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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전교조 ‘별이 된 아이들과 동행 – 청소년‧교사 도보 행진’
 
강성란 기자 기사입력  2019/04/15 [08:12]

 벚꽃이 여의도를 가득 메운 화창한 봄날 우리는 특별한 길을 걷고자 한다. 20144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나. 촛불 정부라 불리는 이 정권에서조차 노동자의 생존권보다 자본의 이익이 우선되고 있다. 우리의 행진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고 참사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결의다.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촉구이며 제자들에게 이런 사회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각오이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는 약 200명의 교사와 청소년들이 모였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집중실천 별이 된 아이들과 동행 청소년교사 도보 행진에 함께하기 위해서다.

 

별이 된 ㅇㅇㅇ님 잊지 않겠습니다.’

가슴에 세월호 희생 학생, 교사들을 품은 참가자들은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의 행진 선포 발언과 함께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전면 재수사’, ‘책임자 처벌을 시작으로 진실을 위한 416 공동수업 실천하겠습니다.’, ‘청소년도 사회구성원이다. 18세 선거권 인정하라.’, ‘진상규명 위한 특별수사단 설치 청와대가 답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이 뒤를 따랐다.

 

▲ 전교조는 지난 13일 세월호 참사 5주기 집중실천 '별이 된 아이들과 동행-청소년.교사 도보행진'을 진행했다     © 최대현 기자

 

출발에 앞서 이수미 전교조 충북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참사 당시 고교생이었던 아들과 얼마 전 수학여행을 다녀온 고교생 딸을 둔 엄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이 나라의 국민으로 세월호 참사를 만나고 있다. 세월호는 1073일만에 뭍으로 돌아왔고 진실이 밝혀질 거라 여겼지만 우리는 여전히 진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기억하고 질문해야한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목성돼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들은 또래들의 죽음에 가장 먼저 각성하고 집회에 참여했다. 청소년은 이미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고 이 사회의 시민으로 대우받아야 한다. 선거연령 하향은 그 시작이 될 것이라는 말로 선거법 개정을 통한 선거연령 하향을 촉구했다.

 

행진 대오 곳곳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보 행진에 함께한 교사들이 눈에 띄었다.

 

▲ 도보 행진에 참가한 교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손균자 기자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지만 오지 못했다. 며칠 전 영화 생일을 보면서 이번에는 꼭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오선임 안산 이호중 교사는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2014420. 안산의 교사였던 그는 참사 나흘 뒤 슬픔 속 예정된 결혼식을 진행했고 다섯 살이 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는 여전히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더디기만 하지만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그렇다.”며 힘주어 말했다.

 

씽씽카를 탄 두 아이와 함께 올해 처음 도보 행진에 함께한 손태환 경기 화정고 교사김준영 한가람중 교사는 아이들에게 같이 가자고 했어요. 아빠랑 엄마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고 형, 누나들에게 약속했다고. 오기 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노래도 함께 듣고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아빠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손재원 학생은 세월호 배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서 엄마 아빠와 마지막까지 함께 하겠다.”며 싱싱카를 앞으로 몰았다.

 

국회를 출발해 청와대가 가까워질수록 참가자들은 계속 늘었다. 3시간 넘는 도보 행진에는 경기 호평중 교사와 학생들도 참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걷기라는 이현준 호평중 3학년 학생은 작년보다 참가자가 줄어든 것 같아 아쉽다.”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가 옅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한 주윤아 교사는 작년에 참가한 아이들이 올해도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왔다. 조금씩 잊혀지는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학교에 돌아가서 아이들과 열심히 기억 활동을 해야겠다. 더 많은 교사,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보 행진의 목적지인 청와대 앞에서는 다짐이 말들이 이어졌다. 김대훈 전교조 경기지부 고양중등지회장은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무능을 감추고 국가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주었다.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위해 든 촛불로 촛불 정권이 세워졌으니 나라를 빈껍데기로 만든 그들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들어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에 청와대가 앞장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음껏 봄꽃을 즐기고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 달라. 우리 주변에 세월호 유가족 뿐만 아니라 이 시간을 마음껏 즐기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주길 바란다.”며 발언을 시작한 유경근 전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우리 사회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말하는 이도 더이상 무얼 밝히고 싶느냐고 묻는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반복하지 않는 유일한 대책은 범죄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100년 아니 1000년이 걸리면 1000년을 살면서 진상규명을 계속할 거라는 처절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함께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현진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결의사를 통해 국회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며 5년의 시간을 떠올렸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왜라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세월호 뿐만 아니라 법외노조 문제도 그렇다. 대통령은 왜 결단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기억과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로 도보 행진을 마무리했다. 도보 행진 참가자들은 노란 리본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적어 청와대 인근 나뭇가지에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기억:오늘에 내일을 묻다-기억,책임,미래세월호 참사 5주기 컨퍼런스에서는 세월호 시국선언 284명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이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4·16 해외연대와 4·16 연대는 감사패를 통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현장교사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신문광고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생업을 걸고 정의와 교육자의 책임감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후대의 귀감이 되었다.”는 말로 수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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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5 [08:12]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