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는 청와대 앞 밤샘 농성 176일째가 되던 10일 농성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새로운 투쟁으로 법외노조 취소-노동3권 쟁취 의지를 밝혔다. 왼쪽부터 제18대 전교조 박옥주 수석부위원장, 조창익 위원장, 제19대 전교조 권정오 위원장 당선인, 김현진 수석부위원장 당선인 ⓒ 최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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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0일 오후 ‘법외노조 취소-노동3권 쟁취, 해고자 원상복직’을 요구한 청와대 앞 밤샘 농성을 중단했다. 지난 6월 18일 농성을 시작해 176일째 되는 날이다. 제19대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당선증을 받고서 공식 당선인으로 활동하는 날이기도 했다.
전교조는 이날 농성장 정리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투쟁으로 법외노조 취소-노동3권을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농성을 접지만, 투쟁을 접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취소와 노동3권 쟁취는 참교육을 활짝 꽃피우기 위한 필수적인 경로인 만큼, 유예할 수 없는 목표는 여전히 우리의 이정표가 된다.”라며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쟁을 준비해, 새해에는 전교조의 발목을 잡는 법외노조의 사슬을 기필코 끊어내고 온전한 노동자이자 온전한 시민으로 민중 앞에 우뚝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당선 회견을 마치고 참여한 권정오 제19대 전교조 위원장 당선인은 “전교조가 있어야 할 곳은 학교다. 학교를 바꾸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런데 이곳 청와대 앞에서 발목이 잡혀있다.”라고 인식하며 “정권이 바뀌면 잃어버렸던 법적 지위가 회복될 것이라 믿었는데 아직도 이러니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권 당선인은 울산지부장으로 활동하던 지난 2016년 2월, 서울고등법원의 법외노조 인정 2심 판결에 따라 노조 전임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부의 후속 조치를 거부하고 해직됐다.
그러면서 권 당선인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단결권은 생명이다. 전교조가 학교로 가고, 바꾸기 위해서도 전교조의 법적 지위는 먼저 회복돼야 한다. 이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 전교조는 6월 18일부터 176일 째 이어온 법외노조 취소-노동3권 쟁취 청와대 앞 밤샘 농성을 마무리했다. ⓒ 최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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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이날까지 법외노조 조치를 직권으로 취소하지 않는 청와대를 다시 한번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명박근혜 정권과 국정농단,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적폐에 의해 희생된 전교조가 지금도 여전히 법외노조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미완의 촛불혁명을,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한계를 상징한다.”라고 평했다.
이어 전교조는 “적폐청산을 위한 각종 위원회의 권고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국제노동기구, 국제교원단체 등 국제사회의 권고도 깡그리 무시하며 오로지 정치적 셈법에만 매달려 교사들의 기본권 문제를 하염없이 버려두는 문재인 정부를 어찌 ‘촛불 정부’라 일컬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176일 동안의 농성에 보내온 연대 단체와 개인들의 응원에 고마움도 표했다. 전교조는 “위원장 단식 27일, 수석부위원장과 지부장단 13일, 해직교사 단식 17일, 현장교사들의 삭발과 릴레이 단식, 노숙농성과 일인 시위를 단호하게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우리 목표의 정당함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전교조를 함께 세우고 함께 지켜 온 노동자·민중의 뜨거운 연대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길고 긴 농성 기간 중 연대성명을 발표하고 농성에 함께 해 주신 수많은 노동자·민중 단체와 개인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인류가 투쟁으로 쟁취해 온 보편적 기본권이자 우리의 기본권인 노동3권을 쟁취하기 위해 새로운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농성하면서 흙이 묻은 삽을 건네, 새 집행부가 희망의 샘물을 팔 수 있게 하겠다. 그 샘물은 아이들을 위한 강물이 될 것”이라고 바람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