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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동이 거대한 변화로 돌아올 겁니다"
| 기 | 고 | 기후행동 펼치는 대한민국 청소년들
 
청소년 기후행동   기사입력  2019/10/03 [16:07]

 대한민국의 첫 기후행동이었던 3월 15일 광화문에는 300명의 청소년과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5월 24일 3월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 광화문에 모였습니다.

 

시작은 정말 외로웠지요. 5명 정도밖에 되지 않던 행동 기획단은 315를, 524를 기획하며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기후 위기에 문제인식을 가지고 행동하고 외칠수록 대응하지 않는 정부와 무관심한 현실이 너무 아팠습니다. 외치고 행동할수록 외롭고 슬프고 화가 났습니다. 기후 위기는 서서히 나의 일로서 너무나도 아프게 체화되었고 기후 변화를 말할 때 마다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행동단의 청소년들을 통해 우리 한국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9월 시민사회와 선배 세대의 응답이 생겼습니다. 청소년들의 행동으로 감동받고 함께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 21일 #기후위기비상행동도 진행되었고, 그날 5000여명의 동료들이 우리에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9월 27일 학교 밖으로 나오진 못해도 학교 안에서 기후 위기와 싸워주는 수백 명의 청소년 동료들이 생겼고, 현장에서 연대한 700여명의 동료가 생겼습니다.


 9월 27일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가한 모두가 아주 많은 고민을 거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함께 한 우리 중 대다수가 주변 선생님, 부모님, 혹은 친구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시험 기간인데 무슨 생각이냐' '너 혼자 거리로 나간다고 뭐가 바뀌겠냐' '고등학생이 벌써부터 무슨 시위냐' '이런 일은 대학 가고 나서 해도 충분하다'. 기후위기에 대해 침묵하는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하라고 시키는 학교에서, 내가 느끼는 절박함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저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전, 결석 시위라고는 쓰지 못하고 청소년기후행동 행사 참가라고 쓴 현장체험학습서를 담임 선생님께 제출하면서, 혹시라도 통과가 되지 않을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학교 게시판에 결석 시위 포스터를 붙여 더 많은 친구들을 모으고 싶었지만, 교무실에서는 허용해 주지 않았습니다. 지지의 시선보다는 우려의 시선을, 때로는 결석 시위라는 단어에 질타부터 보내는 어른들을 만날 때면 너무 막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금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또래 청소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문제를 청소년들이 먼저 나서서 외치고 있습니다.

 

10년 후, 20년 후 내가 살 미래를 보장해 달라는 단순한 요구를 내세운 우리를 보고, 많은 어른들이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과 환경부는 이미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고, 우리의 의견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말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옳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장 앞에 서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에 설 것입니다.


 물론, 변화는 더딥니다. 오늘 시위로 하루 아침에 눈에 보이는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시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어쩌면 무거울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가 결코 의미 없는 게 아닙니다. 작아 보이는 우리의 행동이 결국 거대한 변화로 돌아올 겁니다. 오늘이 끝이 아닙니다.

 

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얻은 용기를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행동을 멈추지 말아주세요. 계속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주변 친구들을 데리고 거리로 나오세요. 지구에 재앙이 닥치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변화의 시작점이고, 변화는 반드시 옵니다. 감사합니다.


 김도현, 김서경, 오연재, 김유진 / 청소년 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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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3 [16:07]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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