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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고 즐거운 '동시 온작품' 읽기
 
권선희 · 서울 천왕초   기사입력  2019/07/08 [15:47]

  '동시'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착하다, 순수하다, 교훈적이다, 초등학생이 읽는 시다, 재미없다, 지루하다, 흥미 없다, 아무 생각이 없다…' 동시 수업 첫 시간에 우리 반 아이들의 반응이다. 가뿐하게 국어를 시작하라고 1단원에 시를 배정한 어른들의 생각과 시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은 사뭇 결이 달랐다.

 아이들의 이런 반응은 우리의 예상과 다르지 않다. 6학년의 시 단원에서 아이들은 비유적인 표현을 배우고 비유적인 표현이 잘 나타난 시를 찾아 낭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시 단원을 공부하며 이 한 줄의 목표만을 향해 가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해보였다. 그래서 동학년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만의 목표를 다시 세워보았다.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면 좋겠다.
  아름다운 시에 감동하고 아이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 좋겠다.
  좋아하는 시를 나누며,
  아이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 좋겠다.  
  6학년 국어과 목표인 비유적인 표현을  배우고 시에서 찾고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방향을 정하고 나니 국어교과서의 몇 편의 시로는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동시 온책읽기'이다. 지금은 동시의 부흥기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안, 김개미, 송선미, 송찬호, 송진권, 성명진, 신민규, 김준현, 김륭등  많은 동시인들이 대거 좋은 동시집을 내고 있다. 또 동시 계간지인 <동시마중>을 필두로 '동시한바퀴'라는 팟케스트까지 좋은 동시를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동학년 교사들은 사춘기의 예민한 아이들의 감성을 잘 표현한 '커다란 빵 생각'으로 온책읽기를 열기로 결정했다.


 '커다란 빵 생각'에는 50편의 동시가 실려 있다. 첫 시간에는 2장까지 동시를 조용히 읽고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기로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처음 동시집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동시는 지루해요, 재미없어요 했던 아이들이 시와 함께 고요해지고 피식 피식 웃기도 하고 '이거 이상해요'하며 시에 대한 낯선 감정을 표현하였다. 색인표를 붙여놓은 동시만 여러 번 다시 읽은 후 가장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시 공책에 필사하고 낭송 연습을 했다. 동그랗게 둘러앉아 자기가 고른 시를 한 명 씩 낭송하고, 여러 명이 같은 시를 고르면 한 행씩 번갈아 읽었다. 시를 고른 이유를 들으며 지나쳤던 시가 다시 살아나고 나와 같은 시를 고른 친구가 달라 보인다고 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지을 집'에서는 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 이야기가 끝나질 않았다. 동생 때문에 괴로운 아이는 키 작은 아이는 열 수 없는 방문을 만들고 싶어 했고, 벌컥벌컥 문 여는 엄마 때문에 힘든 아이는 문을 열어도 안이 잘 안 보이는 방을 갖고 싶어 했다. 또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는 초고속 컴퓨터와 방음이 완벽한 집을 갖고 싶어 했다. '짝의 일기'에서는 내 소원을 큰소리로 앞 다퉈 말하다가 '내 소원은/ 우리 집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다'는 부분에서 순식간에 아이의 마음에 동화되어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다.


 2학기에는 성장기 남자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쓴 동시집 '오늘은 다 잘했다'로 동시 온책읽기를 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 기대된다. '동시'라는 문학 장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학 장르라고 한다. 동시인들은 아이들의 삶, 꿈, 상상, 고민뿐만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찰나를 찍어내듯 시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 찰나는 가감없이 아이들 마음을 울린다. '시인이 제 마음을 잘 아는 것 같아 깜짝 놀랐어요.' 아이의 말처럼 아이들 마음에 위로가 되는 동시를 함께 읽고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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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8 [15:47]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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