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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IB학교 도입만으로 공교육 혁신 '어불성설'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기사입력  2019/06/03 [09:52]

 국제 바깔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는 전 세계에 퍼진 국제학교의 교육과정과 평가 체제를 말한다. 고등학교는 IB본부에서 정한 대강화된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을 따라야 하고 교과서는 없으며, IB학교 교사들이 만든 교육자료 등을 사용하거나 담당 교사가 제작하여 사용한다.


 현행 제도와 다른 IB체제를 국제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도입할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IB교육과정은 유럽에서 만들었기에 서양 주류의 세계관과 정치·경제·사회 체제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교육 주권의 차원에서 볼 때 국제학교가 아닌 일반 공교육에서는 자기 나라의 정치 ·경제·사회 체제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둘째, 고등학교까지 국민 공통 교양 교육과정의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여러 영역에서 여러 과목을 골고루 학습해야 하는데, IB고등학교 과정(IBDP)은 2년간 단 6개 과목 이수하여 지나친 과목 편중으로 어느 나라도 국제학교나 외국 유학용 대비가 아니고서는 자국의 공교육과정으로 삼고 있지 않다.


 셋째, 찬성론자들은 'IB 내신과 수능 평가 체제는 전 세계에서 인정하고 있으니 IB 시범학교를 도입하면 IB식의 논서술형 수능 평가 체제로 개혁하라는 압력이 높아질 것이고, 그 사이에 한국형 바칼로레아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형 바칼로레아(KB) 체제 구축이 목적이라면 IB시범학교 도입을 하지 않아도 1,300개가 넘는 혁신학교와 교육 선진국의 혁신 교육 사례를 연구하고, 그것이 공교육 전체 학교의 수업과 평가, 수능제도가 혁신되도록 제도 개혁에 나서면 된다.


 넷째, IB학교 교육과정과 평가 체제는 학습 부담이 커서 특수한 몇몇 학교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영어로 수업과 평가를(모든 교재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어 수업과 평가를 IB본부에서 인정받아야 가능) 해야 한다. 결국, IB 학교 도입은 학습 부담이 커서 특목고나 자사고, 성적 상위 학교 등에서나 가능할 것이고 따라서 교육 불평등과 교육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다섯째, 몇몇 IB시범학교가 IB식대로 수업과 내신 평가, 논서술형 IB수능 평가로 교육 혁신을  할지라도 IB식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교육과정 대강화, 교과서 자유 발행제, 교사별 절대평가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어 일반학교을 포괄하는 공교육 전체 혁신은 불가능할 것이다.


 여섯째, IB학교를 도입할 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는 교육비 사용의 우선순위, 효율성, 형평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혁신학교의 혁신 교육이 공교육 전체에 퍼지도록 힘쓰고, 대학입시 제도개혁, 교육과정 대강화, 초중고 교사별 절대평가, 고교와 대학 서열체제 타파 정책 등 제도적 개혁에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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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3 [09:5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