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도 > 종합보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학교에서 벌어지는 '업무갑질 도미노'
충남, 학교업무분장 현황 분석… 업무 있는 교장 4%
 
김상정   기사입력  2019/09/03 [14:22]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오세연 교사는 '교육청마다 교무행정사를 배치하고 학교지원센터를 만들고는 있는데 과연 지금 학교가 교사들이 진정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충남교육청 관내 각 초등학교에 업무분장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충남의 412개교 중 407개교가 자료를 제출했고, 교원과 행정실 업무분장표를 근거로 현황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내용은 업무분장표에 근거해 작성한 것이므로 실제 학교 현장을 그대로 드러내는데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그 결과는 유의미했다. 

 

  학교장에게 주어지는 통할권(모두를 거느리고 다스리는 권한)은 일제 식민지 잔재 중 하나다.                 그림 정평한

 

 분석표를 종합해보면, 교원능력평가 업무 등 교장이 해야 할 업무를 교사나 행정직원이 하고 있는 학교가 상당수였다. 교장의 고유업무인 행정실 인사업무를 행정실장이나 행정직원이 대신하고 있는 경우가 95.1%(387개교)에 달했다. 반면, 교장의 수업 및 보결사례는 1개교, 교감의 경우 3개교에 그쳤다. 교장이 고유 업무인 인사업무를 직접 맡고 있는 경우는 2%(8개교)였고, 3.9%(16개교)만이 교장이 업무분장에 따른 업무를 맡고 있었다. 

 

▲ 충남지역 학교장의 행정직 인사업무 전가 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표. 대부분의 학교가 교장의 통할권을 앞세워 교장의 고유업무인 인사업무를  전가하고 있다.   ⓒ오세연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감이 교장의 고유 업무인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교감의 업무인 교무 관리의 책임은 교무부장에게 맡겼다. 교원평가 업무의 경우 87%(354개)가 교사 담당으로 두었고, 6%(25개교)는 교감이 맡고 있었다. 교감의 교장업무 대행은 부득이한 사유로 교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만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분석표에서는 상시적으로 교감이 교장 업무를 대행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 충남지역 학교장의 교원능력개발평가 업무전가현황, 87%(354개교)의 학교가 교원평가 업무를 교사 담당업무로 두었고 6%(25개교)는 교감이 맡고 있다.     ⓒ 오세연

 

 초중등교육법 제 20조(교직원의 임무)은 '교장은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교무를 통할한다는 것은 단순 결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 일을 하고 있고,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도록 되어 있다.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 충남지역 학교업무분장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장이 구체적으로 업무를 맡고 있는 사례가 극소수다.     ⓒ 오세연


 가까운 예로 교사의 방학 중 당직이나 재량휴업일, 토요 스포츠 강사 수업 등으로 인한 출근을 요구하는 학교가 아직 상당수다. 교무관리에 대한 책임과 임무가 교장과 교감에게 있고 교사에게는 지급되지 않는 직급보조비와 관리업무수당으로 2019년 1월 8일 현재 교장은 총 96만 1640여원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방학 중 근무나 토요일 근무를 하게 하면서 학교 관리를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오세연 교사는 교사들이 교육 이외의 업무에 시달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한마디로 '업무 전가 도미노 현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감이 교장 승진을 위해 교장의 업무갑질에 따르다 보니 도미노처럼 교무부장과 교사들까지 업무폭탄에 쓰러지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충남의 사례를 보면 전국 학교 상황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그는 "많은 학교들이 불법으로 교사에게 교무 업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갑질 신고 시 '전가'에 해당한다."라고 강조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9/03 [14:22]  최종편집: ⓒ 교육희망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업무 전가, 업무 갑질 도미노, 오세연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