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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 | 터 | 뷰 | 권대익 서울 동구마케팅고 교장
사학민주화의 길 걸어가는 성북동 사람들
 
김상정   기사입력  2019/05/31 [10:20]

 

 매일 아침 7시 반부터 8시 10분까지 서울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잰 발걸음으로 일터에 가는 사람들, 그 역을 지나 서울 동구마케팅고에 가는 학생들, 그리고 성북구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그들이다. 권대익 교장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역 7번 출구 앞에 나란히 피켓을 들고서 40분 동안 매일 이 사람들을 만난다. 

 

▲ 7시 30분부터 8시 10분까지 4호선 한성대입구역 7번 출구에서 그곳을 지나는 이들에게 피켓을 들고 동구학원 정상화를 알리고 있는 권대익 동구마케팅고 교장은 인터뷰 내내 연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사학 민주화 싸움은 하루 아침에 끝나지 않는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학교 교장이면서도 학교에 가지 못하는 현실에 맞서 싸우고 있는 권대익 교장. 이 싸움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동네주민, 나아가 한국 사회 민주화를 위한 싸움이기도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연신 웃음을 지었다.     © 김상정 기자

 

 성북구에는 171개의 학교가 있고 5만 명의 학생들이 있다. 성북동에 있는 동구학원은 2012년 안종훈 교사의 학교내부 비리 고발을 계기로 총 17건의 비위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되면서 동구학원의 사립학교재단 비리와 민주화를 바라는 이들의 싸움은 시작됐다. 권대익 동구여중 교사도 그 중 한사람이었고 2017년 학교에 관선이사가 파견되면서 그 해 5월 교장공모를 통해 동구마케팅고 교장이 됐다. 권 교장은 다시 복귀한 재단에서 2018년 1월 22일 임용취소가 될 때까지 8개월 동안 그야말로 '사립학교 적폐 청산'작업을 본격화했다. 비리자와 조력자를 징계하면서 인적청산 작업을 먼저 했다. 기존 도서관을 없애고 확장했던 이사장실을 축소하고 학교도서관을 다시 복원했다. 적폐의 상징을 없애고, 법인인지 학교인지 구분되지 않은 것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그로부터 1년하고도 4개월이 흘렀다. 임용취소 1번, 직위해제 후 파면 2번, 중징계의 의한 직위해제 1번, 의원면직 1번. 그가 재단으로부터 당한 처분이다. 그는 지금까지 재단과의 소송 등에서 모두 이겼다.  

 

 법원은 최근 교원징계는 물론 임원 취소에 관해서도 사학법인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동구여중 학생, 학부모, 교사 429명은 지난 해 11월, 사학법인의 징계권 남용을 막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냈다. 결국 학교민주화를 열망하는 학교구성원의 힘이 교장을 바꿔냈다. 동구학원 사학민주화 투쟁은 그걸 보여주고 있다. 오환태 교장은 3월 5일 동구여중으로 복귀했다. 함께 싸운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의 싸움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 동구학원 재단은 권 교장의 복귀만은 사활을 걸고 막고 있다. 지난달 17일, 권 교장은 여느 때처럼 주민들과 함께 동구마케팅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섰다.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주민들을 만나는 아침, 가벼운 목례와 함께 웃음 담긴 눈길을 주고 받는다. 권 교장은 아직 학교에 돌아가지 못했지만, 촛불의 힘이 우리 사회를 바꿨듯이 사학의 민주화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한다. 

 

 동네 사람들이 처음부터 그의 편은 아니었다. 이들이 하나하나 모여 똘똘 뭉쳐서 같이 하게 되는 과정들이 있었다. 권 교장은 이것이 혁신학교이고 민주시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나가다가 째려보거나 무관심한 이한테는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직도 복직이 안됐냐"며 말을 건네는 노인들을 만난다. 그렇게 한발한발 다가온다는 것을 알기에 섭섭하지 않다. 언제까지 싸울까? 아마도 사립학교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싸우지 않을까? 권교장은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사립학교를 3%로 줄이고 모두 공립학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립학교법을 빨리 바꿔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자꾸 외롭게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는 외롭지 않다. 혼자가 아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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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31 [10:20]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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