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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고교무상화에 힘 모이길"
■ 재일 '조선학교'를 다녀오다
 
이을재 · 전교조 부위원장 기사입력  2018/11/19 [22:43]

 

70여 년 우리말 지키며 민족·인권·평화·공동체 교육 해나가

 

 

 

 

 

 

일본의 식민통치가 끝나지 않고 있었다.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가 60만 명이다. 이들에 대한 일본의 차별과 탄압은 진행형이다.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우리학교와아이들을지키는시민모임'(대표 손미희)이 주관하는 '조선학교 차별 반대, 고교무상화 적용'을 요구하고 항의하는 11차 금요행동에 전교조 대표로 참여했다.
 

참여하는 동안 줄곧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재일동포들의 아픔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나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의 아픔을 나누기 위한 어떤 고민도 해보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더욱이 이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특정 개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기는커녕 민망하기까지 했다.
 

금요행동 기간 내내 얻게 된 전혀 새로운 느낌과 깨달음을 말과 글로 온전히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더 많은 사람이 12차, 13차 '금요행동'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3박 4일 동안의 조선학교 방문과 '금요행동' 참여과정에서 느낀 점을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다.
 

첫째, '조선학교'는 재일동포들이 우리말, 우리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일본 정부의 탄압에도 굳세게 지켜온 학교이다. 일본에 있는 다른 학교와 달리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해 '조선학교'에 다니는 재일동포 학생들은 더 비싼 학비를 부담해야 하는데도 지켜낸 학교이다.
 

둘째, 조선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최고의 '민족' 교육, '인권' 교육, '평화' 교육, 그리고 '공동체'교육을 받고 있었다. 일본 정부에 의한 재일동포에 대한 탄압과 차별을 견뎌 내는 과정이 곧 '민족' 교육이고, '인권' 교육이고, '평화' 교육일 수밖에 없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조선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하나됨이 불가피했을 테니 어찌 왕따가 있으며, 어찌 학교폭력이 자리할 수 있겠나 싶었다.
 

지바 조선초중급학교에서 금요행동 방문단을 환영하기 위한 학생들의 작은 공연은 모든 학생이 예술가라 할 만큼의 기량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문단에게 보여 주기 위한 일회적인 특별 공연이 아니라, 일상적인 음악교육의 결과로 이루어진 노래, 악기 연주, 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셋째,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과 탄압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난 70여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재일동포 90%의 고향이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인데,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라도 대한민국 정부가 재일동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탄압에 대해 더 적극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
 

넷째, 일본 정부의 탄압과 차별에 반대하는 양심적 일본인들의 연대가 있어 재일동포들의 싸움에 큰 힘이 되고 있었다. 2010년부터 시행된 "고교무상화" 정책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모임에는 300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금요행동에 다녀온 지 벌써 여러 날이 지났음에도, 그때 받은 감동이 아직도 선명하다. '조선학교 차별 반대, 고교무상화 적용' 투쟁에 더 많은 힘이 모여 조선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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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19 [22:43]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