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히 다녀오세요. 파이팅" 학생들의 포스트잇 '응원'

김상정 | 기사입력 2019/07/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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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다녀오세요. 파이팅" 학생들의 포스트잇 '응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대자보 편지 위에 붙은 100여 개의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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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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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대자보 편지 위에 붙은 100여 개의 답장

경남 의령초등학교 현관 벽에 지난 624일 한 장의 대자보가 붙었다.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73일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서울 상경 투쟁을 앞두고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에서 삶을 살게 하고 싶어 의령초 교육공무직 전원이 전국적인 비정규직 철폐투쟁 총파업에 73일 하루 서울상경 투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하시고 지금 당장은 불편하지만 너그럽게 이해하시고 저희들에게 응원의 손길을 보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경남 의령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이 포스트잇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글을 쓰고 있다.     © 전교조 경남지부 제공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큰 종이 위에 직접 써내려간 글이다. 대자보가 붙은 지 얼마지 않아 그 위에는 100여 장의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었다. 누가 붙였을까?

 

조심히 다녀오세요. 파이팅

비정규직 앞으로 다 잘되길

열심히 하시고 다치지 마시고 돌아오세요.”

잘 투쟁하고 다치지 말고 맛있는 밥 해주세요.”

고맙고 사랑해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한 손글씨로 의령초등학교 학생들은 파업에 나서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말을 포스트잇에 적었고 그것을 대자보 위에 붙인 것이다. 대자보 편지를 받은 학생들의 포스트잇 답장이다. 포스트잇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을 응원하면서도 자칫 다칠까봐 걱정이 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파업에는 조리실무사와 돌봄전담사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급식 너무 맛있어요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누군가 대자보 아래 의자 하나를 놓고 포스트잇과 네임펜을 올려놓은 것이다.  

 

포스트잇 내용에는 어느 교사가 깨알같이 적은 글귀도 눈에 띈다.  

 

"정성이 담긴 식사 항상 고맙게 먹고 있습니다.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컸을 때,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안심하고 행복한 직장 생활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지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학생들이 포스트잇에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는 광경을 지켜 본 이 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응원의 말을 담은 포스트잇 답장을 대자보 위에 붙인 학생들은 손가락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V’를 그렸고 어떤 학생들은 포스트잇으로 벽면에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대하는 학생들의 포스트잇 '앙상블'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으로 이어질까?  

 

의령초등학교 누리집에는 이 학교 조리실무사 및 돌봄전담사들이 73일 하루 동안 서울 상경집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된 데에 따른 조치가 안내된 가정통신문이 탑재되어 있다. 의령초등학교는 73일 빵급식(2, 음료수)를 제공했고 돌봄교실은 돌봄전담사 대체 인력으로 정상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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