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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의 ‘법외노조 취소’ 권고 외면하고, ‘ILO협약 비준’만 되풀이
이재갑 노동부 장관, ILO 100주년 총회서 ‘알맹이 없는’ 연설
 
최대현   기사입력  2019/06/14 [16:15]

문재인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을 기념하는 총회 자리에서 그동안 ILO가 권고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ILO협약 비준만 언급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3일 오후(한국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LO 100주년 기념 총회에서 정부 수석대표 자격으로 연설을 하면서 ILO전교조 법외노조 취소권고에 대해 이행 여부나 해명 등 관련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 민주노총과 ILO긴급공동행동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의 ILO 100주년 총회 기념 연설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지키지 않을 약속일 뿐임을 공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전교조

 

ILO는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에 대한 노조아님통보에 대해 최소 4차례에 걸쳐 취소를 권고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ILO는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리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 지난 201335일 긴급개입 형태로 우려”를 표명했다.

 

ILO는 당시 긴급개입에서 전교조 설립 등록 취소와 규약 개정 위협을 즉각 중지하라.”고 박근혜 정부에 요구했다. 동시에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노동조합 관련 법령을 ILO 결사의자유위원회와 전문가위원회의 권고에 맞도록 수정하라.”고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같은 해 923“30일 이내에 해직교사 9명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주고 있는 규약을 개정하고, 해직교사를 노조에 배제하라는 시정요구를 내렸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ILO2차 개입(2013101)에서 정부에 해직자의 노동조합원 자격을 제한하고, 노동조합 안에서 주요 간부 직책을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의 해당 조항을 개정하라.”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마저도 무시하고 같은 해 1023일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ILO는 이듬해인 2014313일부터 27일 열린 320차 이사회에서 정부가 전교조의 설립신고 재인정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하고 이를 위원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전교조가 제기한 법외노조 취소소송과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신청 등 법적 소송에 개입하는 등 사법 농단에 몰두했다.

 

ILO는 문재인 정부에도 법외노조 취소를 권고했다. ILO 결사의자유위원회는 2017617한국 정부가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해직자에게 노동조합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조항은 결사의 자유 원칙에 명백하게 위배되는 것으로서 한국 정부가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전교조 법외노조를 즉각 철회하고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상태이고, 관련 법 개정 논의 역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전교조 법외노조를 포함해 한국의 노동기본권 침해에 대해 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 14건의 진정이 제기됐고, 10건에 대해 개선 권고(4건은 계류 중)가 있었다.(201812월 현재)

 

이재갑 장관은 이날 총회에서 정부는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을 위한 법 개정안과 함께 이들 ILO 협약 비준 동의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만 했다.

 

지난달 22일 밝힌 ILO핵심협약 87(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98(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 등 3개 협약 비준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구체적인 시기만 밝혔을 뿐이다. 왜 개선 권고를 지키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민주노총과 ILO긴급공동행동은 1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연설은 지난 20년여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국내 여건을 핑계 삼아 앞으로도 계속 협약비준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공언하고 만 것이라는 말로 이 장관의 연설을 비판했다. 덧붙여 “ILO핵심협약 조건 없는 즉각 비준이 해법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특히 두 단체는 정부가 진정 협약비준과 국제노동기준 준수 의지가 있다면 모든 절차 돌입에 앞서 행정조치로 시행할 수 있는 전교조 노조아님 통보 취소, 특수고용노동자 노조설립 신고 인정, 협약의 취지에 어긋나는 노동행정 지침(시행령, 시행규칙, 행정해석, 가이드라인) 등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도 정부가 ILO핵심협약 비준의 진정성이 있다면 행정조치로 가능한 법외노조 직권 취소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권정오 위원장은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 규탄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도 “ILO협약 비준의 진정성이 있다면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 취소부터 해야 한다. 노조법 시행령 92항을 즉시 삭제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ILO핵심협약 비준 동의안에 따라 개정될 예정인 법안 내용도 문제다. 노동부는 노동계에서 비판을 받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공익위원안을 기준으로 삼아 관련법 개정안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노조법과 관련해서는 이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교섭창구 단일화, 해직자에게 조합원 자격 부여 등의 내용을 담은 교원노조법 개악안이 발의돼 있다.

 

민주노총과 ILO긴급공동행동은 헌장과 협약에 따르면 협약 비준이 현행법 제도를 후퇴시키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되며 국내법이 협약에 보장된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라고 상기시키며 현행법에 추가적인 개악 요소를 담은 415일 자 공익위원안,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노조법 개정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라고 했다.

 

두 단체는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각종 노조파괴법안 역시 법 개정 논의의 검토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 개정 논의는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 방안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로 법 개정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손호만 해고자원직복직투쟁 위원장은  노동부 장관의 연설에 대해 우리는 국제 수준의 노동기준으로 성큼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랐지만, 노동부 장관의 총회 연설은 결국 협약 비준 계획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ILO 창립 100주년이라는 노동 존중의 역사적 계기가 실종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노동을 값싸게 착취하는 현장실습을 일과 학습 병행이라는 미래형 정책으로 포장했다. 최저 임금을 깎을 궁리에 골몰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성과로 언급하고,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 노동 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 결국 노동자의 변함없는 단결 투쟁만이 노동 탄압을 돌파하고 노동 존중을 실현할 유일한 힘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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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4 [16:15]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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