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교대 사태를 바라보며

교육희망 | 기사입력 2019/05/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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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1년여.
 한 두 사람의 용기가 일상 곳곳에 스미며 자각하지 못했던 성적 불평등과 불편함을 깨웠다. 짧은 시간에 정치권으로, 예술계로, 나아가 학교로 번져갔고,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김지영들'의 목소리는 다행히(?) 묵살되지 않았다.


 그런 문화였으니 이해하고, 실수로 치부하며 용서하는 동안 서울교대 사태가 빚어졌다.
 여학생 품평 책자 만들기를 실행에 옮기고, 교실의 학생을 성적 대상화한 행동은 어떤 변명으로도 해명할 수 없다. 더구나 그 곳이 교대라니.


 이들의 성인지 감수성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 성 인권은 차치하고라도 인간으로서 공감 능력조차 마비된 모습은 지속된 경험의 결과로 보인다. 끊임없이 각성해야 할 예비교사의 자질로는 낙제점이며, 스스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자정 기능을 잃은 남자대면식이 수년간 이어진 데는 무엇보다 학교의 책임이 크다. 성평등 교육은 실효성이 없었고, 성 인권 보호 장치를 갖추지도 못했다. 사건 후 교대의 면피성 대응에서는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의지도, 교사 양성기관의 책무성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징계처분을 받은 일부 가해자가 징계처분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내면서 징계 효력도 정지되었다. 유감 표명과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는 비대위 공지가 며칠 째 홈페이지에 멈춰있을 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직교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후 교대로부터 보고서만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도 그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어디도 나서서 책임지는 모습은 없다. 피해자들의 동분서주만 안타깝다. 상급기관으로서 교육부는 교사 양성 기관의 실태 점검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성인권의 관점에서 학교 현장과 스스로 성찰하는 민감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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