정과 겹치는 내용이 많고 지나치게 세부적이라 전체 교과 교육과정이 어그러진다."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교사의 효과적인 교육 활동과 운영 재량권은 물론 학생들의 교육권까지 침해한다."라고 우려했다.


 부실한 교육과 과중한 행정 업무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한 예로 강사를 초빙하려면 공고에서부터 채용, 성폭력 조회, 정산까지 많은 업무를 해야 하는 현실이다. 신 교사는 이러한 상황을 '낮은 효과, 높은 비용 교육 구조의 전형'으로 표현하며 중복 반영된 관련법의 개선을 강조했다.
 
 일본  지자체 관장, 재정은 국가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의 실태를 소개했다.

  일본도 범교과학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점에서 한국과 닮았다. 하지만 중앙정부 중심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방자치단체가 관장한다. 각 도도부현에서 운영하는 교육위원회가 지역의 특성에 맞춰 범교과학습을 시행한다는 것. 예를 들어 지진이 잦은 구마모토현에서는 자연재해에 대비한 교육을, 내년에 올림픽을 앞둔 도쿄도에서는 패럴림픽 교육을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일본도 특정 교육을 진흥하기 위해 다양한 법률을 제정한다. 그러나 그 수가 한국에 비교해 많지 않고 내용도 다르다. 김 교수는 "(일본의) 진흥 법률은 국가의 재정 부담 지원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며 학교에서 직접 어떤 일을 하도록 하는 규정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한국은 상당히 많은 진흥 법률이 학교가 무언가를 하도록 직접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독일  교사 자율성 강조하는 학교법
 박신욱 경상대 교수에 따르면 독일의 교육은 '자율성'에 초점을 맞춘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에서 교육의 권한은 주(州)에 있다. 주마다 개별적인 학교법을 제정해 운영하며 주는 다시 각 학교와 교사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물론 연방에서 홀로코스트 교육, 디지털교육 등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는 이른바 범교과학습을 의무화하지만 '어디까지나 교육과정을 개발하도록 권고할 뿐'이다. 그렇다 보니 교사를 강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일을 찾기는 어렵다.


 박 교수는 "독일도 범교과 차원의 역량개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 우리와는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법률, 시행령, 조례 등의 방식으로 결정하고 이를 학교에서 시행하도록 지속해 보고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와 달리 독일은 원칙적으로 연방이 교육과 관련된 입법 관할을 갖지 않으며 문화부장관회의의 합의도 대부분 법적 강제력을 갖지 않는다. 주 정부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수립해 일선 학교에 제공하면 교사들이 이를 선택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마지막 선택권은 교사에게 부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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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2 [07:45]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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