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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교육의 가장 아픈 곳을 응시하다.
 
김경엽·전교조 직업교육위원장   기사입력  2019/10/02 [12:15]
▲ 2일 전남 목포시에서는 직업계고 현장실습 희생자 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 김경엽


 고등학생 현장실습을 두고 교육부는 훈련이라고 하지만 학생들은 산업 현장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건 사고가 날 때마다 현장실습을 훈련이라고 했다가 노동이라고 하는 등 말 바꾸기를 일삼아 현재는 현장실습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전남도교육청이 실시한 전남지역 도제학교 실태조사는 현장실습을 ‘임금노동’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실습생 역시 노동자라고 말한다. 임금 노동에 참여한 학생에게 훈련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전교조와 만난 교육부 담당자는 전남지역 도제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두고 ‘좁은 지역의 조사’라거나 ‘표본이 타당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조사결과에 내포된 의미를 읽으려 하지 않았다.

 

현장실습은 훈련이다
누구나 노동자가 된다.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 익숙하지 않은 노동 환경에서 일하게 되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은 어떻게 노동생산성을 높일까?


기업은 생산 공간이 아닌 곳에 별도의 훈련공간을 두고 실제 생산 환경과 유사한 설비를 마련한 뒤 훈련교사를 배치한다. 누구나 새로운 공간에서 능숙하게 작업할 수 없기에 훈련생은 이 공간에서 실습 과정을 거쳐 생산현장에 배치된다. 이 과정에서 직장 동료 간 기술 전수가 이루어진다.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인의 기술 수준이 아닌 노동집단의 기술 수준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상호 소통 등을 위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 이것이 현장실습의 기본 개념이고 현장실습이 필요한 이유다. 현장실습은 이 같은 기업의 울타리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기에 훈련이라고 보아야 한다.


현장실습은 생산 공정 적응 기간이며 기업주에게 이익을 주는 노동자의 직무향상 기간이기도 하다. 채용 이후 직무수행 기간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산정된다. 분명한 지점은 현장실습은 교육이 아닌 훈련 속에서 임금노동으로 규정되어야 하며 이 비용은 온전하게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실습은 교육이 아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쟁 구조 속에서 기업은 저숙련 기술 분야 훈련비용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이것을 국가 기관의 책임이라 떠넘기고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기업의 요구를 교육적 성찰 없이 그대로 수용해 직업계고등학교에 기업 훈련원의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직장 내 직무적응 훈련 과정을 현장실습이라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실습은 노동도 훈련도 아니다. 직무 훈련과정에서 생산 노동과정으로 넘어가는 중간지대로 노동과 훈련의 공통분모 지점이다. 훈련원과 같은 훈련기관에서 운영하려 해도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활동이기에 명확하고 확실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훈련이 아닌 ‘노동’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현장실습은 순수한 교육 활동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현장실습 과정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당한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이 같은 내용을 증명하고 있다. 그들의 증언은 노동을 했지만 노동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법은 있지만 취약했기에 희생당한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사악한 기업주가 아닌 우리 시대가 만든 구조가 그들을 세상 밖으로 밀어낸 것이다. 


현장실습으로 노동자의 기술향상과 학업 병행이 가능하다는 주장, 청년층이 산업현장에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신규 입직자들의 직무능력을 강화시킨다는 교육부의 주장은 허상이다.


현장실습은 살아남기 위해 직업을 가져야하는 학생, 취업을 위해 불안한 맘에 시달려야 하는 학부모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노동 착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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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2 [12:15]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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