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오세연 교사는 '교육청마다 교무행정사를 배치하고 학교지원센터를 만들고는 있는데 과연 지금 학교가 교사들이 진정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충남교육청 관내 각 초등학교에 업무분장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충남의 412개교 중 407개교가 자료를 제출했고, 교원과 행정실 업무분장표를 근거로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내용은 업무분장표에 근거해 작성한 것이므로 실제 학교 현장을 그대로 드러내는데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그 결과는 유의미했다.
분석표를 종합해보면, 교원능력평가 업무 등 교장이 해야 할 업무를 교사나 행정직원이 하고 있는 학교가 상당수였다. 교장의 고유업무인 행정실 인사업무를 행정실장이나 행정직원이 대신하고 있는 경우가 95.1%(387개교)에 달했다. 반면, 교장의 수업 및 보결사례는 1개교, 교감의 경우 3개교에 그쳤다. 교장이 고유 업무인 인사업무를 직접 맡고 있는 경우는 2%(8개교)였고, 3.9%(16개교)만이 교장이 업무분장에 따른 업무를 맡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감이 교장의 고유 업무인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교감의 업무인 교무 관리의 책임은 교무부장에게 맡겼다. 교원평가 업무의 경우 87%(354개)가 교사 담당으로 두었고, 6%(25개교)는 교감이 맡고 있었다. 교감의 교장업무 대행은 부득이한 사유로 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만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분석표에서는 상시적으로 교감이 교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초중등교육법 제 20조(교직원의 임무)은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교무를 통할한다는 것은 단순 결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 일을 하고 있고,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도록 되어 있다.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오세연 교사는 교사들이 교육 이외의 업무에 시달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한마디로 '업무 전가 도미노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감이 교장 승진을 위해 교장의 업무갑질에 따르다 보니 도미노처럼 교무부장과 교사들까지 업무폭탄에 쓰러지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충남의 사례를 보면 전국 학교 상황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그는 "많은 학교들이 불법으로 교사에게 교무 업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갑질 신고 시 '전가'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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