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고츠키!] 오브체니와 '아하' 경험

진보교육연구소 비고츠키교육학실천연구모임 | 기사입력 2018/11/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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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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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사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좌절감 중 하나는 교실 수업에서 학습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교사들의 고민과 고충이 시작되고 학생들은 학습의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교수와 학습이 올바로 결합될 때 '근접발달영역(ZPD)'은 창출됩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는 교수와 학습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생각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중 '학습자 중심주의'도 이분법의 한 형태입니다. 소위 전통적 교육을 통해 일방적 가르침이 만연한 상황에서 반대급부로 나온 관점과 방향이라 일견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냉철히 보면 이 역시 교수와 학습을 분리하여 본 관점입니다. 이분법의 극단은 웹 기반 학습, 사이버 강의를 통한 학습입니다. 이러한 교육들은 교수-학습의 역동성을 통해 발달이 나타나게 됨을 부정한 결과이며 교수-학습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상호작용을 해나가는 것이 어렵거나 불가능합니다.
 

비고츠키 교육학에서는 '오브체니(obuchenie)'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교수-학습'입니다. 교수-학습 과정에서 다양한 교과 활동을 통해서만이 '의식적 파악과 의지적 숙달'이라는 중요한 심리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적 존재로 인간이 발달하는 과정, 문화역사적 주체로 되는 과정은 자연발생적이고 일상적인 과정만이 아니라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학교 교육의 과정이 반드시 결합되어 양자가 통일될 때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40~50분의 수업에 일희일비하는 교사들은 지금의 교육과정에서 진도 나가기를 넘어서려고 하는 순간 엄청난 난제에 부딪히곤 합니다. 모든 아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돌보려고 하지만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교육과정과 평가의 문제가 본질적입니다. 이런 와중에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다 이해해야 한다.'라는 강박은 교사로 하여금 아이들을 원망하고 자책의 길로 나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낱말의 의미는 발달한다"라는 비고츠키 교육학의 주장은 교사에게 여유로움을 선사합니다. 가르치자마자 완전한 이해와 완성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입니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어떤 면에서는 이런 점을 여유 있게 바라보며 새로운 모든 것은 처음에는 미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고츠키 교육학은 교수-학습과 발달에는 각각의 결정적인 순간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결정적인 순간이 깨달음의 순간, 바로 비고츠키가 말하는 '아하 경험'의 순간입니다. 그래서 오늘 가르친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하, 지금 가르친 것이 언젠가는 열매를 맺을 수 있겠구나."라고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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