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에 대한 '존엄' 배우는 교육

정현숙 · 경기 호평중 | 기사입력 2019/05/31 [08:37]
뉴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존엄' 배우는 교육
3 - 뉴질랜드 학교를 가다
정현숙 · 경기 호평중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9/05/31 [08:3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3 - 뉴질랜드 학교를 가다

2019년 3월 1일자로 공모교장이 되어 지난 4월부터 교육부가 주관하고, 한국교원대학교 종합교육연수원이 위탁 운영하는 교장연수를 받는 중이다.

 

그 연수 과정의 하나로 해외교육체험 기회가 생겨 뉴질랜드를 방문하게 됐다. 여러 나라 중 주저 없이 뉴질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보여준 말과 태도 때문이었다. 지난 3월 호주 백인우월주의자가 이슬람사원에서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50명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비극적 사건 앞에서 그녀는 슬픔과 분노, 증오와 두려움에 빠진 국민들을 향해 "앗살라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고 이슬람말로 인사를 한 뒤 "목숨을 앗아간 남자의 이름 대신 목숨을 잃은 이들의 이름을 불러 달라."며 철저히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같은 총기 난사 사건을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보여준 엄벌주의와 증오의 말 대신 그녀가 보여준 관용과 정의의 품격 있는 말은 전 세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무엇이 뉴질랜드에 그런 품격 있는 지도자를 만든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회복적 생활교육을 지역과 국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뉴질랜드 교육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었다.


우리 연수단은 5박 7일(5월 6일~12일)의 일정으로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이번 교육체험연수는 북섬의 두 도시 해밀턴과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두 개의 학교와 뉴질랜드 한국교육원, 와아카토대학, 뉴질랜드 농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교육기관을 방문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첫 번째로 방문한 페어필드 중학교(Fairfield Intermediate school)이다. 이 학교는 뉴질랜드 북섬의 중소도시 해밀턴에 위치한 586명 규모(교사는 교장, 교감 포함하여 43명)의 2년제 학교이다. 우리 연수단이 방문하자 교감선생님이 직접 교문 밖까지 나와 우리를 맞아주었다. 안내를 받고 찾아간 강당(공연장)에는 120여 명의 학생들과 6명의 선생님이 모여 우리를 위한 마오리 전통의식인 하카춤과 노래를 부르며 환영해 주었고, 공연참가자들은 일렬로 줄을 서서 방문객들과 홍이(Hongi)로 인사를 나누었다. 공연이 끝난 후엔 학교 내 작은 카페로 안내해 다과를 대접하고, 각 팀별로 학생 한 명이 안내자로 나서 교실 수업을 개방했다. 어느 교실을 가나 모두가 밝게 웃고, 손을 흔들며 맞아 주었고, 스스럼없이 자신들의 수업과 교육내용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예의바르고 정중한 학생들의 태도를 보며 감명을 받았는데, 교장 선생님의 안내를 통해 그 비결을 알 수 있었다. 이 학교의 교육 모토는 공손함(courtesy), 용기(courage), 협력(co-operation), 약속(commitment) 4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공손함'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이런 가치를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히도록 하기 위해 아침맞이를 실천하고 있단다. 어른들이 먼저 학생들을 존중하고, 정중하게 대우함으로써 학생들이 타인을 존중하는 공손한 태도와 품격을 익히도록 하고 있었다. 교육의 기본 가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일상의 삶 속에서 어른들이 보여주는 삶의 가치와 태도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 기사 좋아요
ⓒ 교육희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PHOTO News
메인사진
[만화] 돌고 도는 학교
메인사진
[만화] 새학기는 늘 새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