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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못 내는 아이들 쫓아낸 학교, 이건 아니다"
| 인 | 터 | 뷰 | 사립학교 비리 공익제보로 '의인상' 정미현 교사(서울미술고)
 
최대현   기사입력  2018/12/14 [12:15]

 

 

"선생님, 저 미술하고 싶어요." 정미현 교사(서울미술고)는 지난 2016년 상반기에 들은 한 학생의 이 말을 잊을 수가 없다. 학교측은 2학년 부장을 맡았던 정 교사에게 학비를 부담할 수 없는 학생들을 전학 등으로 내보내라고 했다. 학교법인 한흥학원이 운영하는 서울미술고는 학부모부담비용이 연 1100만원에 달했다.
 

"학비를 낼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 가난한 아이들을 골라서 나오지 않게 하라고 했다. 1학기까지 내보내야 그 결원을 2학기에 채울 수 있다고 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미술교육보다는 학비를 채우는 도구로 봤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 싶었다."
 

황당한 상황은 정 교사가 재단과 학교의 비리에 눈을 뜨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학교측은 연차가 있는 교사들을 육아휴직 사용 등의 사유로 사실상 해고했다. 그 자리에 새로운 교사나 강사를 채우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아꼈다. 이렇게 아낀 돈은 학교측이 비리를 저지르는 데 사용됐다.
 

정 교사는 학교의 입학·채용비리, 교사들에 대한 부당한 해고와 징계 등 교권 탄압, 인사 문제, 학사·회계 비리 등에 대해 지난해 7월 서울교육청에 공익 신고했다. 서울교육청은 같은 달 11일간의 종합감사로 가족관계를 이용한 부당거래, 예산낭비 등 학교 회계 부당운영을 비롯한 16가지 비위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고이면서 일반고의 3배 이상에 달하는 472만원의 수업료를 받아 폭리를 취해 온 학교측의 행태도 밝혔다. 9월 서울교육청은 △가족관계인 학교 교장, 행정실장, 방과후팀장 파면, 해임 △부당하게 집행한 예산 10억 7700여만 원 회수 등을 법인에 요구했다.
 

그러나 한흥학원은 서울교육청의 처분을 아직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학교측은 정 교사를 성추행범으로 몰아, 3번의 직위해제와 2번의 파면을 했다. 검찰이 2번이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학교측은 정 교사를 성추행범으로 낙인찍었다. 지난 10월 30일, 두 번째 파면당한 정 씨는 "임용된 지 10여년 만에야 더러운 진실을 알게 된 게 힘들었다. 이런 학교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미안했다."라며 "성추행범으로 몰려 공익제보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때는 죽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정 교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반고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은 서울교육청과 교육부에 대한 국민감사를 지난 6월 청구했다. 학생과 학부모·교사·시민 등 649명이 함께 했다. 그리고 감사원은 지난달 6일부터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정 교사는 지난 7일 참여연대가 선정하는 2018의인상에 선정됐다. 참여연대는 "한흥학원의 보복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도 사학의 오랜 비리에 맞서 싸우고 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정 교사는 이문옥 밝은사회상도 받았다.
 

"공익제보의 진정성을 인정받는 것 같았어요. 분에 넘치는 상입니다. 학교 비리와 싸운 지 2년 밖에 안 돼요. 전교조에 가입하고서 10년 이상을 사학비리에 맞선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분들에 비하면 저는 꽃길이라고 생각해요. 일반고이면서도 특목고처럼 마음대로 운영한 학교를 파헤치면 특목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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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14 [12:15]  최종편집: ⓒ 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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