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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법외노조 철회 투쟁] 결의대회·단식·삭발… 농성 150여 일
국내외 권고·사법농단 피해에도 '법 개정'만 되풀이하는 정부
 
박근희 기사입력  2018/11/19 [22:05]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법외노조 취소, 노동3권 쟁취, 해고자 원상복직'을 촉구하며 시작한 농성이 150일을 넘겼다. 지난 6월 18일에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농성돌입을 선언하고 11월 26일 현재까지 정확히 162일. 연이은 기자회견, 결의대회, 단식, 삭발 단행 등 숨 가쁘게 돌아간 150여 일의 시간을 돌아본다.

 

 

35 기자회견

6월 18일 오전 11시, 농성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박옥주 수석부위원장, 시·도지부장 등으로 구성된 전교조 중앙집행위원(중집위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정부서울청사 앞에 섰다. 마이크를 잡은 조 위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는 원천무효다. 철회 명분은 차고 넘친다. 얼마나 더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하나."라며 "6월이 가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응답해야 한다. 2학기에 해고자들을 원상회복시켜야 한다."라고 외쳤다.

 

 

기자회견과 함께 청와대 앞에 농성장이 차려졌고 이후 매일같이 사안이 터졌다. 농성 2일째인 6월 19일에 조 위원장과 만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권취소 법률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날 김의겸 청와대 대법원은 '직권취소 불가'라 브리핑했다. 그 시기 법외노조 통보에 문제가 있는지를 조사해 온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전교조와 민주노총법률원이 함께한 6월 26일 기자회견에서는 법외노조 직권취소에 대한 법률적 검토 결과가 발표됐다. 신인수 변호사는 "행정청이 발한 행정처분은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라며 직권취소의 정당성을 알렸다. 이를 바탕으로 전교조는 7월 2일에 다시 한번 '김의겸 대변인 퇴출·대통령 면담 수용·청와대 입장 발표'를 촉구했고 같은 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조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을 결의한다.
 

농성 45일, 위원장 단식 17일째인 8월 1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노조 아님' 통보를 '즉시 직권으로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이 발표 후 시민사회단체에서 전교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이 연이어졌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북, 광주, 전남, 경기, 세종·충남, 충북, 대구 등지에서 많은 이들이 '응원버스'를 타고 상경해 '법외노조 취소'를 외쳤다. 이 가운데 8월 7일에 있었던 서울지역 각계 단체 대표자 선언에는 642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정의당도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될 것'을 전했다.
 

그 사이 폭염 속에서 27일 동안 단식을 이어간 조 위원장은 결국 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에 후송됐고 바통을 이어 8월 13일부터 박옥주 수석부위원장과 시·도지부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8월 27일에는 국정·사법농단 피해 해직교사들이 원상복직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8월 21일에는 정의당, 참여연대 등 37개의 단체가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교원·공무원 노동3권 보장 공동행동'으로 뭉쳐 기자회견, 서명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6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취소를 요구하며 연 기자회견은 모두 35건. 그러나 정부는 '법 개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새롭게 임명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장관도 같은 입장을 내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26일 현재 농성 162일째인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5년인 되는 날인 10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전임·해고자 투쟁을 선포했다.

 

 

 

57 총 단식일

이른 여름에 시작해 겨울을 맞은 농성. 특히 기록적 폭염이 이어졌던 여름날 농성은 불볕더위와 긴 열대야 속에서 진행됐다. 기상청에서는 가장 뜨거웠다는 1994년과 비교하며 올여름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는 올여름. 서울은 8월 1일 39.5℃라는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그 날 체감온도는 43.5℃였다. 전국 열대야의 평균 일수는 15.7일이었다.
 

조창익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해직교사들은 기록적인 불볕더위 속에서 단식을 이어갔다. 7월 16일, 조 위원장은 무기한 단식농성을 결의하며 "역사적으로 노동자에게 단식투쟁은 곧 아사 투쟁, 굶어 죽기를 각오한 투쟁"이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참교육, 참세상을 위하여 아사로 답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저의 아사 투쟁은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부터 시작된 농성은 위원장 27일, 박 수석부위원장과 시·도지부장 13일, 해직교사들 17일. 모두 더해 57일이다. 여기에 현장 조합원들이 함께한 점심 단식까지 더하면 단식일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이 가운데 고재성 전교조 전남지부 진도지회 조합원은 100일 넘게 점심 단식으로 '법외노조 취소 투쟁' 중이다.

 

 

 

 

83 삭발 인원

'법외노조 직권취소 불가'라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에 전교조는 삭발로 규탄했다. 김 대변인의 브리핑이 있던 6월 19일, 오후 3시 조 위원장을 포함한 중집위원 25명은 삭발을 단행하며 '전 조합원 총력투쟁으로 법외노조 취소를 쟁취'할 뜻을 전했다. 삭발은 현장으로 이어졌다. 곡기를 끊은 위원장과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중집위원들을 보며 조합원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6월 27일에 있었던 지부별 결의대회에서 전임·현장 활동가 9명을 시작으로 삭발을 결의하는 현장 조합원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7월 6일 연가투쟁-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는 40명이 삭발했다.
 

7월 6일 교사결의대회에 앞서 처음 현장 조합원의 삭발을 제안한 최은숙 전남지부 조합원은 "전교조 지도부의 단식과 삼보일배와 삭발이 눈에 안 보이는 건가. 아니면 보지 않으려는 건가, 무시로 일관하는 건가. 그래서 삭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럿이 함께하는 게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40명이나 되는 현장 선생님들이 삭발에 동참하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참교육동지회에 퇴직교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청와대 안의 제자를 잘못 가르친 우리가 머리를 깎을 차례'라며 삭발을 결의한 선배 교사를 보며 조 위원장은 "가슴이 턱 막힌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삭발한 이들은 모두 9명이며 이들의 나이는 많게는 85세, 적게는 62세로 평균 73.4세다. 삭발과 함께 조희주 퇴직교사를 비롯한 참교육동지회는 지금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5 법외노조 기간

삭발뿐만 아니라 전교조 현장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로 뭉쳤다. 농성을 시작하자마자 교문 앞 1인 시위, 지회·분회별 신문광고, 출·퇴근 선전전, 점심 단식 등을 벌여온 조합원들은 전국교사결의대회와 전국동시다발 집회에서 '법외노조 즉각 취소'로 한목소리를 냈다. 결의대회를 함께할 수 없었던 조합원들은 전교조를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렸다.
 

또한, 농성장에서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선전전을 진행했고 수요일 저녁에는 '수요촛불'이 이어졌다. 전임·해고자들은 기자회견, 퍼포먼스, 선전전, 청와대에 대한 의견서 제출, 집회 등 항의 행동을 벌였다.
 

 

 

150일 넘게 이어진 농성과 투쟁에서 전교조는 지난 10월 24일에 '법외노조 5년'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그동안 노동·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학자, 정치인, 법조인, 청년, 학생 등 많은 이들이 전교조에 보내진 법외노조 통보가 잘못됐음을 알렸다. 국제노동기구, 국가인권위원회,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즉시 법외노조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국정·사법농단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는 불법·위법하게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내몰았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겨울이 성큼 다가온 지금, 여전히 전교조는 거리에서 농성 중이며 여전히 법외노조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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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19 [22:05]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