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미래자치학교 지정할 땐 언제고... 폐교 칼날"

강성란 기자 | 기사입력 2019/08/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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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미래자치학교 지정할 땐 언제고... 폐교 칼날"
서울 송정중 폐교반대 기자회견 열려
강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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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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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정중 폐교반대 기자회견 열려

송정중이 혁신 교육에 실패했거나 도저히 학교를 유지할 수 없는 사유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마곡2중학교 설치를 위해 폐교되어야 할 가치밖에 없다면 교사들의 노력도, 스스로 학교를 바꾸어간 졸업생의 역사도, 현재 재학생들의 계획도, 혁신 교육도 그 정도 가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송정중의 폐교 이유를 물을 때 송정중을 폐교해야 마곡2중학교 지원금이 나와서 그렇다는 부끄러운 답을 하지 않도록 학교를 지켜 주고 싶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9년 차, 서울에 4개뿐인 혁신미래자치학교인 서울 송정중의 폐교를 추진하면서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송정중학교폐교를반대하는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곡2중 신설을 위한 송정중 폐교 추진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초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한 송정중을 내년 2월 폐교하겠다고 밝혀 비난 여론이 거세다.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혁신미래교육이라는 서울시교육청 현수막 아래 학생들은 송정중 폐교는 혁신학교 실패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 강성란 기자

 

공대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2020(가칭)마곡2중 개교를 위해 인근의 송정중, 공진중, 염강초 등 3개 학교 폐교를 결정하고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다. 교육부는 마곡2중 건설비 260억원 가운데 210억원을 교부했다. 공대위는 시교육청이 2016년 이미 통폐합을 결정했음에도 마곡2중 개교 6개월을 앞둔 이제야 폐교 수순을 밟기 위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설문에 교사와 학생을 제외하는 것도 모자라 설문 문항에 꼼수를 써가며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설문 문항 중 ‘2020년 송정중 통폐합 시 학교 선택이 가능하다면 자녀가 어느 학교로 배치되길 희망하느냐고 질문한 뒤 선택지를 송정중을 제외한 ‘(가칭)마곡2, 공항중, 방화중, 재배치를 원하지 않음으로 두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재배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하지만 송정중이 폐교되고 신설되는 (가칭)마곡2중으로 통폐합되는 것에 대한 학부모님의 의견은 어떠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반대답변이 43%로 나왔다.  

 

김용주 송정중 혁신부장은 폐교를 위해 이해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붙이고 예산 받고, 학교 건물을 올리고 난 뒤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정책에 반영이 되긴 하느냐고 묻자 담당자는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마곡2중을 개교하면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겠지만 이를 위해 왜 송정중을 폐교해야 하고 공항동은 중학교도 없는 마을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공대위는 송정중이 유지된다면 폐교를 반대하는 43%의 잔류를 전제로 전교생 200여명 규모의 학교를 존속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강서구 관내 K 중학교는 전교생이 170여명이라고 밝혔다.

▲ 더위에 지친 기자회견 참가 학생의 땀을 닦아주는 학부모     © 강성란 기자

 

이윤경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소규모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해결 방법이 없지 않음에도 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혁신학교 찬반 여론으로 몰아가고 있다. 시교육청 유일한 미래학교인 한 중학교는 전교생이 178명이며 중부교육지원청 관할 중학교 27개 가운데 13개가 300명 미만학교라면서 송정중에 남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학교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학생 학습권 침해 사안으로 학생인권영향평가 범주에 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수진 송정중학교폐교를반대하는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는 송정중 통폐합 관련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시교육청에서 하는 모든 일은 교육적 가치가 우선할 것이라 믿었지만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돈의 가치가 우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협의체가 폐교를 정해놓고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닌지 불안이 있다.”면서 폐교 반대 의견을 내고 기자회견을 하는데도 폐교가 진행된다면 법에 호소할 수 밖에 없다.”는 말로 시교육청이 폐교를 강행할 경우 법적 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교육청에 2000여명이 참여한 송정중 폐교 반대 서명지를 제출했다.

▲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송정중 폐교반대 서명지를 서울시교육청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 강성란 기자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중학교 통폐합 관련은 지역교육청 주관 사항이라면서도 “20202월 말 송정중 통폐합 관련 기본계획은 변경되지 않았다.”는 말로 통폐합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송정중을 지난 1월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했다. 혁신미래자치학교는 혁신학교 중 성과가 좋은 학교를 선정해 학교예산, 교육과정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학교자치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학교로 4년간 운영된다. 시교육청의 갈지자 행정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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