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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고츠키!] 발달의 위기와 교사 위기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기사입력  2018/11/19 [22:48]

 

비고츠키 고등정신기능 중에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있는 '자기 규제'와 필요한 곳에 주의를 모으는 '자발적 주의'는 학교 학습의 전제가 되는 발달기능입니다. 교실 상황에서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발달기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채 학교에 들어오는 경우들이 많아져서 교수-학습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초등 저학년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후 학년과 중고교로도 연장되어 전 급별에 걸쳐 긍정적인 '교육관계'의 형성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와의 갈등의 시발점도 이 지점에서 비롯될 때가 많습니다. 또한 미발달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발달 왜곡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발달의 위기가 교사 위기로 전화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현재 초중등교육의 가장 큰 난제는 바로 이 '발달 위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규제' '자발적 주의'와 같은 기초적 고등정신기능은 유아기에 성인과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그리고 '놀이'를 통해 발달합니다. 그런데, 요즘 성인과의 의사소통이 협소해지고, 놀이 활동이 사라지면서 유아기 '발달의 위기'가 예전에 비해 늘고 있는 것입니다.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의 유행도 발달에 역행합니다. 사회문화적 조건 변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난감한 이 문제를 어찌해야 할까요? 솔직히 지금 당장 똑 부러지는 해결방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측면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 아이들을 발달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당장 해결이 쉽지 않더라도 '아니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와 같은 감정적 대응이 줄어들고 상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해하는 만큼 조금씩 대응력도 늘 수 있습니다. 둘째, 발달에 입각한 교육과정 재구성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유아교육과 초등 저학년 교육의 초점이 '자기규제'와 '자발적 주의' 형성에 두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무엇보다 사회적 의제화를 통한 사회 전반의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발달 위기는 개별 교사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고 매우 커다란 사회적 손실이기도 합니다. 문명은 더 발달하는데 사회적 접촉면과 놀이와 생태환경의 부재 등으로 발달의 위기가 확대되는 역설적 상황에 대해 진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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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19 [22:48]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