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도 > 종합보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전교조가 바꾼 학교, 전교조가 바꾼 세상
전교조가 뿌린 씨앗, 민주화·무상·혁신교육으로 활짝!
 
김상정 기사입력  2019/05/03 [09:44]
▲ 촌지없는 학교, 일제교사 폐지 등 전교조가 지난 30년간 학교민주화를 위해서 해왔던 일들은 손가락으로 일일이 헤어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꽃이 봄이오면 만발하듯이 학교민주화도 학교의 봄과 함께 만발하는 중이다. 그 꽃이 피기까지 추운 겨울을 온 몸으로 지내 온 한복판에 '전교조'가 있었다.     © 전교조 제공

 

혁신학교가 전교조 학교라고?

 인터넷에서 '혁신학교'를 검색하면 그 뜻으로 "학교 교육의 변화를 위하여, 학교운영에 자율성이 부여되고 변화에 필요한 지원도 받는 학교"라고 나온다. 그러나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혁신학교는 어떤 이들의 머릿속에서는 '전교조 학교'라는 굴레가 씌워져 있다. 89년 전교조 결성을 전후로 전교조 교사에게 씌워졌던 '이념 교육하는 빨갱이 교사'라는 굴레가 그대로 혁신학교로 옮겨 왔다. 30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혁신학교는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어떤 이들에게는 이념 전쟁터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 혁신학교 관련한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랐다. 

 

 올해 혁신학교가 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혁신학교 지정을 놓고 2017년부터 2년간 커다란 갈등을 빚었다. 지난 해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학부모회에 대거 진출하면서 학부모회가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는 학교를 공격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가 마루타냐", "이념 교육하는 학교로 바꾸는 것", "혁신학교가 되면 전교조식 수업이 진행될까 봐…" 한 언론이 보도한 해당학교 학부모들의 우려가득한 발언 들이다. 급기야 지켜만 보고 있던 많은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지정을 지지하며 학교와 교사 지키기에 나섰다. 결국 그 학교는 2년 동안의 긴 진통 끝에 혁신학교가 되었고, 2019년 학부모회가 새롭게 구성되어 혁신학교 1년 차를 시작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민주주의를 그대로 학교현장에 들여놓은 것일 뿐이고 혁신이라는 말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하는 학교다. 교육 현장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교사들의 노력의 산물인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교육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대부분의 교사들이 조합원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은 교육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나아가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삶이 학교에서 행복하기를 바랐다. 교사가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것이 이념교육이라면, 독재정권에 맞서 싸웠던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이념교육이라면, 전교조 교사들은 민주주의 이념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맞다. 또한 교육민주주의가 실현되는 혁신학교는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구현하려는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우리들의 학교인 것이다.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빨갱이 타령?"

 30년 전, 전교조 교사는 빨갱이로 몰렸다. 학교는 태생부터 이른 바 '이념교육의 장'이 되어왔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식민지이념교육이, 남과 북이 갈라지고서는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들이대는 반공반북이념교육이, 유신정권하에서는 유신독재정권 찬양교육이, 군부독재정권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권에 순응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이념교육을 해야 할 교사들이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을 외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빨갱이 프레임을 씌워 반사회적 단체로 내몰고 국민 여론을 등 돌리게 하는 것은 당시 정권의 사명이기도 했다. 

 

 1986년 교사들의 교육민주화 선언 이후, 전교조 교사 식별법이란 지침이 비공식적으로 일선교육청에 내려갔다. △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교사 △ 촌지 거부하는 교사 △ 학부모 상담을 자주하는 교사 등 무려 23개 항목이 적혀 있다. 아무리 봐도 적극 권장해야 할 교육자의 모습들일 뿐이다. 89년 당시 정부는 전교조 교사를 잘 봤다. 이는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한 기준이니 말이다. 

 

 전교조가 바꾼 학교

 이런 교사들이 30년 전인 1989년, 전교조를 결성했다. 무려 2천 명이 넘는 교사가 전교조 결성을 이유로 해직됐고 감옥에 갇혔다. 그러나 그들의 교육민주화를 향한 열망은 그 무엇도 가둘 수 없었고 참교육은 민들레 홀씨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전교조 교사들은 촌지를 거부하며 '촌지안받기 운동'을 교단에서 펼쳤다. 경쟁으로 인해 행복이 아닌 고통이 되어버린 교육을 바꾸기 위해 입시경쟁교육 폐지 운동을 벌였다. 학교를 줄세우는 정책에 맞서 고교평준화를 쟁취해내고,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세우는 일제고사 폐지를 이끌어 낸 주역이 전교조 교사들이다. 부패비리 사학을 양산하는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도 싸워왔다. 그 결과 몇몇 비리사학을 민주 사학으로 바꾸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를 비롯한 사학법의 민주적 개정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세력들에 막혀 있다. 사립학교 내 양심있는 전교조 교사들의 사학재단비리 내부고발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재단은 양심선언을 한 교사들을 파면하는 등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학교운영위 활동,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 법제화를 통해 학교민주화를 구현하는데 힘을 쓰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과 모든 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실현되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의 활동은 학교 밖 세상에도 닿아 있다.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 연금 지키기 활동, 아이들의 안정적이고 질높은 교육을 위한 교육재정 확보 활동,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416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펼쳐왔다. 정권이 강제로 씌운 '빨갱이 교사' 굴레는 양심과 정의가 살아있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아니 세상이 어느 땐데 아직도 빨갱이 타령이래." 한 학부모의 일침이다.

 

 무려 17개 시도교육감 중 무려 10개 지역 교육감이 전교조 교사 출신이다. 이른 바 전교조 교사로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지역에서 앞장서서 교육민주화 운동을 펼쳐왔던 그들의 삶에 유권자들이 표를 던진 결과다. 그 외 몇몇 지역도 전교조와 함께 교육민주화를 위해 함께 싸웠던 이들이 교육 수장이 되었다. 학교민주화 운동의 결실 중 하나인 내부형 교장공모제에서도 민주주의 교육을 실천해왔던 전교조 교사들이 교장으로 임용되어 현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하나의 혁신학교는 교육민주화를 꽃을 피우는 커다란 우주다. 그 안에서의 갈등 또한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소통의 과정이다. 거기에는 교사들이 있고 학생들이 있고 학부모들이 있다.

 

 전교조 학교는 없다

 혁신학교는 이미 전교조 학교가 아니다. 89년 당시 촌지거부운동은 전교조가 시작했지만, 지금은 촌지를 받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촌지를 안 받는다고 해서 전교조 교사인 것은 아니다. 30년 전 전교조가 외쳤던 교육은 이제 더 이상 전교조 교사들만의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모든 학교구원성원들의 것이 됐다. 무상급식이 그렇고 무상교육이 생생하게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혁신학교도 마찬가지다. 전교조는 지금 모든 학교의 혁신을 위해 매진 중이다. 혁신학교가 전교조 학교라고 말하는 이들의 이념성 발언은 어쩌면 전교조에게 영광스러운 굴레다. 향후 혁신학교가 가져온 교육민주화의 성과는 전교조가 아닌 국민들의 것이고, 혁신학교는 보편의 학교가 되어 있을 테니까. 전교조 교사들은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주의를 학교에서, 사회에서 꽃 피우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 꽃이 붉은 꽃이라면 기꺼이 붉은 꽃을 피우고 노란꽂, 파란꽃, 분홍꽃, 하얀꽃 함께 만발한 세상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이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9/05/03 [09:44]  최종편집: ⓒ 교육희망
 
 
혁신학교, 전교조 학교, 촌지없는 학교, 교육민주화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