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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전' 볼모로 '짝퉁 보험판매' 제동!
한국교육안전공제회, ‘유사수신행위’로 벌금 등 유죄판정 받아
 
김형태   기사입력  2019/09/23 [21:16]

민간 사단법인 '한국교육안전공제회'(이사장 심은석)가 공익 특수법인 '학교안전공제회'와 비슷한 명칭으로 무려 8년 가까이 '유사수신행위'를 해오다 벌금 1000만 원 및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유사수신행위란 은행법, 저축은행법 등 금융관련법령에 의거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731한국교육안전공제회와 대표인 심은석 이사장을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법인은 벌금형을대표자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다.

▲ 유사수신행위로 벌금형을 받은 한국교육안전공제회 누리집 화면     

 

 

법원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가 '학교안전공제회'와 유사한 명칭으로, 전국 초중고교 등 학교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금융위원회의 허가 없이 여행자공제 등 보험사업을 하여, 2012년부터 20188월까지 총 공제가입비 명목으로 무려 2234800만원을 수입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안전공제회가 보험사업에 관한 규제를 회피하여 금원을 수신하였으므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 업체가 경기도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운영한 점, 비영리 법인 형태로 공제회를 운영한 점, 공제사업 수입금이 임의로 구성원들에게 배분되지 않았던 점, 공익적 활동에 기여한 바가 있는 점, 피고인의 사정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했다.

 

▲ 의정부지방법원은 한국교육안전공제회 및 대표인 심이사장을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법인은 벌금형, 대표자에게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했다     © 김형태

 

'교피아' 소리까지 들었던 심 이사장과 그가 만든 짝퉁 '한국교육안전공제회'

 한국교육안전공제회는 심 이사장이 2012년 초··고교장협의회 회장으로 있었을 때 만들어졌다. 당시에도 이미 17개 시·도교육청이 학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보상하기 위해 출연한 공익 특수법인(학교안전공제회)이 있었지만, 유사한 이름과 역할의 '민간보험사'를 따로 설립한 것이다.

 

원래는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사단법인 설립을 시도하였으나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허가하지 않자사무실을 경기도로 옮겨 2012510일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설립허가를 받고 영업을 해왔다고 한다.

 

오랫동안 공교육에 몸담았고, 더구나 고위 공직을 맡았던 사람이 이른바 '짝퉁 보험사'를 만들어 학교 현장을 혼란하게 하자 바로 민원이 제기됐다. 설립 초기인 2012년 국정감사에서는 유사 명칭 사용으로 인한 법규 위반 논란이 일었다또한 서울시교육청과 강동교육지원청에서 이 업체의 학교평생교육보험 상품 설명서를 각 학교에 보내는 등 학교 전자문서시스템으로 이 업체를 홍보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논란이 이어지자 심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잠시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이라는 고위직을 맡아 '학교안전공제회' 업무를 직접 관장하는 일을 하게 된다. 학교안전공제회의 '유사품', '복제품' 역할(짝퉁 보험 판매를 하던 사람)을 하던 사람을 교육부가 고위직으로 모셔간 것이다.

 

"학교장들에게 '보험 세일즈(판매)'를 했던 한국교육안전공제회 이사장이 초·중등 교육을 총괄해 감독하는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에 내정됐다. 황우여 장관이 인천 인맥을 요직에 발탁한 것을 두고 '황 피아' 논란도 일고 있다."(2014.11.13. 경향신문 보도)

 

당시 경향신문은 이렇게 보도하고 있다. 이후, 그는 2014년 비리 연루 의혹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퇴임했다. 그런데 퇴임한 바로 다음날 한서대 교수로 재취업한 것은 물론이고 본인이 만든 한국교육안전공제회 이사장으로 복귀 논란으로 당시 언론에서도 크게 보도한 바 있다.(2014.09.24. 경향신문 : '교피아'의 전형 보여준 교육부 퇴직 간부 / 뉴시스 : '비리' 연루 교육부 고위간부 퇴직하자마자 대학행)

 

"(20148) 31일 정년퇴임한 교육부 고위 간부가 자신이 주도해 만들어온 유관기관 이사장에 선임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간부는 퇴직 다음날 지방 사립대 전임교원으로도 직행했고, 교육부는 경찰이 횡령 비리를 적발해 징계를 요구한 사람에게 정년퇴직 닷새 전 '정직 3개월'의 형식적인 늑장 징계를 했다. 징계 절차를 밟는 중에도 정부의 방조 속에 미래를 준비해 떠난 '교피아'(교육+마피아)의 전형이었다."(경향신문 보도)

 

▲ 2014년 당시 언론보도 내용 중 일부 : 학교장들에게 '보험 세일즈(판매)'를 했던 한국교육안전공제회 이사장이 초·중등 교육을 총괄해 감독하는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에 내정됐다. 황우여 장관이 인천 인맥을 요직에 발탁한 것을 두고 '황피아' 논란도 일고 있다     © 김형태

 

고발했지만, '전관예우와 유전무죄의 넘사벽' 앞에서 고전, 또 고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는 201739일 사단법인 '한국교육안전공제회'가 실질적으로 보험(공제)업을 하고 있고, 사단법인의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뒤에 사업을 하여야 함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보험업법,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고, 무엇보다 해당업체의 지급불능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 학교, 교육청에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이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당시 이 사건을 접한 검찰과 관계 기관의 태도는 미온적이었다. 이를 두고 심 이사장이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이고, 유명 법무법인인 김앤장이 변호를 맡아 그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법령 소관부처(교육부)가 답변할 사항이라고 떠넘겼고, 교육부는 "비영리법인 등에서 공제사업 운영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아니하므로 회원을 대상으로 공제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며 아예 면죄부를 주는 내용으로 회신했다.

 

이를 근거로 2017731일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불기소 통지(혐의 없음)'했다. 이에 서울학교안전공제회는 96일 항고했으나 1020일 기각됐다. 그러나 126일 서울학교안전공제회가 포기하지 않고 재항고하여 2018621일 재기수사명령을 얻어냈고, 같은 해 126일 의정부지검은 한국교육안전공제회와 심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공제 관련 기관의 경우, 전체 현황조차 공식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무허가 공제회가 독버섯처럼 버젓하게 불법영업을 하고 있어 소비자 보호에 공백이 우려되는 상태라고 한다.

 

이번 판결에서 보듯 법원에서는 어떤 공제회든 설립과 운영행위가 실질적으로 보험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고, 개별법령의 근거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업법상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 모두 '유사수신행위'라 보고 있다.

 

한국교육안전공제회는 개별법령의 근거가 없는 법인이며, 금융위원회의 허가 없이, 단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보험 사업을 해온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는 학교와 교육기관들은 한국교육안전공제회가 마치 학교안전공제회와 같은 공익적인 기관인 줄 알고, 이 업체에 가입하였고, 한국교육안전공제회는 2012년부터 21088월까지 약 223억 원을 벌어들였다.

 

'유사수신행위''교육계 전관예우' 없애는 계기로 삼아야 

일선학교 안전담당 교사들과 학교안전공제회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을 두고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다. 심 이사장이 만든 한국교육안전공제회는 정식 보험회사나 우량공제회, 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출자한 공제회와 달리 대형 사고에 대한 위험 담보가 불가능하다. 즉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지불 능력이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와 소비자가 보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교육안전공제회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전국의 많은 학교와 심지어 교육당국도 아직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어이 시간에도 한국교육안전공제회는 여전히 계속해서 영업(보험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 등 적절한 법적 대응과 함께 이번 소송 결과를 각 학교에 신속하게 알리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안전공제회와 한국교육안전공제회의 명칭이 너무 비슷하여 두 공제회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에 따르면 명칭 혼동으로 인한 전화가 연간 600건 정도 걸려온다고 한다.

 

송효근 서울학교안전공제회 부장은 "'가짜'가 너무도 당당하게 '진짜'처럼 행동해 '유사품', '복제품'을 가려내는데, 고발, 항고, 재항고, 1심 선고 등의 산을 넘어 여기까지 오는데 참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한 후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시시비비가 간단한 사안이데쉽지 않은 소송"이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정의로운 결과이니만큼 앞으로 더욱 지혜롭게 대응해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하루 속히 한국교육안전공제회가 '불법 무자격 업체'이니 가입하지 말라는 공문을 전국에 있는 학교로 보내고 비영리사업 중 공제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교안전 전문가도 "초등학교 교장과 교육부 교육정책실장까지 지낸 사람이 학교안전을 볼모로 오랫동안 위법적인 돈벌이를 했다는데 분노한다."면서 "이번 판결로 학교로 후배들과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강요하듯, 또는 구걸하듯 영업하는 유사수신행태가 없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적인 전관예우를 이용한 악행이기에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벌했어야 함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그친 것 같아 못내 아쉽다""2심에서는 좀 더 무거운 형량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도 이번 형량이 지나치게 약하다며 항소했다.

 

▲ 소송 진행 경과 당시 이 사건을 접한 검찰과 관계기관의 태도는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다 못해 한통속이라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를 두고 심이사장이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이고, 또한 유명 법무법인인 김앤장이 변호를 맡아 그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 김형태

 

학교안전공제회와 교육시설재난공제회 통합해, '학교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학교안전전문가들은 현재 '17개 시·도 학교안전공제회, 학교안전공제중앙회, 교육재난시설공제회...' 등 유사한 기관들이 혼재해 무척 혼란스럽다며 교육부와 국회가 나서 중장기적으로 이를 통폐합하여 '학교안전공단'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동부에는 안전보건공단, 국토부에는 교통안전공단, 경찰청에는 도로교통공단, 그밖에도 부처마다 산하에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시설안전공단, 승강기안전공단... 등을 두고 안전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강조하며, 학생 안전을 말하는 교육부에는 정작 '안전관련공단'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 수가 적지 않고, 실제로 어린이·청소년 학교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연령상 가장 중요한 시기임(어린 시절과 사춘기 청소년 시절을 지나고 있다는 점에서)을 감안할 때 교육부 산하에 학교안전 업무를 총괄할 '학교안전공단'을 설립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학교안전 예방활동및 안전교육 강화와 치료비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 용어설명 > 공제회 : 공통의 이익 관계를 갖는 다수의 집단이 결합해 공동의 준비재산을 형성하는 제도. 구성원들에게 질병이나 상해(傷害)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여 구제하기 위해서이다. 보험상품 등의 형태로 일정 금액을 예치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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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23 [21:16]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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