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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국제학교·외국인학교’서 시작, 혁신학교와 대비
‘국·내외 명문대 진학용’ 가능성... “혁신교육 확대해야”
 
최대현 기사입력  2019/05/03 [11:16]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이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한국어화 추진을 확정(4월 17일)하면서 IB교육과정 관련 교육계의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IB는 스위스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학위협회(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으로 입학 자격시험에서 합격하면 IB에 가맹한 나라의 75개국, 2000여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른바 '명문대학'으로 알려진 대학으로의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전교조는 지난달 24일 내부 토론회를 열어 IB교육과정과 평가 제도가 공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지를 살펴봤다.    © 최대현

 

애초에 IB는 외국에서 일하는 외교관이나 주재원 자녀를 위해 만들어 졌다.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에서 IB가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도 IB를 운영하는 12개 학교 가운데 11개가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다.

 

공교육에서는 특수목적고(특목고)인 경기외국어고등학교가 지난 2011년 2월부터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국제반 1개 반을 운영 중이다. 말하자면 유학반인 셈이다.

 

이렇게 출발이 다른 IB를 한국어화해 한글로 수업을 한다고 해도, 일반 학교로 확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 과정인 IBDP의 경우는 학습 부담이 커서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 성적 상위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보적인 교육계는 보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IBDP도입은 지역적 특성 반영이나 고교 교육의 방향을 논하기보다는 입시라는 문제로 귀결돼 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IBD학교로 운영되기 쉬우며, 이는 또 하나의 특목고처럼 특권학교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와 대구교육청이 IB한국어화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등 국내 상위권 대학 뿐 아니라 하버드나 옥스퍼드 같은 미국과 영국의 상위권 대학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은 이런 지적이 타당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비용도 문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IB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스위스에 있는 IB본부에 1100만원의 연회비를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교사 1인당 73만원의 워크숍 비용과 학생 1인당 수험료 73만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학생 100명과 교사 30명을 기준으로 하면 총액 1억3050만원이 투입된다.

 

실제로 채드윅 국제학교의 경우, 2017년~2018년 교원들의 전문성 개발에 소요한 비용만 2억6400만원이었고, 학생들은 시험 1회 응시하는 비용으로 100만원을 냈다.

 

애초 제주와 대구교육청은 IBO와 IPDP도입 협약서를 체결하려고 했으나, 이 같은 비용 문제로 협약 체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명문대 진학을 위한 소수 학생들을 위해 수십 억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을 벗어나기 어렵다. 고교 무상급식 시행에는 부정적인 대구교육청이 한정된 교육예산에서 소수학생들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특권교육 비판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IB도입이 아니라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혁신교육의 내용을 확산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교육개혁은 외국의 교육제도를 이식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혁신학교의 교육혁신이 공교육 전체에 확산되도록 제도적 개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라며 "공교육 전체의 수업과 평가 혁신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대강화, 교과서 자유 발행제, 교재 선택의 자유, 교사별 평가, 내신 절대평가, 객관식 수능 폐지, 논서술형 수능 절대평가 도입 등으로 교육체제를 개편이 우선 과제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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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3 [11:16]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