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 자격연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서도 ‘성희롱 발언’

최대현 | 기사입력 2019/08/08 [10:54]
뉴스
정교사 자격연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서도 ‘성희롱 발언’
최소 500명 교사들 이틀 연속 부적절 강의에 의무 출석... “정교사 자격연수 개선” 목소리
최대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9/08/08 [10:5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최소 500명 교사들 이틀 연속 부적절 강의에 의무 출석... “정교사 자격연수 개선” 목소리

1, 2급 정교사 자격연수 통합 특별 강연에서 한 강사의 성희롱성 음담패설로 파장이 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같은 연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강연에서도 강사가 성희롱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교사 자격연수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주대 사범대학 교육연수원이 진행 중인 정교사 자격연수 시간표. 적어도 500여 명의 교사는 8월 5일과 6일 이틀 연속 성희롱 등 부적절한 발언이 쏟아진 강의를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다.(빨간색 네모칸이 문제의 강의)   © 교육희망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공주대 사범대 교육연수원 등에 따르면 정교사 자격연수가 진행 중인 지난 5일 오전, 공주대 백제교육문화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예방 교육)에서 정 아무개 교수(중부대 사회복지학과)“‘섹시하다라는 말 나는 듣고 기분이 좋다.”라는 자신의 기준을 얘기하고서 “‘섹시하다라는 말은 여자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모든 여자에게 일반화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나는 섹시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에게 밥을 사주겠다.”라고 했다. 특정 상황에서 섹시하다라는 말을 들은 여성이 불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다.

 

정 교수는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한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 정 교수는 요즘은 학생들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어깨를 두드려주는 것도 성희롱으로 신고될 수 있다. 칭찬하기도 무서운 시대가 됐다.”라거나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면 성희롱, 성폭력으로 신고할 수 있다. 그런데 성적 수치심에 대한 정확한 기준 없이 피해자의 말만 미고 신고를 접수한다.”라고 했다.

 

또 정 교수는 속옷을 망사팬티나 티팬티를 입고 다니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일본은 팬티 문화가 없어서 여자들이 질염에 걸리지 않는다. 혹시 내가 성폭행을 당했을 때 내가 그걸 입고 있으면 이 여자는 그럴만했다고 오해받을까 봐 나는 입고 다니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성폭력 가해자를 신경 써야 한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정 교수는 우리 나라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복지가 부족하다. 다시는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복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여자들 말에 따라 성희롱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남자들 조심히 해라.”라고도 했다.

 

에이즈 문제가 동성애 탓이라는 말도 했다. 정 교수는 에이즈 감염자 중 97%가 남자인 이유는 동성애 섹스 때문이다. 문란해 지다보니 에이즈 환자가 나타났다.”라고 했다.

 

문제의 예방 교육은 교육부가 올해 정한 교원연수 중점 추진 방향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할 교육과정이다. 교육부는 안내 문서에서 자격연수 교육과정에 필수 및 권장 교과를 반영해 안전 및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 등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관리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예방 교육에서도 강사의 성희롱 등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면서 교육부의 설명이 무색해 졌다.

문제의 예방 교육을 들은 한 교사는 성희롱을 당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예방 교육에서 되려 성희롱을 받은 듯한 불쾌한 강의였다.”라며 여태껏 교육 받았던 예방 교육과는 매우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이고 강사 개인의 성 가치관을 강요했다.”라고 비판했다.

 

이 교사는 몇몇 강사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강사를 섭외하게 된 과정 등 자격연수 시스템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예방 교육은 53~4교시(1050~1230)에 열렸다. 앞서 성희롱 음담패설로 문제가 된 이른바 홍채특강은 6일 같은 시간에 진행됐다. 적어도 교사 500여 명은 이틀 연속 성희롱성 발언을 들어야 했다.

 

전교조는 정교사 자격연수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이날 내놓은 성명서에서 비단 한 명의 부적격 강사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강사 섭외를 비롯해 1정 연수 전반이 얼마나 부실하게 운영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강의의 질과 연수 목적 적합성은 매년 제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연수 목적에 부합하도록 1정 연수 강사와 강의의 질을 개선하고 교사 수요 조사를 통해 학교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강의를 개설하라.”라며 승진 점수와 줄 세우기, 1정 연수 성적 평가 및 활용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연수 자격과정을 개선하라.”라고 촉구했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위기의 시대, 우리는...
메인사진
[만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