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만나고 모으는 선거가 되길" "조합원임을 느끼고, 전교조 정책 결정하는 수단"

박근희 | 기사입력 2018/10/2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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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만나고 모으는 선거가 되길" "조합원임을 느끼고, 전교조 정책 결정하는 수단"
2030 조합원에게 들은 전교조 선거
박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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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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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조합원에게 들은 전교조 선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수석부위원장, 지부장·수석부지부장을 선출하는 '5대 동시선거'가 29일 현재 38일 앞으로 다가왔다(12월 5일~7일). 학교 현장에서는 벌써 누가 출마할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 2년 동안 전교조를 이끌고 갈 집행부는 어때야 할까. 특히 전교조의 미래세대인 2030 조합원이 생각하는 집행부는 어떤 모습일까. 10명의 조합원에게 솔직한 속내와 바람을 물어봤다.
 
전교조 미래 고민하는 '과정'
 

2030 조합원들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거나 경험이 있더라도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선거의 경험이 적었던 이들에게 선거는 어떤 의미일까. '의무'로 답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달리 '과정'에 의미를 둔 조합원이 많았다.
 
"나에게 전교조가 어떤 단체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자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지 고민해보는 과정",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는 조합이 나의 조합으로 돼가는 과정", "전교조 조합원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 "조합원임을 자각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전교조의 정책을 내가 결정하는 수단", "구성원으로서의 권리행사라고 생각한다. 내가 속한 집단의 대표를 하겠다고 출마한 인물의 공약을 보고 내 생각과 가장 맞는 사람을 직접 뽑는 중요한 일이다."
 
한 조합원은 "전교조 조합원 대부분에게 투표권이란 매우 제한된 권리다. 후보를 세우는 과정에도,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소외되고, 그저 정해진 보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집단 안에 의견 그룹이 있는 건 당연하고 괜찮다고 생각하나 서로를 견제하느라 조합원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전교조의 앞날을 함께 그려가는 기회를 없애는 건 문제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건 꼭 했으면 좋겠다
 

질문을 좀 더 구체화해 '이건 꼭 했으면 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법외노조 취소 투쟁 완수'라는 답변과 함께 교육현안부터 전교조 운영까지 안팎의 문제에 대한 2030 조합원의 고민이 담긴 답이 대부분이었다. 교육현안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 현 승진제도 흔들기, 학교 내 민주적 문화 정착, 교직원회의 법제화 등이 나왔다. 한 조합원은 "학교가 너무 삭막해요. 다들 바빠서 그런 것 같고 비민주적인 학교 문화 때문에 서로 마음을 열고 지내기도 힘들어요. 학교가 숨통이 트이게 학교 업무 정상화를 위한 일을 벌여주세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신명날 수 있게 학교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일을 벌여주세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또 '페미니즘 운동과 노동조합 운동이 어떻게 만날 수 있고,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공부하고 토론하는 사업', 기간제 교사와 교육권 문제 등 논쟁적인 사안 토론, 학생·청소년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을 강조했다. 전교조 조직 확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고민과 함께 조합원들이 제시한 대안으로는 조합원에 대한 노조 관련 연수와 교육 기회 지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교조 만들기, 교육 소모임 지원 확대, 전교조라는 단체 소개와 홍보(성취한 일, 가입 시 좋은 점 등), 예비교사와의 정책연대를 통한 젊은 조합원 확대 등이다.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 전교조'를 강조한 조합원은 △본부 사업 전체 분석 후 조정 및 감축 △대외 문서·홍보물 등에 대중적 언어 사용 △지부 집행위 때 본부 결정사항 전달 시간 30분 이내로 제한, 전달 못 한 내용은 문서로 대체, 나머지 시간은 지회별 상황 및 운동 노하우 공유 △지회장 업무 1순위를 분회 방문 △지회장 연임은 2년으로 제한 △방문자가 원하는 정보가 우선 배치되고, 스마트폰에서 접근이 쉬운 홈페이지로 개편 △조직도, 회의자료 등 가능한 모두 공개 △본부와 지부 평가 실시 △조합원 가입 절차 간소화를 제안했다.
 
"공약 보고 투표하겠다"
 

공약은 표심을 정하는 결정적 요인이기도 했다. 질문에 답한 조합원 대부분이 공약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조합원과 소통하는 사람, 지부장 등 주요 직책을 수행할 때 추진했던 정책이나 발언 확인, 지난 이력, 교육을 위한 노력을 보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설문조사와 면담으로 평조합원의 관심과 욕구를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 활동가 중심인 정책이 우선인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겠다."라고 답한 조합원도 있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선거의 중요성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다'라며 '투표의 의지를 불태우는 열혈 조합원'이 아닌 조합원들도 후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 수 있도록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길 바랐다. "문자만 요란히 날아오는 선거가 아닌 적더라도 사람들을 만나고 모아내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조합원은 "교직원들을 가장 괴롭히는 건 몇 개의 대상이나 정책이 아니다. 개인주의가 강해져 교직원들은 사회적 이상보다 여가와 삶의 의미를 중시한다. 전교조 역시 변화에 맞게 조직 구조와 운영 방식을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전교조의 지난 역할이 '투쟁의 선봉'이었다면 이제는 교직원이라면 누구나 가입해 타인과 상호작용할 기회를 얻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바를 지원받는 '교직원 플랫폼이자 네트워크'로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지도부에게 소중한 내 한 표를 던지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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