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 학교를 새롭게 새롭게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고 싶다] 자료 작성 시간 부족·과도·중복 자료 처리로 '업무 폭탄'
국회 교육위, 3주 국감에 5천 건 넘는 자료 제출 요구
 
박근희 기사입력  2018/11/13 [13:24]

 

© 일러스트 정평한

 

국회에서 3주 동안 진행한 국정감사(국감)가 끝났다.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밝혀냈는지를 두고 언론은 '청문회 스타 의원'을 선정하거나 '부실·맹탕'이라 비판하며 평가를 내놓는다. 이러한 상황에 교사들은 국감 기간 동안 무리한 자료제출 요구로 '업무 폭탄'에 시달려야 했음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울산지부가 공개한 조사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울산지역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교사들은 '긴급'을 제목으로 보내진 공문 등 국감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느라 '학생들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음'을 토로했다.
 

조사에서 교사들이 지적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료 작성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다. 한 국회의원은 공휴일 직전에 '교육공무원 휴직자(병가 연속 10일 이상 포함) 출입국 현황'을 요구했다. 동반휴직 등으로 해외에 있는 휴직자들에게 출입국 사실증명서를 하루 만에 받아 내라는 얘기였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는 퇴근 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긴급'으로 제출토록 했다. 3년 동안의 자료를 모두 스캔해야 하는 일에 제출기한은 다음 날 오후 2시까지였다. '2015~2018학년도 현장체험학습 운영 현황' 자료는 오전 9시에 담당 교사에서 공문이 배정됐으나 같은 날 정오까지가 제출기한이었다. 4년 동안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대장을 요구한 한 의원은 오전에 접수, 같은 날 5시까지 기한을 둬 결국 담당 교사는 오후 수업을 전폐하고 처리해야 했다.
 

둘째, 자료의 중복 요구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울산지부는 "교육청은 이미 학기 중 각종 보고자료, 자료집계시스템, 학교정보공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출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기존 축적된 자료를 활용하기보다 국회의원이나 교육부의 자료제출 양식을 그대로 단위학교로 떠넘겨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고등학교 무단결석 현황, 학교폭력 관련 자료, 자퇴학생 숙려제 운영 등은 이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으로 자료나 통계가 제출됐다. 특히 학교폭력과 관련해 업무를 맡은 한 교사는 "같은 내용의 공문을 3번째 받았다."라고 했다.
 

셋째, 과도하게 자료를 요구하는 점이다. 최근 4년간의 자료제출에서부터 개인신상 공개까지 무분별한 요구가 이어졌다. 자퇴 학생이나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는 비공개정보로 열람조차 불가능한 개인신상 자료를 요구했는데 학생의 이름, 생년월일, 학반, 번호 등 개인정보가 필요한 이유와 목적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조사를 진행한 전교조 울산지부는 "자료제출 요구는 잘못된 행정집행을 시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고 무분별한 자료제출로 교사들이 학생들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난 자료를 뒤지고 있는 것은 감사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올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국감에 앞서 요구한 자료는 5054건에 이르며 여기에 국감 기간 동안 추가로 요구한 자료까지 더해야 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는 '감사대상 기관이나 감사일정 등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감사 실시일 7일 전까지 감사대상 기관에 통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권한이나 긴급히 다뤄야 할 현안 등을 이유로 국회의 무분별한 자료제출 요구는 올해 국감에도 계속됐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11/13 [13:24]  최종편집: ⓒ 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