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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 고 | 721호 교육희망 사설 유감
노동기본권 보장 없는 일상의 문제 해결은 허구
 
김봉석 · 전교조 대구지부(동변중)   기사입력  2019/10/03 [16:04]

  지난 교육희망 사설은 이번 전국대대와 관련해 투쟁의 화두가 바뀌었다고 평했다. 법외노조 취소 같은 투쟁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겪는 일상적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법외노조 취소와 노동기본권 확보 투쟁이 잘못된 방향인 것으로 평가하였다. 과연 그런가? 우리에게 투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조합에게 일상의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하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학교 일상에서 부딪히는 온갖 갑질과 부조리는 위계적이고 반노동적인 학교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교 일상의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과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육주체로서 단결하고 연대했을 때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교육과 사회에 대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법외노조 취소와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확보는 학교 일상을 바꾸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학교 현장 민원해결을 위해 교육청에 연락해도 법외노조라 협의 못하겠다는 교육 관료. 과중한 업무와 실적요구에 시달리는 학교 일상을 바꾸기 위한 정책협의회 요구 역시 법외노조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어렵사리 합의한 결과마저도 교육청의 의도된 무시로 강제성과 실효성을 담보 받지 못한다.


 지금도 서울대에 몇 명 보냈고, 입시에 최적화된 생활기록부 작성을 한다는 어느 고등학교 홍보 현수막이 거리에 나부끼고 있다. 입시 수단으로 내몰리는 학생들, 공문과 민원에 시달리는 교사들, 위계적이고 성차별적 구조가 고착화된 학교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던 문제가 아니었던가? 교사나 학생들이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오는 것은 전교조가 일상의 문제를 외면했기 때문은 아니라 교육노동자로서의 온전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주체로 서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학생들과 동지들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일상의 문제 해결은 이루어질 수 없다. 치열한 입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고통, 세월호 참사와 더딘 진실규명, 고공농성장으로 올라간 노동자들의 절규와 아우성. 이 모든 것이 학교 일상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


 모두를 위한 모두의 전교조이기에 조합원들과 함께 이웃을 돌아보고 같이 한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교육이 가능한 학교, 인간으로서의 삶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교육희망 사설은 법외노조 취소와 조합원의 일상 문제해결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고, 대의원들이 법외노조 투쟁의 중요성을 격하한 것처럼 오인시켰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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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3 [16:04]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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