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바로알기] 학급의 소집단을 분석하여 교류의 물길을 터주자

강균석·수주중·따돌림사회연구모임 | 기사입력 2018/10/25 [23:56]
[10대 바로알기] 학급의 소집단을 분석하여 교류의 물길을 터주자
강균석·수주중·따돌림사회연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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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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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은 어느 조직에서든 존재하며 변화와 성장, 소멸을 거듭한다. 교실의 소그룹을 살펴보면 학기 시작부터 끝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소그룹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룹 내에서 돌아가면서 따돌리거나 따돌림을 당할까 봐 걱정하여 다른 아이들의 뒷담화에 동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소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면 자기 운명이 어찌 될지 두렵기 때문이다. 떨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소그룹은 단단히 결속하고 뒷담화는 심해진다. 겉으로는 우정이 영원할 것 같지만 사실은 돌아가며 소외시키거나 자기들끼리 싸워 그룹이 해체되기도 한다. 친했을 때 나누었던 뒷담화의 비밀협정이 깨지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쟁터가 펼쳐지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들은 소그룹 안의 세계가 전부인 것처럼 살면서 다른 세계를 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룹 밖에는 다른 좋은 아이들도 많은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교류가 학급 전체로 번지지 못하고 고여 있게 된다. 소그룹이 건강하면 결속이 약하고 열려 있다. 반대로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강해지는 만큼 다른 소그룹, 또는 교사를 배척하는 힘이 강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이 걱정되기 때문에 학급을 평화롭게, 교류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활동을 한다. 학급응집력 분석, 숨은 아이 찾기 활동이다. 학급응집력 분석에 대해서만 소개하겠다. 학급의 소집단이 어떤 식으로 분포되어 있는지, 크기와 개수, 중심인물과 주변 인물, 고립된 아이와 교사의 위치까지를 아이들이 보기에서 고르거나 직접 그리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 학급에서 어떤 소그룹이 영향력이 있는지, 어떤 소그룹이 서로 경쟁하거나 충돌하는지 아이들이 스스로 적어 보도록 한다. 교사는 이 결과를 분석하여 통계를 내고 우리 학급의 소그룹 분포도를 그려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즉, 우리 학급의 현재 관계망을 함께 지도로 그려보고 성찰해 보는 것이다. 이때 몇 가지 특징을 보고 미리 반의 상황을 짐작하고 대처할 수 있다.
 

1) 큰 집단이 뭉쳐 있는 경우
 

한 반에 10명 정도의 집단이 있다고 표시된 반의 경우, 그 집단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큰 집단이 뭉치려면 큰 응집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큰 집단은 집단 밖 아이들을 배척하고 따돌림으로써 유지되는 것일 수 있다. 집단 안에서 따돌림, 괴롭힘이 있지만, 집단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건 두려워 참고 지내고 있을 수 있다. 큰 집단 속에 묻혀 있던 불만과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낼 필요도 있고 좀 더 마음이 맞는 몇 개의 그룹으로 분산되도록 제안할 필요도 있다.
 
2) 교류가 없는 소집단들
 

특히 여학생 그룹의 경우 드러내 놓고 공격성을 보이진 않아도 몇 개의 그룹이 서로 견제하면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교사가 평화로운 학급을 만들려고 시도할 때 상대방을 의식하며 냉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등 교류와 소통이 가로막히는 장벽이 될 수 있다. 당장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아도 작은 오해에서 시작되어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늘 있다. 어떤 주제나 활동을 통해, 자연 발생적인 그룹을 넘어서는 그룹을 만들어 교류를 만들 필요가 있다.
 
3) 섬, 고립아
 

아이들은 친구 관계도 일종의 경쟁 관계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아이는 따돌림을 당할 만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노력을 안 한다, 반응이 이상하다, 외모, 냄새 등). 이는 어찌 보면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체화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 반응을 마주한다면 "인간관계를 누가 잘 맺는지 우리는 경쟁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공부를 못하더라도 보충수업 같은 걸로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학교의 역할이듯, 약점이 있어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친구라도 잘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학교여야 한다'라는 식으로 성적경쟁에서 밀려난 아이들에 빗대어 이야기하면 더 잘 받아들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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