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학교, 학교 소유 배로 선상실습 의무화

김선희 · 서울 신내초 | 기사입력 2019/07/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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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학교, 학교 소유 배로 선상실습 의무화
4 - 한 명의 소외도 없는 스웨덴 교육
김선희 · 서울 신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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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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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한 명의 소외도 없는 스웨덴 교육

우리의 지방자치단체와 비슷한 성격인 Nacka 꼬뮨을 방문했다. 꼬뮨 청사 안에 교육청이 함께 있었고 각 정당 또한 지분을 받아 한 건물 안에 나란히 사무실이 있는 점이 색달랐다.


 우리를 안내해준 교육청 관계자의 스웨덴 교육 시스템 특징 설명 중 '학교는 학생의 창의성, 호기심, 자기 확신에 자극을 주어야 한다. 학교는 적극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극을 통해 사회의 공통 가치를 공유하고, 일상생활에서 그들의 표현을 수용해야한다. 학생은 독립적이면서도 협업 능력과 책임감을 키울 기회를 얻어야 한다. 학생은 사람들을 굴복시키기 위한 억압과 차별적 대우에 반대하고 다른 사람을 돕는다.다른 사람의 상황에 공감하고 이해하고, 최대한 관심을 갖고 행동의지를 개발하게 한다' 등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주말 동안 일상을 통해서 본 스웨덴의 모습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가 저절로 된다.

▲ 미리나 래로베르케트 해양 상급 중등학교    

 

 또, 현재 Nacka 꼬뮨이 가진 교육적 고민으로 '교육적 도구로서 어떻게 ICT 사용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모든 교실에서 수준을 올릴 수 있을까?' '특별한 필요와 개별화된 교육이 필요한 어린이들에 대한 고민' '좋은 교사들을 우리 꼬뮨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이야기하는 관계자를 보며 교육청 관리의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학교를 탐방하러 갔다. 방학이 시작된 기간이라 생동감 있는 학교 모습을 보는 대신 선생님, 학생들의 안내를 통해 스웨덴 교육을 엿보았다. 처음 방문한 학교는 마리나 래로베르케트(Marina Laroverket)로 직업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가진 해양상급 중등학교였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직업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와 비슷하다. 지방정부 꼬뮨의 재정지원을 받아 기업이 운영하는 사립 고등학교인데 사립학교이지만 학생들이 내는 일체의 학비가 없다. 재정은 모두 꼬뮨에서 지원한다. 학생들의 통학 교통비도 지원해준다고 한다.(스웨덴은 대학까지 무상교육) 해양생물학, 해양기술, 리더쉽과 커뮤니케이션, 경제, 제2언어 5개의 프로그램반으로 구성되며 어느 반이든 학생들은 전원 학교 소유의 배로 바다로 직접 나가 선상 실습을 의무적으로 한 달간 수행하며 항해술을 익힌다고 한다. 한 달 동안 배 위에서의 모든 생활은 학생들 스스로 꾸려간다고 하니 배움이 확실하겠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로 나가 직업을 갖는 학생,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 등 각자의 진로를 선택한다. 우리를 안내했던 학생은 곧 항해하는 배에 취직할 예정이라고 하며 이 학교에서의 시간은 자기 인생의 가장 멋진 시간들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높았다. 그런데 이 모든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 방법은 국가나 꼬뮨의 간섭 없이 학교 재량으로 이루어지는 것. 재정은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은 학교가 재량권을 가지고 운영한다는 것이 우리 교육과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루나스꼴란 소드라(Lunaskolan Sodra)라는 특수학교였다. 4~9학년까지 초등교육을 하는 80여명의 자폐, 발달 장애 학생들을 위해 소규모 그룹 중심으로 교사들이 협력하여 교육하는 특수학교였다. 특수학교라고 해서 특별한 내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초등학교의 대체 학교 성격으로 특별히 더 많은 도움과 지원을 통해 초등 교육과정을 익혀나가는 학교다. 이 학교 역시 재단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로 학비는 당연히 무료이다. 학생이 80명에 교사 수는 45명 정도로 수업 시간에 기본으로 3명의 선생님이 들어가지만 필요에 따라 교사가 더 투입되기도 한다니 우리나라 특수학교 선생님들이 들으면 너무나 부러워하겠다 싶었다. 학교가 할 수 있는 한 어떤 아이도 공교육에서 소외시키지 않으려는 스웨덴의 교육 가치가 느껴지는 탐방이었다.

▲ 루나스꼴란 소드라 특수학교    

 스웨덴 일상, 교육청과 학교 탐방을 통해 인간 존중, 신뢰, 평등한 문화를 느끼는 것이 힐링이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또, 그에 비해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우리의 문화, 교육 제도, 정책들을 생각하며 잠시 자괴감도 느꼈지만 지금 우리 교육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교육 변화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한편으로 기운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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