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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행복한 교육, 우리의 화두다"
| 인 | 터 | 뷰 |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 앞둔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5/03 [09:53]

 전교조는 7만2535명의 교사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자필로 작성한 '법외노조 취소 촉구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에 제출했고 5·6월 총력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교조 결성 30주년 전국교사대회를 한 달 남짓 앞둔 지난달 30일 취임 기자회견부터 줄곧 5월 교사대회가 법외노조 취소의 마지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던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을 만났다.
 
 - 법외노조 취소 총력투쟁 선언했다. 왜 지금 이 시기인가.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여전히 법외노조 상태로 보낼 수 없다는 절박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9년 전교조 결성 당시 교단에서 쫓겨난 1500명 교사의 변호사였다. 그가 대통령이 된 지금도 전교조가 법 밖에 있다는 것은 역사의 후퇴이다. 법외노조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교조가 정말 해야 할 일들을 놓치고 있다. 상반기 안에 법외노조를 끝내고 교원노조답게 학교 현장을 챙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 당선 인터뷰에서 법외노조 문제 정치적으로 풀겠다는 의지 보였다.
 "햇수로 7년이다. 그 기간 수많은 법외노조 취소 투쟁을 해왔다. 이제는 질적 변화를 가져올 때다. 지금까지 투쟁을 통해 정부가 '이제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라는 공감대를 형성됐다는 점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 하지만 일을 풀어낼 모멘텀을 확보 못 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투쟁의 연장선에서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 정부가 정치적으로 해결하도록 압박해 한다."
 
 - 5월 교사대회 이후 6월 투쟁이 예정되어 있다. 5월까지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보는가?
 "ILO 핵심협약 비준은 한국의 OECD 가입, 한-EU FTA 체결 등의 전제조건이었다. 특히 한-EU FTA 관련 EU의 경제 제재 압박에 정부 부담이 크다. 정부는 핵심협약 비준 경로로 '선입법-후비준'을 주장하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합의는 무산됐고, 국회가 패스트트랙 문제로 '동물' 국회가 된 상황에서 입법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우선 비준 동의안을 만들어 국회로 보내는 등 의지를 보여야 한다. 만약 국회가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때 정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 뿐이다. 그게 모멘텀이다. 5월 25일은 이 같은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는 마지노선이다. 정부의 의지가 없다면 총력투쟁을 결의할 수 밖에 없다."

▲ 권정오 위원장     © 김상정 기자

 
 - 투쟁전술로 조합원 총투표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했다. 
 "조직의 주인인 조합원이 사업과 투쟁을 결정한다. 현 집행부가 조직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철학이다.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는 투쟁전술을 선택할 경우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어도 조합원들의 의지를 모아 함께 가겠다. 투표 과정 자체가 투쟁이다. 총투표를 실시할 경우, 모바일 투표로 이루어질 것이다."
 
 - 법외노조 문제에 미온적인 정부에 대한 분노부터,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까지 조합원 의식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이들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
 "현장교사들과 조직 활동가의 법외노조에 대한 인식 차는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역시 그렇다.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하는 것도 투쟁의 과정이다. 이미 자필 탄원서를 모으는 과정에서 우리의 힘을 확인했다. 조합원 총투표는 투쟁을 결정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논의과정에서 생각을 모아나가는 과정이다."
 
 - 정부는 법외노조 철회를 법 개정이나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루고 있다.
 "정부는 1·2심 판결과 다른 행정 행위인 '직권 취소'가 부담스럽다지만 핑계일 뿐이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 결과임이 드러났다. 전교조는 청와대에 이어 대법원과 국회에 7만 장이 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지만 대법원은 3년째 판결을 내지 않았고, 수구 정당이 100석 넘게 차지하는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는 요원하다. 결국 요구는 다시 '직권 취소'로 모아질 수 밖에 없다."
 
 - '법외노조라도 정부와 파트너십이 유지되는 것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다. 법외노조 취소의 당위성을 말해 달라.
 "문재인 정부에서 전교조의 사회적 발언이 가진 힘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국가교육회의의 국가교육위원회 전환 논의에도 교육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으로 법적 지위를 누리지 못한다. 대한민국 교육을 교육부가 틀어쥔 상황에서 교육 정책의 변화를 이끌려면 교육부와의 교섭과 단협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역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정책협의회 역시 의미가 있지만 본부가 교육부와 교섭 테이블에 앉아 단협을 체결하고 관련 법 제정으로 가는 큰 흐름을 만들어야 교사의 근본적 삶이 바뀐다. 교사의 교육권 보장도 마찬가지다. 법외노조 문제는 꼭 풀어야 한다."
 
 - 전교조 결성 30주년이다.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1989년 결성 이후 10년만인 1999년에 합법 노조가 됐다. 하지만 2013년 14년 만에 또 법 밖으로 밀려났다. 전교조 30년 역사는 우리가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대한민국 30년 교육의 역사다. 89년 전교조가 '참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던진 화두는 교육 민주화였다. 특정 세력에 독점된 교육, 국가 정책을 앵무새처럼 읊는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지켜보는 학부모. 전교조는 교사, 학생, 학부모를 교육 3주체로 칭하고 학생인권 신장, 학부모 학교참여 보장을 제도화했다. 학교를 민주적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교육의 공공성 확대에도 앞장섰다.


 3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의 과제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꿔내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등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교육이 아닌 지금 내 삶이 행복한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화두다. 25일 전국 교사대회에서는 이런 고민도 함께 나누게 되길 바란다." 
 
 - 조직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다는 평가가 있다. 조직 확대 방안은?
 "만 50세 이상 조합원들께 드리는 교육공로상 신청자가 올해 6000명이 넘는다. 새로운 조합원의 유입 속도보다 고령화가 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조직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왕도는 없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전교조는 조직 바깥의 교사들이 솔깃할 만큼 매력적이거나 어려움에 빠진 교사들의 우산이 되는 조직이어야 한다. 외부의 부당한 교육권 침해에 무기력한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전교조가 앞장서 보호 시스템을 갖추겠다.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도 고민하고 있다. 교사들이 정보를 얻는 경로가 제한되어 있던 89년 당시 전교조 교과 자료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들의 요구도, 자료의 출처도 다양화됐다. 전교조가 다 담을 수 없다. 전교조는 외부 단체 등 다양한 정보가 있는 곳을 조합원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교조 플랫폼 위에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더 많은 문을 열어야 한다. 전교조가 너무 외부 단체들과 거리를 두고 담을 쌓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가 있다."
 
 -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30년 전 우리는 교육 변화로 세상을 바꾸자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희생도 있었지만 전교조를 통해 대한민국 교육을 바꿔왔다. 전교조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전교조 결성 서른 돌을 맞아 함께 참교육 길을 지켜주신 조합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조합원 모두 새로운 교육 의제를 만들어 가기 위해 함께 고민하자. 덧붙여 법외노조는 시간의 문제이지 해결될 것이다. 그게 역사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 교육에 새로운 의제를 던지는 것, 우리의 비전을 만드는 것이다. 그 길에 조합원 모두 지혜와 힘을 모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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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3 [09:5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